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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밤에 폭포수?


BY 목격자 2001-07-08

울 큰애가 몇개월 안되어서의 일이다. 울 신랑 친구들중, 결혼을 일찍한 우리부부와 신랑친구들인 총각들과 우린 스키장을 가기로 했다.
8년을 같이 보던 친구들이라 서먹함도 없이 흔쾌히 가기로 했다.
1박2일 오후에 출발해서 야간스키와 다음날 오전스키를 탈 계획으로..
워낙 스키를 좋아하는 울 신랑이라서 시간만 나면 겨울엔 스키장을 갔었다.
모처럼 친구들까지 시간을 맞춘 모양이다.
난 아이도 어리지만 신혼이라 항상 함께하는게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따라나섰다.그런데 도착해 보니 이런~~이게 어찌된일인지 ...
콘도가 원룸인 것이다.
아무리 편한 친구들이지만,총각들이랑 어떻게 같은 방에서 그것도
나도 모르는 잠자는모습을 보여줘야 한단 말인가...
이유인 즉은 스키시즌이라 큰방이 없어서 할수없이 원룸으로 빌린것이다. 워낙 편한 나를 의식하지 않은건지....하여튼 도착해서 밤이되고
먼데까지 아이데리고 갔는데 원룸이란 이유땜시 돌아올순 없어서
그냥 할수없이 하루밤이고 해서 (별 수 있나 방이 없는데..)
친구들은 술을 사다 맘놓고 마시며 이 얘기 저얘기 얘기꽃이 피었다
여자만 수다떠는줄 알았더니 남자 수다도 장난 아니게 길었다
난 기다리다 시간이 늦어져서 잠자리를 잡았다.
울 아기가 어린관계로 침대보단 바닥을 선택했다.
남편친구 두명은 침대에서 우린 창가 바닥에서...
세 남자중 한 친구가 먼저 나가 떨어졌다. 그리고 울 신랑과 한 친구는 밤이 깊도록 ..이젠 혀까지 돌아간 발음으로 얘기를 하는것이다.
뭔 할말이 저리도 많을까? 워낙 잠자리를 바꾸면 잠을 못자는 나는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잠이 오지 않았다 더군다나 옆에서 두남자가 떠들어대는 소리에 잠이 올 턱이 없었다.
그렇게 그 두사람은 새벽3시가 넘어셔야 잠이 들었다
나도 어느새 눈이 감기고 잠이 마~~악 들려고 하는데, 어디선가
시원한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난 그소리에 화들짝 놀라 눈을 떴고
아까 그방에 분명 누워있었다. 고개를 살짝 들어 둘러보았다
그 소리의 정체를 알기 위하여... 그런데 벽에 있는 붙박이 장속에
늦게까지 술을 마시던 울신랑 친구가 서 있는것이다.
그런데 그 시원한 폭포소리는 계속되었다. 난 영문을 알수가 없어서
지켜보았다. 헉~~이게 뭔가 아까 마셨던 대량의 물을 쏟아붓고 있었다.순간 난 넘 당황스러웠고 어찌해야 할지를 몰라 신랑을 흔들어 깨웠다. 같이 끝까지 마셨던 울 신랑도 만취해서 깨워도 세상 모르고 자는것이다.
이번엔 꼬집어 보았다 그래도 무감각하게 죽은듯이 잔다
그 친구는 볼일이 다 끝났는지 나와서 침대로 오더니 이번엔 침대에
있는 이불을 아까 그 벽장 바로 앞에 턱 내려 놓더니 거기서 다시
잠을 자는것이다. 이쿠~~~아까 그 물(?)이 다 어디로 갔겠는가
한참을 그렇게 폭포수가 흘렀는데 그 이불은 뭐가 되었겠나 생각하니
끔찍했다
더더욱 걱정인것은 남자들은 아침일찍 스키타러가고 나보고 체크아웃을 하라고 한것 때문이었다
내가 뭐라고 말해야 될지 ...그게 더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도저히 낼 아침 수습할 일이 자신이 없어서 이번엔 침대에 있는 친구를 깨웠다 침대에서 자던 친구는 예상하지 못한 나의 깨움에 놀란듯이 눈을 떳고 난 다급하게 말했다 " 저기 장농에 **씨가 쉬~~했어"
라고 그런데 그 친구는 피식 웃더니 "짜~~아식" 하더니 그냥 자는 것이다.
이궁~~이를 어쩌면 좋단 말이냐~~
사고를 친 그 친구는 그 장농바로 앞에서 열린 장농문을 가끔 발로 차면서 이를 으드득 으드득 갈면서 잠을 자는 것이다.
난 그 친구가 또 일어나서 화장실이라고 찾으면서 울 아기를 밟게 될까봐 더 잠이 오지 않았고 난 그렇게 뜬 눈으로 밤을 지세웠다.
긴밤은 가고 새벽은 왔고 일찍이 다들 일어났다.
난 일어난 남편한테 그 사실을 말했고 빨리 확인해보라고 했다
신랑과 다른 친구는 그 장농을 탐색해 보았으나 거짓말같이 흔적이란곤 없었다. 혹시 잘못본거 아니냐며 나에게 되묻기까지 하는것이다.
난 넘 이상해서 몇번을 확인해보았다 바닥이 나무로 되어 있어서
다 스며든 것이다.
순간 어젯밤 걱정은 다 사라지고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나는 자꾸 헛웃음이 나오는 것이었다
정말 참으려고 해도 참을수 없을만큼 웃겨서 또 웃고 또 웃었다.
욕실에서 있던 사고의 주인공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이었다 물론 그 사실을 본인도 모르체...
남편과 다른 한 친구는 그 친구를 보면서 "야~~어디선가 이상한 냄새가 난다~~**야안그러냐 어휴 이거 찌린내 같기도 하고~~"
하면서 그 친구를 이상한 분위기로 몰고 가고 있었다
난 그말을 들으면서도 애써 태연한척 했고 영문을 모르는 그친구
드디어 나에게 오더니 "**씨 쟤들이 왜 저래요? 무슨 말이예요? 네?
**씨는 알고 있죠? "하는데 웃음을 참느라 정말 빼꼽이 빠져버리른 줄 알았다. 웃음을 참느라 대답도 할수 없어 겨우 " 전 몰라요"
하고나서 뒤돌아 혼자 소리없이 웃느라 내 배는 엄청 아팠다
그렇게 셋은 말씨름을 하며 스키를 타러 나가고 난 혼자서 미친사람처럼 내내 박장대소하며 웃었다. 한동안은 그 친구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와서 참느라 혼난적이 있다.
그 친구가 결혼한다고 할때 내가 한말 "부인될 사람보고 장농살때 열쇠 있느걸로 꼭 사라고 해야겠다"하며 울 신랑과 웃었다.
그래도 울 신랑은 친구라서 그런지 그 얘기 둘이 있을때 외엔 다시는 못하게 한다.
그이후로 아무 생각없이 쓰던 그런 장소가 왜 그렇게 찜찜한지....
술을 좋아하는 여러분들... 술이 약하면 자중하기를...그런 실수를 범하지 않으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