녕감!
우찌 씹어야 내 속이 후련할꼬.
그놈의 의처증은 늙어 꼬부라져도
없어지지 않는다는데 내 앞길이 심히 걱정스럽다.
술을 먹고 발병을 하면 18번이 나온다.
"존놈있으면 따라가삐라.언몸인지 몰겄지만..."
이틀동안 나는 말문을 닫아버렸다.
'그래 이넘의 녕감탱이야,내 없다치고 함살아봐'
출근하고 나면 컴도 하고 집안 정리도하고
버릴것도 챙겨 뭉쳐 싸놓고,전화로 수다도 떨고..
어제는 녕감 퇴근무렵 안방에 틀어박혀 꼼짝 안했다.
20년넘게 살면서 온갖수를 써봐도
고치지 못하는 죽일놈의 병이다. 에~구 그러니 내가 죽지 죽어.
어제 저녁에는 아예 밥을 묵고 왔는지
혼자 궁시렁거리더니 방문을 홱 열어보고는
마누라 있는것 확인하더니 문옆에 뭐 싸놓은걸 본 모양이다.
" 그래 망구야, 갈라모 가라.니 안붙잡는데이"
흥! 뭔소리 하는건지..쓰레기 뭉치가 녕감눈에는
보따리로 보였나.자다가 일어나보니 왠일인지 조용하다.
마누라 도망갈까봐 그러는지 불을 환하게 켜놓고
웅크리고 잠든모습이 왜 또 불쌍하게 보이나.이러니 난 안된다.
문을 '꽝'하고 닫고 나가던 서슬이 시퍼렇던
어제와는 다르게 하룻밤새 기가 죽었나.
발뒤쿰치를 들고 다니는지 소리소문없이 출근하고 없다.
'이틀! ㅎㅎㅎ 이번에는 한 일주일쯤 버텨볼까..'
'따르릉~' "엄마! 뭐하세요?"
아침부터 아들놈에게서 전화가 왔다.
"니가 왠일이니?" "아빠가 엄마에게 전화해보라던데요.뭔일 있어요?"
"일은 무슨일, 아무일없으니 근무나 잘해라"'철꺼덕'
녕감탱이! 맘이 급했나.군대 있는 아들에게
전화로 SOS 를 쳤을까.진짜로 마누라가 보따리 싸들고
갈걸로 착각했나.
아, 그럴줄 알았으면 아예 옷보따리도 그럴싸하게
싸서 문옆에 둘걸......
이 나이에 가긴 어딜 간다말인가. 자기를 ?아내면 냈지.
왜 내가 나가는데, '녕감!착각도 한참 하네.'
아이고, 배가 고프다.
밥이나 묵고 시침떼고 컴앞에 앉아 녕감 흉이나 보고
퇴근쯤되면 또 슬슬 시위해볼까.
이참에 다시는 마누라 의심못하게 뿌리를 뽑아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