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생각은 쓰지 않겠습니다.
구구절절히 울분을 토해보았자 입만 아픕니다. 읽어 보시구요...미안합니다. 괜히 속상하게 해드리는것이 아닌지...
'흥례문' 목수들 울분 (2001.10.29)
흥례문 복원에 참여한 목수 10여명은 지난 26일 밤 11시까지 소주잔을 기울이며 울분을 토했다. 이날 오후의 경복궁 흥례문 낙성식(낙성식·건축물이 완공됐음을 알리는 의식)을 마친 뒤였다. 지난 6년여 고된 노동 끝에 역사에 길이 남을 흥례문을 복원한 이들이 왜 이날 낮부터 성공을 자축하기는커녕,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었을까?
이날 현판 제막식에서 줄을 잡아당기는 명단에는 문화부장관과 국회 문화관광위원들,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서울시 행정부시장, 문화재청장, 종로구청장, 경복궁 관리소장 등 13명 정도가 들어있었다. 하지만 지난 6년 동안 현장을 지키며 나무를 직접 고르고 깎은 목수는 한 사람도 이 명단에 들지 못했다. 심지어 공사 현장 지휘자 역인 도편수 신응수씨도 제외됐다. 식장에 마련한 귀빈용 의자에도 목수 몫은 한 자리도 없었다.
더욱 이들을 분노하게 만든 것은 낙성식 초청장조차 이들에게 전달되지 않았으며, 낙성식을 마친 뒤에도 정부 관계자 누구 하나 “수고했다”는 따듯한 말을 건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어느 목수는 “우리가 돈을 달랬나, 막걸리를 달랬나. 아무리 못배웠어도 이럴 수 있나? 흥례문 복원공사에서 ‘나리’들이 한 게 뭔가?”라며 울먹거리며 서운함을 표했다. 또 다른 목수는 “강릉과 평창, 양양 산골을 발이 부르트도록 돌아다니며 목재를 구해, 먹줄을 치며 다듬은 대가가 이거냐”며 목청을 높였다. 목수들은 이날 낙성식을 마친 뒤 흥례문 아래에서 기념 촬영을 하려고 했으나 “기분이 나지 않는다”며 취소한 채 소주잔만 걸쳤다.
어느 문화재 전문가는 “문을 중시했던 조선 왕조조차도 낙성식에서 목수를 얼마나 후하게 대접했는가는 조선왕조실록만 보아도 알 수 있다”며 전통 분야 장인에 대한 정부의 무성의를 비난했다.
(신형준·문화부기자 hjshi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