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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솥 뚜겅은 지붕에서 뭐하나?


BY 메텔 2001-05-04

전통한옥인 기와집 안채와
아랫채와
재래식 거시기도 기와집 한채
넓은 마당과 텃밭에 화단에.....
방이 다섯에 부엌과 창고를 개조한 운동장만한 욕실
참 좋겠다 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상상은 항상 즐겁지요

8년을 산 그 집에서 2년전 분가를 했는데
어머님이 혼자 계시니 당연히 누가 모셔야 되어서
바로 밑에 동서네가 우리 나오고 그 집은 들어가고
한날에 이사를 했죠
내가 사는 동안에는 사고가 한번도 없었는데
동서 둘째아이 출산위해 대구 간 동안에
어머님 가스렌지 태워서 불난 사건이 있었죠

그 때 부터 불장난이 시작입니다
어머님 보리차 끊인다고 올려놓고 경노당 가시기
밥 올려 놓고 주무시기
커피물 올려놓고 tv 보시기
압력밥솥에 옻닭 올려놓고 주무시는데
가스통 터지는 소리에 놀라서 일단 밖으로 피신해서
주방을 보니 지붕이 무사한게 다행이죠

닭의 파편은 그 넓은 주방에 다 붙어있고
압력솥 뚜껑은 행방불명이고 동서네 온 식구가
찌그러졌을 뚜껑을 생각하면서 주방을 살펴보고
뒤 뜰에도 보았지만 어디에도 없었다네요
이 뚜껑이 하늘로 솟았나 땅으로 꺼졌나 하면서
위로보니 동그란 구멍이 뻥 뚫려 있었다네요
사다리를 놓고 시커먼 천정을 아무리 봤지만
뚜껑은 보이지 않고 어디로 사라져 버렸네요


지금도 그대로 환기통인양 쓰는데
어느날 동서가 예쁜커텐으로 구멍을 숨겨 주었더군요
뚜껑아!
이제는 내려와서 밥솥하고 붙어 살아야지
천정에서 혼자 있으니 너도 외롭고
솥은 니가 없어 쓸쓸하고 천덕꾸러기가 되어서
구석진곳에 버림받고
이젠 만나서 서로 사랑하면서 지내자


동서!
이젠 뚜껑을 만만하게 보지마
다시한번 확인하고 그 앞에서 떠나지마
가스랜지 이젠 그만 사야지
벌써 몇개째야
예쁘고 착한동서가 건강하고 앞으로도
우리서로 지금처럼만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