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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관..푼수녀가 좋아....


BY 솔베이지 2001-05-28

스포츠서울>방송 2001.05.24 (목) 11:24 편집


푼수녀가 좋아…'푼수여인' 송윤아 김남주 하지원에 안방 환호

브라운관이 변심했나? 여자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주인공이라 불리는 이상적인 여인상은 ‘청순하거나 혹은 지적이거나’였다.긴 생머리에 하얀 얼굴,단아한 치마 차림 등으로 대변되는 청순가련형과 지성미로 무장한 도도한 여인이 주로 남성의 팬터지를 자극해왔다.

그런데 이제 TV 속 ‘내겐 너무 예쁜 그녀’의 매력이 변하고 있다.감정과잉에 실수투성이인 이른바 ‘귀여운 여인’류의 ‘푼수여인’이 안방극장에 흥겹고 발랄한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현재 거부할 수 없는 푼수의 매력을 과시 중인 이들은 MTV 미니시리즈 ‘호텔리어’의 송윤아,MTV 주말극 ‘그 여자네 집’의 김남주, K2TV 월화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의 하지원 등.새로 방송을 탈 드라마의 여주인공 중에도 ‘덜렁거리는 것’을 매력으로 내세우는 인물이 많다.무엇 때문에 브라운관은 이들 ‘프리티 우먼’에 열렬히 환호하고 있는 것일까? 그 배경을 들여다본다.

●내숭,지성미,청순함은 가라!

‘호텔리어’의 호텔 부지배인 서진영(송윤아)은 한마디로 빈틈 많은 여자다.미국에서 유창한 영어로 레스토랑 직원에게 항의할 만큼 똑똑하지만 겉보기엔 그리 지적이지 않다.분을 참지 못해 손님의 따귀를 때려 상사를 궁지에몰아넣는가 하면 동료와 머리채를 잡고 극악스럽게 싸우기도 한다.입 삐죽거리기,고개 갸웃하기,손 모으고 삐딱하게 걷기 등이 ‘송윤아표 귀여운 푼수’의 특징.

그러나 실제 모습과 흡사한 역을 소화하고 있는 송윤아의 자연스러운 연기력 때문인지 이 허점은 장점처럼 보인다.희로애락을 여과없이 표출하는 송윤아의 솔직함이 진한 인간미로 다가온다.

‘그 여자네 집’의 김영욱(김남주)은 송윤아에 비해 전형적인 커리어우먼에 좀더 근접해 있다.리모델링 회사의 실장인 그는 전업주부의 삶에 거부감이 있으며 일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하다.일을 처리하는 모습을 보면 김남주는 당차고 똑똑하다.그러나 술 앞에서는 과감히 망가진다.병째 들고 화끈하게 마신 뒤 인사불성이 돼 부하직원의 등에 업혀 귀가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이슬만 먹고 살 듯한 여성의 신비감 따위는 철저히 허문다.

‘인생은 아름다워’의 유희정(하지원)은 말괄량이 신세대.발랄하고 귀엽지만 그리 야무지진 않다.스타킹에 올이 나간 것도 모를 정도로 산만한 데다철부지 같은 구석도 있다.그럼에도 거짓없이 속내를 드러내는 하지원의 투명한 매력은 기분 좋은 웃음을 유도한다.

●프리티우먼의 아킬레스건은 사랑?

매력적인 푼수여인의 공통점은 햇살처럼 밝은 성격의 소유자란 점.그리고하나같이 사랑엔 약하다.‘호텔리어’에서 송윤아는 덜렁거리는 성격 때문에남자한테 인기가 없다고 자책한다.그러나 알고 보면 엄살이다.멋진 남자의극치로 형상화한 배용준의 구애를 받을 정도로 내면의 아름다움을 인정받고있다.언뜻 호텔일에 대단한 애착이 있는 듯하지만 전체적으론 이성에게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더 강해보인다.

결혼보다 일이 더 좋다는 김남주도 송윤아와 별반 다르지 않다.결국 그는결별한 옛 애인 차인표를 단념하지 못해 부모 앞에서 ‘그 남자 잡아달라’며 울부짖는다.카지노 호텔 회장의 딸인 하지원 역시 탄광촌 건달인 김래원과 빈부를 초월한 사랑에 빠진다.

●남성은 Yes,여성은 글쎄∼

어차피 모든 인간은 불완전한 법.따라서 주변에 실재하는 인물과 닮은 푼수여인은 시청자와 눈높이를 맞추며 친근하다는 반응을 낳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기존의 여성상과 다르지 않은 남성 편향적인 캐릭터라는지적도 있다.열띤 지지를 보내는 남성과 달리 여성은 상대적으로 미지근한반응을 나타낸다는 게 그 증거.여성성의 지평을 솔직함과 적극성으로 넓힌측면은 돋보이지만 종국엔 ‘뛰어봤자 벼룩’이라는 식으로 사랑에 웃고 우는 종속형 캐릭터로 마무리하는 접근 방식이 마뜩찮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