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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은 시간,긴 여로.....해후-


BY 박 라일락 2001-05-08

"선생님!
저희들 왔습니다.
강산이 무려 세 번이나 변하고도 부족하여 몇 년을 더 걸친 후 지금에야
선생님을 뵙고자 함에 사랑으로 용서 해 주십시오"
"아이고, 먼데서 오느라고 고생 많았다.
너희들이 진정 나의 첫 제자들이 맞느냐......?"

5월7일.
새벽 4시부터 잠을 설치고 길 떠날 준비를 하였습니다.
떠나는 그 길목엔 나의 愛車 위 차창 밖으로
보름달에 하루를 채우지 못한 음력 열 나흘 둥근 달이 서쪽 하늘로 두둥실 나들이 하고 있었고요...

대구 벗 아파트에 차를 두고 아침 7시 15분 경,
새마을열차 편으로 서울로 대구의 4명의 벗들과 어울려서
철없던 소녀시절로 돌아가서 짧은 시간 긴 여로가 시작되었답니다..
내 女高시절 담임을 하셨던 이 정향 은사님을 뵙기 위하여.....

달리는 철마 차창 밖에는 새벽 하늘에서
두둥실 여행하던 둥근 달은 어느 듯 자취를 감추었고
봄비가 소리없이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고.....
그 옛날 꿈 많았던 女高시절이 차창 밖 풍경과 어울려서 스크린이 되어서 상영되었고.....

스승님은 慶北大學校 師大를 졸업하시는
그 해에 철없는 단발머리 계집애들의 집단체 우리들 담임으로 발령 받아 오셨고
2년을 줄곧 스승님으로써, 또한 큰언니로써 참 사랑을 베풀어 주었지요.
그리고 우리들의 졸업과 동시에 수도의 길을 택하시고 수녀의 길로 들어섰답니다.
그리고 몇 년 후 다시 파계하시고 교육자의 길로 확정하셨고...
줄곧 경기도에서 머물었답니다..
우린 사회인이 되면서 삼 시 세끼 민생고에 허덕이면서
선생님의 존재를 기억엔 두었지만 막상 찾아 뵙지 못함이 송구스럽기만 했는데....
좀 더 가까운 거리에 있던 서울의 벗 들은 몇해 전부터 스승의날에 인사를 드리러
갔다고 하건만 우리는 거리가 멀다는 이유하나로 너무나 무관심했으니....
서울역에는 이미 서울친구들이 마중을 나왔고,
다시 지하철로 과천역에 도착하였더니
이미 서울 친구들과 미국에 살고있는 벗도 함께 하였더랍니다....
선생님이 계시는 여학교는 지하철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었지요...

아~~~~선생님은 예전 그대로의 모습을 아직도 고이 간직하고 계셨으니...
처녀 시절의 풋풋한 향기로 단발머리 소녀에게 다가오셨던 모습 그대로....

선생님!
우리선생님.
고맙습니다.
이젠 더 도 덜 도 말고 지금 그대로 모습으로
우리들 곁에서 영원히 계시어 주십시오...
서울의 벗들과 대구의 5명 그리고 미국에서 작가로 활약하고 있다는 친구....
도합 15명의 중년 아줌마들의 수다로 지난 과거의 필름을 풀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점심식사와 과일과 차를 푸짐하게 대접을 받았지요...
선생님 모시고 여러 장의 사진도 기념으로 찍었고...
긴 시간 만나지 못했던 아줌마들의 대화는 끝이 없었지요..

만나면 이별이라고 했던가....
우리는 계획된 시간표에 의해서 헤어지는 연습을 해야 했답니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선으로 만들어진 민속부채를 하나씩 선물로 주셨고....
이 랄락 이 뇨자는 욕심이 많아서 두 개를 차지하였답니다...

스승님과 제자들의 사랑으로 연결된 고리는
언젠가는 준비된 이별을 예상이야 했지만
그래도 막상 헤어짐을 앞에 두고는 끝내 울음을 초래하였고...
선생님 교문 밖까지 따라 나오셔서 잘 가라고 몇 번이나 손을 흔들어 주었지요..
이미 해는 서산 제집을 가 버렸고...
친구들은 돌아오는 열차에서 짧은 여행으로 피로한 기색이 역 역 했지만
우리 일행 모두가 즐거운 대화로 3시간 30분 정도의 시간도 짧기만 했답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대에 대구에서 다시 나의 愛車로 귀향을 서둘렸지요.
봄비가 아닌 여름 장마비처럼 마구 퍼부어 대어 운전에 많은 지장을 주었지만
속도를 죽여서 천천히 왔더니 집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2시30분이 좀 넘었고......
한 시간정도 눈을 부치고 새벽일 나셨슴다.
그리고 오늘 내내 긴 여로에 지친 육신이 또 다른 하루를 재촉했슴다.
하지만 정말 너무나 보람차고 즐거웠던 여행이라고 나의 일기장에 기록이 남았고......

오~~~~~~~스승님!
3번의 강산변화에 몇 년을 더 보탠 세월을 보내고 한 해후......
멋진 만남이 이루어진 행복했던 기억이 영원한 추억으로 남으리라...
"선생님. 이정향 선생님! 만수무강 하소서...."
그리고 오랜 세월이 흐르고 만났던 나의 벗들아.
늘 행복하여라....
그리고 좀 더 자주 이런 해후를 함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