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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치 않는 저녁을 먹고......


BY 두 찬 2001-05-14

내일은 스승의 날.
교사들에겐 참 상처가 많이 생기는 날이다.
우린 내일 쉬지 않는다.
학교에서 묻길래

우린 밥 먹는 것도 싫다.
명예교사 하는 것도 싫다.
(왜? 전화해서 이 분 저 분께 부탁해야 하니까)

원하는 것이 뭐냐기에 기냥 푸욱 쉬게 일찍 보내달랬다.
그랬더니 기어히 오늘 저녁을 먹으랜다.
한사람도 빠짐없이.
학부모위원들의 성의를 생각해서
빠지면 안된단다.
6명이 교사 40명의 저녁을 사려면 얼마씩 내야 하나?
돈 없으면 학부모위원도 못하겠네.
그나마 학교의 관리자를 한번쯤 멈칫하게 하는
유일한 운영위원회인데
돈 있는 사람만 할 수 있다면 문제가 많겠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 대부분이 입이 다 나와서
원하지 않는 저녁을 먹었다.

그리곤 지난번 쨩언니랑 번개때 갔던
2시의 데이트에 맘 맞는 몇사람이 함께 가서
커피도 마시고 수다도 떨고 왔다.

돌아와서 토크방에 들렸더니 참 씁쓰란 글이 올라와 있다.
제발 공개하면 좋겠다.
선물 받는 사람 보내는 사람 모두.

금요일날 아이가 종이가방을 하나 갖다 준다.
뭐냐고 물으니 엄마가 갖다 드리라고 했단다.
한쪽에 치워 놓은 뒤 오후에 전화를 했다.
월요일날 잠깐 뵈었으면 좋겠다고.
그러면서 또 잠시 걱정을 했다.
오해는 하지 않을까?(혹시 선물이 작아서...)

오늘 오셨길래 말씀드리고 돌려드렸더니
고맙다고 인사하면서 가신다.
내용물이 무엇이였는지는 모르지만
'고맙다'는 말에 웃을 수 있었다.
적어도 오해는 하지 않겠구나하는 안도감.

우리 아이들에게 오늘 숙제를 내 주었다.
내일은 스승의 날이란다.
선생님을 웃게할 수 있는 것을 한가지씩 준비해오면 좋겠다.
단 손에 생화와 선물은 들고 오지 않는거다.
차 마시는데 전화가 왔다.
정신적으로 우리 반의 막내인 준기다.
왜 전화했어?
내일 춤 춰도 돼요?
ㅎㅎㅎ 그럼~~~~~
난 녀석때문에 가끔 이렇게 웃을 수 있어 좋다.
낼 울반 녀석들의 모습이 기대된다.
날 어떻게 웃겨 줄까?

스승의 날이 아니라 근로자의 날처럼
교사의 날이라 칭하고 하루 휴가나 주었으면 좋겠다.
빨리 내일이 지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