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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동창에게서 메일이 왔다.


BY 지나다 2001-10-08

초등학교 남자 동창에게서 메일이 왔다.
그 애에게서 이성이라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었지만(적어도 내 편에서는 그랬다),재수때도 같은 학원에 다니고 대학때도 몇번 만나거나 학보를 주고 받은 적이 있었고,그 애 군대갔을 때 상병정도 되었을 때까지 서로 편지했었다.
서로 힘들 때 마음의 위안이 되어주었고,특히 이성문제로 고민했을 때 그 애도 나도 서로에게 도움이 되어주었었다.
그 애 군복무중에 난 개인적으로 좀 복잡한 문제가 생겨 편지를 보낼 여유가 없었고 그 길로 연락이 끊겼었다.
그러다 그 애도 나도 결혼하고 나서 다른 친구를 통해 우연히 연락이 닿게 되었다.
나는 요즘 어느 때보다도 힘들다.
언제나 냉냉하기만 하고 무심한 남편에,엉망이 되어버린 생활에,친정집의 커다란 문제까지...믿었던 친구들을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되었다.
어느 때보다도 기댈 사람이 필요한데 남편은 나만보면 신경질이다.
그 애한테 답변조로 메일을 보냈다.이런저런 내용을 간단히 쓰다가 다 지워버리고 형식적인 인사만 했다.그냥 잘 지내냐는 둥 애는 잘 크고 있냐는 둥,그런 얘기만 하고 몇줄에 메일을 마쳤다.
이제는 걔도 나도 결혼했으니까 서로의 배우자에게 의지하려면 하고 안 그러면 마는거지 걔한테 의지하면 안될것 같았다.그러면 그 끝이 안 보일 것 같았다.
결혼을함으로써 의지할 친구를 잃는다는 것은 참 슬픈 일인것 같다.
그 애한테 더 이상 메일을 못 보낼 것 같다.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나 힘든 얘기 위로해달라는 얘기 뿐인데 그런 얘기를 쓰지 못하니 난 아무런 쓸 얘기가 없다.
이래서 난 남녀 사이에 영원한 우정이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결혼하면 모두 쫑나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