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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십계명, 세번째~ 아내의 운동신경을 너무믿지마라~


BY 엉아~ 2001-10-06

이것도 오래된 얘기이다.
내 아내에게 자전거를 가르쳐주고 싶었다.
운동도 되거니와 가까운 거리는 버스를 타지 않아도 되었기에...
그 당시만해도 지금처럼 이곳, 대전도 차가 그리 많지않아
자전거를 탈만 하였고.
아내와 둘이 자전거 하이킹 이라도 하면 좋을듯싶어...

나...
세상에 이렇게 운동신경이 둔한사람도 있구나~
내 아내를 보면서 많이도 느꼇고...
그 자전거 스승하면서 이 마누라 구박도 참으로 많이 하였다.
난, 어려서 아버지의 그 짐 싣는 자전거를 누가 알려준것도 아닌데
나 혼자 올라타고 ( 그것도 안장이 아닌 옆구리로 )
씽씽 잘도 달린 기억때문에.
그저 하루만 잡아주면 되겠거니...했던 것인데.
하루가 가고..이틀이가고...삼일이 되어도
이 여자, 내 마누라 올라타긴해도 앞으로의 진전이 없다.

뒤에서 슬슬 밀어주면 제법 가는듯 싶다가도 슬그머니 놓아버리면
나 없다는걸 눈치채곤
어~어~어~... 그러다간 쿵쾅~

마누라의 온 몸은 멍으로 뒤 덮이고...
나도 이젠 둔한 마누라의 운동신경에 지쳐만간다.
살살 어린아이마냥 달래가면서 가르치다가도
원체 둔해놓으니...나도 모르게 자꾸만 윽박지르게 된다.

점점더 마누라의 기는 죽어가고...
내 화는 점점더해가고...
" 당신, 더는 안되겠어~ 그러니 고만 포기해! "
" 나...할수있어. 그러니 좀더 잡아줘봐 ."
" 왼쪽으로 가려면 핸들과몸을 왼쪽으로 꺾고
오른쪽으로 가려면 핸들과 몸을 오른쪽으로 꺾어야되는데...
당신은 왜 번번히 반대냐구..."
그 꼴난 자전거 하나 배운다고 내 마누라 내게 지청구꽤나 먹었다.

그렇게 둔한 운동신경이 어찌어찌 조금씩 살아나는지...
아니면 왼쪽과 오른쪽에대한 방향감각을 익혔는지...
뒤에서 잠아주다 슬그머니 놓아도 제법 씽씽 잘도 달린다.

그러던 어느날...
" 자기야~ 나아~ 혼자 자전거타고 시장좀 다녀올께 "
" 자신있어? "
묻는 내 말에 걱정 하지 말랜다.
제법 타는듯도 싶었고...한번쯤은 혼자서 나가봐야 할것같아
속으론 내심 못 미더웠지만 마누라 혼자서 나가도록 내 버려두었다.

하지만..불과 얼마후
" 나 다녀올께~ "
씩씩하게 인사하고 나간 이 마누라가 징징거리며 들어온다.
온 몸에서는 썩는 냄새가 진동을 하고...
" 야야~~ 이게~ 이게...무슨 냄새야?
그리고 그 꼴은 뭐구? "
" 우~왕~~~~ "
날 보더니 이 마누라 큰 소리로 울음부터 떠트린다.

시장을 간답시고 껍죽거리고 달려가다보니 시궁창이 보이더란다.
그래 그 더러운 시궁창을 피한다는것이
또 오른쪽과 왼쪽의 몸과 핸들을 따로 조절해버려
시장이 아닌 시궁창속으로 풍덩~
왼쪽 한 다리가 완전히 시궁창물에 빠져서는 그때까지도
더러운 물이 줄줄 흐르고 있다.

마누라를 욕실도 없는 부엌 바닥에 앉혀놓고 씻기는데...
웬 냄새는 그리도 나며
웃음은 왜또 그렇게 나던지...
한참 골이나서 입이 앞으로 대빨이나 나와있던
이 마누라도 함께 따라 웃어버린다.
" 시장봐온다더니 웬 시궁창물만 담아왔냐? "
" 그게 말이지... 더러운 물이라 피하려고 했는데 말이지..."
왼쪽엔 또랑물...오른쪽은 시장길인데, 시궁창에 안 빠지려고
시장길로 피한다는게 몸만 돌렸더니..."
' 허이구~ 저 드~응신 "
그날은 대충 그렇게 마무리짖고 끝냈는데.

다음날이다.
" 나랑 같이 자전거타고 형님댁에 갈래? "
" 응? 큰집? 알았어~ "
우리집은 산성동, 큰집은 문창동...
지금이야 차가 워낙에 많아 어림없는 소리지만 그땐 충분히 다녀올수 있을만큼
거리가 한가했다.
" 내가 앞장 설테니까 당신이 뒤에 따라와~ "
" 알았어 걱정마... 당신가는대로 따라갈께~ "
" 또 시궁창에 빠지지말고..."
" 우이씨~ 고만해...쪽팔리는고만.."

다행히 형님댁까지는 무사히 이 여자가 잘 따라와준다.
제법이다 싶은 마음이었지만
점심을 얻어먹고 우리집으로 향하는데...
" 아깐 내가 앞장섯으니 요번엔 당신이 앞에가~ "
" 내가?....그러지뭐~ "
그렇게해서 요번엔 마누라가 앞장서고 난 뒤에서 따라가는데...

오르막은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고
내리막은 제법 브레이크를 손에서 놓지않고...
살살살살...내려가는가 싶었다.
거의 나 사는 동네에 다 왔다 싶을때
앞을보니 똥차~ 가 서있는거다.
정화조 푸는 아저씨들 차인데...그때만 해도 그냥 똥차 했었다.

한참을 신나게 내려가던 이 마누라..
어~어~어~ 하더니 고만 똥차에 쾅!
아뿔사!....그럼 그렇지~

" 괜찬아? 안다?어? "
바로 뒤에 쫓아왔으니 그 광경을 목격한지라
걱정도 되었지만 또 한번 터진 웃음은 좀채로 그쳐지질 않는다.
" 응... 괜찬아... 근데...."
울먹울먹 하던 내 마누라...
드디어 길에서 또 한바탕 눈물바람이다.

세상에 둔하다 둔하다 이렇게 내 마누라처럼 둔할수가 있는가?
박을데가 없어 하필이면 똥차냐구...
그리고 울긴 지가 왜울어?
뭘 잘한게 있다고...

그렇게 힘들게배운 자전거..
그후론 제법 잘 타고 다녔지만.
그래도 내 마음은 놓이질 않아 그곳을 떠나 다른집으로 이사를 하면서
고물 아저씨께 드리고 이사를 왓다.
그리고 십수년후~

금년 추석무렵~
하루이틀도 아니고 날이면 날마다 졸라대는통에 내 하도 볶이기 싫어
딸아이와 마누라 두대의 자전거를 사 주었는데...
지금 내마음이 좌불안석이다.
또 사고나 치지 않을까? 싶고...
자전거를 두놈이 끌고나가 제대로 집에 들어올때까진 마음이 놓이질 않는데
제발~ 제발...딸과 마누라~
안전운행하여 밝은 가정이 되자꾸나.

제발...똥차에 쳐박지말고...
시궁창에도 빠지지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