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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생이에게 운동권으로 들어가라 하지맙시다.


BY 빛과그림자(goodw 2001-05-14

범생이는 오늘도 아침을 굶고 학교로 향했다.
저녁부터 새벽까지 공부를 하고 신문을 돌리고 동생들 등교준비시켜주고 헐레벌떡 교문 안으로 들어섰다.

'어!'

평소에는 공부도 잘 안하고 학과실에 모여서 라면먹고 담배 피우면서 주로 까맣거나 빨간 글씨를 휘갈기고 있던 바로 그 애들이 모여 있는게 보였다.

우선 자리를 맡아 두기 위해서 도서관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힉!'

열람실 입구에는 커다랗게 무슨무슨 이름이 씌여졌고 죽은 사람인지 향이 피워있었다. 그리고 입구 복도를 따라서 끔찍한 사진들만 줄지어 걸려 있는것이었다.

일류대학교라도 공부하는 학생들은 시험기간 아닌바에는 한산하기 그지 없었다.

'걔네들도 고등학교때까지는 공부를 열심히 했었을텐데...'

강의실로 들어가니 칠판에는 '강의 거부'라는 큼지막한 글씨가 눈에 띄었다.

'휴...'

장학금이 없이는 학교 다닐 엄두를 내지 못하는 범생이에게 수강시간 부족은 엄청난 부담이 되었다.

무슨일이 또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 궁금하여 다시 밖으로 나온 범생이는, 잔디밭 옆에 독방 체험이라고 쓴 하얀 관짝처럼 생긴 통을 왜 만들어 놓았는지 좀처럼 이해할 수 없었다.

'저번에 학과비를 걷더니 글씨 쓸 물감하고 종이하고 프래카드하고 이런 통을 만들었구나...'

다시 도서관으로 들어선 범생이는 밖에서 북을 쿵쿵치고 소리를 꽥꽥질러도 책에 빠지면 아무 잡음도 들리지 않아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