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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맘대로 육아 4 - 근데, 엄마 배는 왜 나왔어?


BY dragonkj 2001-06-28

엄마의 한(限)이라도 풀어주는 듯(시아엄마의 한때 꿈이 댄서였다는 사실!) 시아는 춤을 무척 좋아한다. 어깨를 흔들어도 어깨에서 손목까지 스프링처럼 움직이면서 춤을 춘다.
어디에서 봤는지(시아집은 TV를 보는 날이 거의 없다. 필요한 정보는 신문이나 인터넷등으로 엄마의 지적욕구(?)를 채우고 있다) 머리를 방바닥에 콕! 쳐박고 춤을 추곤 한다.

격렬한 춤을 추고 싶을때 시아는 아빠노래(최신가요)를 틀어달라고 한다. 이럴땐 아무리 내 딸이지만 조금 섹시하게 느껴진다.

오랜만에 푸짐한 저녁을 먹었다. 만두에 밥, 생김치(조금 익기 시작하면 절대 입도 안댐), 돈까스, 맥주 세잔! 끄윽! 위에서 쳐다봐도 배가 볼록하게 나와 있는 것이 보인다.

"엄마! 아빠는 뚱뚱해, 근데 엄마는 왜 배가 나왔어? 엄마는 날씬한데(엄마는 날씬해야하는데의 의미인 것 같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야.
이런애를 키워, 말어! 내 딸 맞아?

아빠는 뚱뚱해도 되고, 엄마는 날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도대체 어디서 배운거야! 누가 가르친거야?

여인이란 자고로 나이가 조금 들면 자연스레 배가 나오는법!
아니지! 배를 쳐다 보았다.
윽! 내가 봐도 깡마른 체구에 배만 나온 것은 꼭 개구리 같다. 그것도 시꺼먼 점이 박힌 우중충한 색깔의 개구리말이다.

에고고!!! 이렇게 살면 안되지! 내 몸매관리 내가 안하면 누가 해주랴.

어떻게 하면 재미도 있으면서 시아의 방해도 받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시아가 어린이집에 간 틈을 이용해 할까. 아니지. 그 시간만큼은 내가 하고 싶은 중요한 일들이 더 많으니까.
그럼 시아가 낮잠을 자는 사이에 할까. 아니지. 김시아는 잠자는 것을 방해하면 깡패(!) 아니 조폭(!) 수준으로 변신한다. 무섭다!

그럼 도대체 언제 하지? ..........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 입장에선 본인의 취미 생활을 누린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시간적인 제약을 많이 받는다. 최소 초등학교를 입학하기 전까지 아이는 엄마의 인생에 일종의 굴레로 작용하는 것이다.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

문제는 시아가 엄마가 놀아주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는 것이 어떤것일까이다. 엄마 혼자서 무언가 즐길려고 하는 것은 절대 용서가 되지 않는 말도 안되는 이상한 성격 소유 어린이이기 때문이다.

춤이라는 것이 가장 적은 시간에 가장 격렬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테마로 선정되었다.

역시 잔머리의 여왕인 시아엄마의 생각은 적중했다. 좋아! 다이어트를 시작하자! 그리고 운동을 하는거야!

갑자기 삶의 활력이 느껴지면서 다홍빛 얼굴로 변하는 시아엄마. 성공 후의 나의 모습이 그려진다. 거울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지금도 멋진 아줌마지만 다이어트와 운동이 결합된 시아엄마의 몸매를 상상해 보니 행복, 희열 그 자체였다.

식사후 30분, 아직 잘 시간이 아닌데 시아가 헤매고 있을때 의식적으로 춤판을 벌였다.
책상위, 층층이 쌓아놓은 이불위, 베개 위, 위자 위, 식탁 밑등에 들어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재밌었다. 어차피 시아는 엄마의 춤 솜씨를 판단할 수 없기때문에(세상에서 엄마 아빠는 무엇이든 가장 잘 한다고 교육시켰으니까) 마음껏 몸을 흔들 수가 있었다.

시아는 행복하기만 하다. 엄마가 목숨걸고 지랑 놀아주는 줄 알기때문이다.

춤추는 것은 아이한텐 항상 즐거운 일이다. 아이덕분에 엄마도 춤추면서 몸매관리도 해보자.

전문용어를 몰라도 어쨌든 춤을 춘다는 것은 전신을 움직이는 것이니까 대근육을 그만큼 움직여 주는 것, 그렇다면 뇌에 그만큼 산소공급을 해주니까 뇌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겠군라는 생각에 시아와 엄마를 열심히 엉덩이를 흔들어댄다. 제2의 백지영이 될 수 있는 날을 학수고대하며.

** 놀이 활용**
1. 엄마따라해봐요, 이렇게!
<준비> 건강한 신체.
<방법>
1)'엄마따라해봐요, 이렇게'라는 노래에 맞추어 율동을 한다.
2) 처음엔 2개정도로만 반복해서 한다.
3) 아이가 충분히 숙지가 되었다고 판단되면 ~이렇게"부분에
다른 동사로 수를 늘린다.
4) 집안 곳곳을 누비며 놀이를 진행한다.

2. 춤추면서 색깔 찾기 놀이
<준비>집에 있는 아이 음악용 장난감(탬버린, 피리 등 손으로 쥘 수 있는 것),주방기구
<방법>
1. 노래는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취라"음에 맞추어 진행한다.
2. 속도를 조절해 빠르게, 아주 천천히 반복한다.
3. 아이가 색깔 단어에 익숙하지 않으면 "전화기는 파랑색였던가???"
하면서 힌트를 반드시 줄 것.
(간단한 영어문장으로 활용가능)
4. 아이가 색깔을 정확히 짚어냈을 경우 엄마는 두 손을 번쩍들고
토끼처럼 깡충깡충 뛰면서 That's great! ~~를 크게 외친다.
5. 주방용 국자 등을 손에 쥐고 해도 정말 재밌다.

- 이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