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의 질녀가 주말이라고 놀러를 왔다.
오랫만에 왔기에 이것 저것 먹으라고 챙겨주고선
컴 중독자라 막간만 나믄 컴퓨터에 왔다리 갔다리 했드니...
컴맹인 질녀눈에는 내가 컴퓨터를 무지 잘하는거 같이
보였나보다.
하긴 컴맹눈으로 보면 컴퓨터 앞에 앉아만 있어도
그림이 제법 그럴듯해 보이니까...
근데 내가 컴퓨터를 잘하냐하믄 노우. 네버. 결코 아닌데
나의 고민이 있다.
운전을 10년 넘게 하면서도 고장만 났다하믄
그 원인은 살펴 보도 안하고 무조건 남편에게만 sos를
쳐서 해결하라고 했으니 핸들만 돌릴줄 알았지
정비에는 맹탕이듯....컴퓨터 역시도 그렇다.
걍 내가 하는거 그거 외에는 손도 못댄다.
기능이 뭐며 고장이 나면 왜 나는지 알려고 하지도 않고
무조건 골아프고 머리 아픈건 뒤로 미루다보니
컴퓨터 다룬지 몇년이 지나도 겨우 홈페이지나 주물락거리고
그림 몇개 올리는 그 순준인데...
'이모. 컴퓨터 넘 잘해요'
멜 지운다고 하나씩 지워나가니 재빠른 손놀림이
신기했는지 질녀가 감탄을 하는데...
진짜 컴퓨터를 만질줄 아는 사람이 보믄 웃어도
10번은 웃을일이지.ㅎㅎㅎ
그러기나 말았거나 기분이 나쁘진 안해서 조금
우쭐대며
'글치? 디기 잘하는거 같이 보이지?"
'보이는게 아니고요 잘해요'
하이구 잘하는 사람이 이 실제상황을 안봤으니
천만다행히지...히히.
부러워하는 질녀에게 괜히 더 으씨대고 싶어서
그림을 척척 보여주고 한걸음 더 나아가 음악을
넣어줬드니 눈이 휘둥거래지고 감탄하는 모습이라니..
애구 전부 다 얘처럼 컴맹같으면 내가 얼마나 더
신바람 날까?
'이모는 머리가 참 좋아요'
드뎌 꼴통인 내 머리를 좋댄다. ㅎㅎㅎ
속으로는 우습지만 꼴통머리 이럴때 칭찬 안받으면
언제 칭찬받을까?
'고맙다. 너도 배워라'
'아이구 전 머리가 나빠서 몬해요'
입은 삐뚤어져도 말은 바로 하라고
내 정도의 수준은 머리하고 전혀 상관이 없다.
심봉사도 더듬어서도 할껀 다 하지 않는가?
요건 순전히 컴퓨터 더듬는 수준밖에 안된다.
그래도 일단은 그들눈에 기계라는걸
능숙하게 만지니 완전 에디슨 누나쯤으로 생각하는 모양.
'저요 이모가 존경스러워요'
애구 인제는 존경 까지나...
날씨 더운데 뭘 잘못 묵었는건 아니겠지.
'뭘 존경까지나..'
말을 해놓고 보니 사실은 디기 부끄럽다.
잘 하는 사람이 봤으면 얼마나 우습다고 할까나.
사실 내 나이 또래엔 컴퓨터를 잘 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래서 난 항시 친구들에게나 누구에게나 컴퓨터 배우길
권한다.
세상은 자꾸 복잡해져 가는데 얼마나 편리한가.
옛날에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 편지를 보낼려면 1주일씩
걸리든걸 눈깜짝할사이에 전해주니...
요샌 염라대왕도 오라고 사람 부를때는 이멜로 미리 연락을
하지 않을까? ㅎㅎㅎ
여자들은 내 나이 정도되면 시간이 조금 많다.
그래서 남편과 자식들에게 보이지 않는 소외감을 느껴서
자칫 우울증에 걸릴수도 있다.
근데 컴퓨터를 하면 모든게 즐겁게 보이고 신나고 재밋다.
나쁜쪽으로 빠지는 사람도 있다지만 그건 빙산의
일각일뿐...
춤을 첨 배우면 실습하다가 제비에게 걸려서
욕을 보는 사람이 어쩌다가 있지 다는 아니지 않는가?
첨 배워서 나쁜쪽으로 휩쓸리면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아는 대부분의 아줌마들은 다들 컴을
잘 활용하면서 아주 건전하게 즐거운 생활을 하고 있다.
더구나 할일이 점점 없으지는 노년에 젊은 사람과
격의없이 어울릴수있고 시간 잘가고
(컴퓨터에 앉으면 몇시간이 금방이다) 남보기에
좀 그럴듯해보이고 얼마나 좋은가?
나이 들수록 컴퓨터를 배워서 우리도 젊은 세대 못지않는
저력을 과시했으면 좋겠다.
아 컴퓨터는 즐거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