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요 저기 바다가 보이는 부산의 자갈치 근처에 사는 한
가정주부입니더.
낫살도 사십하고 몇살 더 묵었으이 이제 인생의 중반에 접어
들었는기라요.
요새는 뭐 컴퓨터라는 거 못하믄 큰 일난다 케사서 지도 이제
초자지만 살살 배우고 잇심더.
그래 남들이 거 뭐라드라 채팅이라는 거도 한다고 해서
지도 컴 배우는 셈 요량하고 한번 해?f거던예.
와이고 정신 없데예.
타자는 아직 독수리 타법 고수하고잇는데 그 뭐 1:1 채팅 인가 뭔가
부터 해?f거든예.
저쪽 남자가 안녕하세요 카는데 빨리 안치지고 또 무신 말로 대꾸해야
되는지 몰라 몸에 땀이 송송 배입디더.
그래도 겨우 몇마디 하는데 다른데서 쪽지라 카는게 계속 오는 기라예
그거 거절 클릭하랴 이쪽에 신경쓰랴 아이고 혼이 나갈라카데예.
그와중에 보이 머리에 피도 안마른 어린 넘들이 얄궂은 소리도
적어놓고 지같이 팔뚝 굵고 심지 굳지 않으면
그것도 조심해야겠데예.
지가 그넘들한테 <찬물 몇바가지 철썩!> 이래 적어놓았어예.
그래 이레 저레 채팅이라는 거도 이렇구나 그저 그렇구나카고 있는데
뭐 별 기대도 안햇지만 어제 아이디가 구름나그네라는 카는 사람이
지에게 말하자면 대화라는거를
살살 시키는데 채팅에도 이런 사람이 있구나 할 정도로 꼭 고향사람
만난 거 처럼 꼭 오래비 한 명 생긴 거 처럼 푸근하고 인품이 좋데예.
그래서 지가 도취돼 가지고 정신없이 키보드만 바라보고 내할말을
치고 잇었는데 마 그사람이 사라졌데예.(와이고 쪽이야~)
이상이 낫살묵은 컴 초보 아지매 채팅 소감입니더.
컴 왕선배님들 지를 보니 옛날 생각나고 웃읍지예.
오늘은 이만 할랍니더. 하루 잘 보내이소. 모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