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34

1인 시위를 하면서 (16)


BY 보문할매집 2001-05-22

5월 18일 금

시위 26일째, 노숙 52일째

오늘은 어머님과 함께 면회하러 갔다.
아들을 보면 울지 말라고 단단히 일렀더니
'그러마' 하신다.어린애 같으시다.
예전엔 시집살이 시켜서 힘들게 하시더니
이젠 나밖에 모르신다.
수갑을 찬 아들을 보신 어머니가 .....

아무것도 필요없다 하던 사람이
과자를 조금 넣어 달란다.
얻어 먹기만해서 미안 하다고.
벌써 며칠 동안 얻어만 먹고 있었구나.
우리 형편을 생각 했던 것이었을텐데...
난 그런 줄 도 몰랐으니.
얼마나 더 격어야 세상을 알까!

한낮엔 덥다. 너무 덥다.
텐트안은 나를 삶아 버릴 것 만 같다.
이 더운 날에 쉴 곳이 없다.
작년에도 그랬다. 오늘 처럼 불볕더위 속에서
하루는 마을 사람이 청년회 천막을 들고 왔다.
텐트 옆에 치고 나니 살 것 같았다.
고맙고 고마웠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동사무소에서
욕을 엄청 먹었단다.
천막을 빌려 줬다고.
사람들은 믿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올해엔 마을 사람 누구도 얼씬 않한다.
다음에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