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604

나 같은 사람 있쑤? (2)


BY 이순이 2001-08-26

앞뒤사정을 못 보신분은 내가 써놓은 글은 한번 봐주시기 바라면서..

"오늘은 잊지말고 사진 꼭 찾아와라, 무슨 놈의 머리가 붕어냐?
돌아서면 잊어먹게, 궁금하지도 않냐? 오늘도 잊어먹고 못
찾으면 전화 때려라, 내가 들어오면서 찾을테니깐, 그건 할수있지?
그것도 못하면 내가 오늘 붕어를 델구와서 살란다.."

나도 보구 싶지, 인간아, 않보구 싶겄냐?
내속을 누가 알아,,
온갖 머리를 다 짜내다 보니, 나중에는 우리나라에서
북한하고 가장 가까이에 있어서 불러들이기가 조금 어려운
울 엄마까지 생각났다. (어딘지 아시겄쑤? 강원도라우)
이곳은 경기도 안성... 오늘중으로 올려면 시간이 벌써 않되겄고..
오면 엄마를 방패삼아 뒤에 숨어서
"있잖아 사진이 않나왔데.." 이러면이야 당장의 화살은
피할수 있을텐데.. 하지만 가시고나면 똑같지 뭐.
그래 이판사판이다.
죽으려하면 살것이고 살려하면 죽는다하지 않나? (독립운동인감?)
비장한 각오를 하고 우선 집안대청소를 했다.
우선 들어설때 집안이 번쩍하고 광이 나면
울 신랑이 무지 좋아하니깐. 글구 저녁거리를 사다가
저녁거리와 함께 가장좋아한다고(아니 그동안의 나의음식 솜씨중에
가장 먹을만하다고 한것) 했던것을 쐬주와 함께
차려놓고 울 신랑을 기다렸다.
사약을 기다리는 사람의 심정이 이럴까?

퇴근시간이다
울신랑 들어오자마자 번쩍 번쩍하고 광이 나 있는 집을 보고
무지 좋아한다.
(저 좋아하는 모습이 얼마 못 갈것 생각하니깐 속이 쓰리다.)
밥상을 보면서 입은 거의 귀에 까지 걸려있다.
"왠일이야? 뭐야? 뭔날이야?"
"날은 무슨날.. 그냥 멕이구 싶어서.." - 오늘 나 죽는날이다
(글구 배가 부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하던데, 그래 열씸이 먹어라
아니 드세요)
"사진은 찾았냐?" "으--응..., 밥 먼저 먹구.. 맛있쥐?"
"맛있다. 캬아- 좋다."

밥을 다 먹구,, 대충대충 정리하고,
울 신랑의 기분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무렵..
"여보 있잖아... 있잖아 사진이 않나왔데.."
"응? 몇장이?"
"몇장이 아니라, 하나도 않나왔데..."
"메야?"(이 인간이 여인천하의 경빈의 말투를 그대로...)
"사진기가 잘못된것 같데,, 사진관 아저씨의 말이.."
"그러길래, 내가 먼저 시범을 해야 된다고 했잖아..
하는수 없지 뭐"
"엉? 여보 그냥 끊난거야? 더 성질 않내?"
이 인간이 왠일이야? 왜그래 어디 아픈가?

"여보 나 당신한테 할말 있는데..." 울 신랑이..
"뭔데 여보 다 말해 내가 다 들어줄께."
"그래 그럼 나 엊그저께 술먹고 카드 긁었다.'
"메야?" 이번에는 내가 경빈이다. "얼마나?"
"당신이 망쳐논 사진에 대한 피해보상쯤으로 생각하면 되겠네.."
허걱---

나 내가 죄를 사함을 받아야 하는지.
내가 죄를 사해야 하는지 아직까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하옇튼 따뜻한 애정어린 눈빛이 아니라.
서로 피차 잘됐다는 눈빛의 불꽃이 오늘 울 집에 피어나고 있다.

이 왠수- 도대체 얼마나 먹은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