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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수능 시험치는날...


BY 고무다라이 2001-11-07

지금쯤 이면 시험치는 아이들...대부분이 전부 입실을 했겠네요...

전 학력고사 출신(?) 입니다...
그때 아픈 기억이 있네요...

매번 우찌 된것이 시험치는 날만 되면 무자게 춥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춥구요...
91년 12월... 시험치기 며칠전부터 날씨가 좀 추웠습니다.

대구에 살던 제 친구 부산에 와서는 날씨 덥다구 가디건 하나만 입고 돌아댕기던날... 지는 무스탕입구 목도리 하고 다녔답니다.
그 정도로 추위를 많이 타던 나...

은근히 시험 치는 날이 걱정이 되었지요.
더군다나, 시험치기 한달 전에 정신 챙겨 죽어라 열심히 공부를 하다 새벽 공기에 감기 걸려 한 일주일 고생하구(여태껏 감기 걸려두 그리 독하게 걸린 적 없었지요.) 난 후라 조심 스러웠답니다.

뭐 우왕청심환 먹구 가면, 안 떨리지만, 잘못하면 계속 잠만 잔다는 말에 감기약두 안 먹구 시험장으로 갔습니다...

날씨가 추우리라 예상하구, 옷을 몇겹을 껴입었지요.
아래엔 내복입고, 바지 입구, 양말 두개 껴신구...
위엔 티입고, 스웨터입구, 오리털 파카입구...
당당하게 시험장으로 향했습니다.
날씨가 별로 안 춥더군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아~ 옷을 많이 입어서 그런가 보군...

시험장에 들어가서 제 자릴 봤더니, 창문 옆이었답니다.
ㅎㅎㅎ 내가 추윌 많이 타는걸 알고 자릴 이리 배치했구나...
그래, 시험 잘 친다...

1교시 국어 시험... 뭐 평소?? 만큼 친것 같았습니다.
사실, 국언 자신이 없기도 하구, 또 다 고만고만한 성적을 가진 아이들인, 조금만 잘 쳐도 합격한다는 생각도 있었지요.

2교시 수학시험... 젤로 자신있는 과목인데, 어쭈구리... 넘 쉽더군요.
다 풀었다는 것 아닙니까? 한문젠가? 모르는것 있더군요...
속으로 붙겠다 붙겟다... 했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었지요. 뭐 밥은 사 갔는데, 입맛이 없더군요.
조금 먹구 앉아서 열심히(?) 영어책을 들여다 봤답니다.

3교시 영어시험...
그런데... 어찌 이런일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해 시험날은 무자게 따뜻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두 햇볕 따뜻하게 들어오지요. 밥은 별로 안 먹었지만, 평소?? 습관으로 잠이 쏟아지더란 말이죠...
두 눈 부릅뜨고 시험치를 쳐다보는데... 글자가 안 보여요...
저... 졸았습니다.
눈 뜨니 십분 남았습니다.
속으로 저를 원망했습니다. 미친* 지금이 무슨 시간이라고 잠을 자냐..하민서...
찍고 찍고...어찌어찌해서 답지를 다 완성했건만, 지가 찍은 것들 다 틀렸습니다.
다시 문제를 보니 전부 쉬운 것이었습니다. 지가 다 아는 문제였습니다...

4교시 과학시험... 지가 제정신으로 시험을 쳤겠습니까?
떨어질 것 분명한데...
걍 문제보구 풀구 잤습니다. 진짜루...

지금이야 수능치고, 점수받구 원서 쓰지만, 저희들은 선지원 후시험이었지요.
그러니 비슷비슷한 실력이 있는 아이들이 모였는데, 걍 끝났습니다.

시험 발표... 크리스마스 이브였습니다.
친하게 지내던 7명중 두명 떨어졌습니다.
그거 알기 전에 놀려구 집 까지 빌렸습니다.(친구 부모님 다른데 가시라도 등 떠밀구) 다 꽝 되었습니다.

태어나서 가장 슬픈 크리스마스 이브였습니다...
대학가면 긴 머리 휘날릴꺼라구 기르던 머리 걍 깎았습니다 대강둥...하구...
울 집 초상 분위기 였습니다.
울 아부지... 저 첨으로 술 취한 모습 봤습니다...

그렇게 한달이 지나고, 후기 시험을 치러 갔습니다.
그런데... 언 넘이 시험지 훔쳐서 연기 되었습니다.
저 시험치고, 합격할 ??까지 울 집 분위기 초상집 분위기 였습니다.

울 부모님... 아직 이 사실 모르십니다. 무자게 미안합디다...
울 아부지... 울 엄마 편찮으셔도 약 한번 안 사오셨는데, 큰 딸 시험쳐야 하는게 감기 걸렸다구 한약꺼정 지어오셨습니다...

만약에 지금 딱 10년만 뒤로 돌아간다면...
저 죽어라 공부하고 싶습니다.
성적이 다는 아니지만, 하지만...
그 성적으로 인해서 조금은 윤택한 삶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네요...

지금 수능 치는 수험생중.. 저 같은 사람은 없었으면 합니다.
울 조카 오늘 시험치는데, 잘 쳤으면 좋겠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