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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나쁜 며느린가봐여


BY 나쁜 며늘 2001-06-08

외국에 사시는 시작은할아버님(남편의 친 할아버지의 동생분)이 우리 나라에 다녀가시러 오신답니다.그 분은 저희 시아버님께는 아버지와 같은 분이십니다.저희 집에도 오신다는데 슬슬 걱정이 됩니다. 그 분만 오시면 걱정이 안되는데 오실 경우 아버님도 함께 오시기 때문입니다.
저희 시작은할아버님은 넘 좋은 분이십니다.
저 결혼하고 전에 한번 들어오셔서 저희 집에 며칠 계신 적이 있으셨는데,제가 몸둘 바를 모를 정도로 겸손하시고 친절하십니다.
워낙 소식을 하시는 분이시라 밥을 조금 퍼 드릴까하다가 그래도 어른 밥그릇이 휑해보이는 것 같아 가득 퍼 드렸더니, 제 성의를 보아 다 드시고,맛있게 잘 먹었다,상차리느라 고생 많이 했구나,이런 말씀을 잊지 않으시는 분입니다.
그리고,저희가 평소 자는 안방을 내어드렸더니 미안해하시면서 '나 호텔 같은데서 자도 되는데 이 사람이(우리 시아버님)이 굳이 여기와서 자자고 해서 너희를 불편하게 하는구나,미안하다.'이렇게 말씀하시는 분입니다.
저이런 분이 나의 시아버님이셨으면 정말 모시고 살아도 정말 잘 해드리고 싶겠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반면 우리 시아버님,애 키우는거 살림하는거 다 거져 되는 일인 줄 알고,밖에서 돈 버는 일 외엔 모두 여자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시고, 바??일 외엔 손 하나 까딱하시지 않으시면서, 무언가 어질러졌거나 지저분하거나 어떤 일처리가 맘에 안 들면 호통치고 잔소리하고 그러시는 분입니다.
저희 형님이 둘째를 임신해 8~9개월 쯤 되었을 때(전 아직 결혼 안한 상태고),25평 아파트에서 울 남편과 작은 시누이가 자취하고 있었는데, 저희 시아버님이 거기가서 반찬 만들어 주고 청소해주고 빨래해주고 그러라고 하시더랍니다.그 당시 울 남편과 시누이는 서른 살 가까이 된 나이고 자기 일은 자기가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나이인데도,그들은 직장다닌다고 집안일 할 사이 없으니까 집에서 노는 사람이 와서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그러라고 하시더랍니다.돌 겨우 넘은 아기와 뱃속에 8개월된 아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그게 할 소립니까?
아무튼 저희 아버님 지금도 손주 보고 싶다고 자식의 전후좌우 사정 생각 안하시고 연락도 없이 불쑥불쑥 오시는 분입니다.
그런 시아버님과 함께 오신다니 걱정도 되고 솔직히 싫습니다.
저도 자식 기르면서 이런 생각하는거 아닌데 하면서도, 인간적인 심정은 오시지 않으시던지 시작은할아버님 혼자만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넘 나쁜 며느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