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나이 열살일 때 아버지는 마흔아홉의 나이로 그렇게 서둘러 가셨다. 막내딸과의 즐거운 추억하나 제대로 만들지도 못하고 그렇게 그렇게 가셨다. 그런 아버지가 오늘 새벽녘에 내 꿈 속에 찾아와 또 그렇게 서둘러 가셨다. 내가 기억하는, 친정집 안방에 걸린 온화한 미소의 아버지가 아니고 전혀 낯선 그런 모습으로 마치 남을 대하듯 나를 스쳐갈 때 난 내 존재를, 이 딸의 존재를 알리고 싶어 큰 소리로 외쳤다. " 아버지이~~ 나 사랑하지이~~~~~? "
너무나 애절한 목소리와 하염없이 흘러 내리는 눈물로 뒤범벅이 된 나의 얼굴을 안스러운 눈길 한 번 보내고 떠나가시는 그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워 흑흑 흐느껴 울다 잠이 깨었다. 볼을 타고 흘러 내린 눈물로 베갯잇을 적시고 내 설움에 그만 엉엉 울어 버리고 말았다.
아버지가 가신지 삼십여년이 지난 지금/ 아버지는 이 막내딸에게 무슨 말씀이 하시고 싶어서 내꿈에 나타나셨을까? 요사이 무척 힘들어하시는 엄마가 못내 걱정되셔서 엄마한테 잘 하라고 나를 꾸짖으러 오신건 아닐까? 그리워도 그리워도 삼십여년을 큰소리로 한 번도 불러보지 못한 '아버지'소리를 오늘 새벽 꿈속에서 그렇게 눈물과 함께 소리쳐 불러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