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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글


BY matilda1961 2001-11-07

사후피임약과 여성의 지위

<사후 피임약 시판 허용에 앞선 한 여대생의 시각>

이미 노레보정의 시판 허용 결정은 나왔지만, 사후 피임약 시판 허용 문제가 이슈화되었던 때, 여성 상품화의 남성 중심주의 저질 문화의 산실인 스포츠 신문들은 여성들의 90%가 사후 피임약 시판을 기다린다는 식으로 떠들썩하게 보도한 적이 있다.


사전 피임약도 그래왔듯이 사실 노레보정은 부작용도 많다는 사실, 상호권력 관계가 내포된 차선의 선택이라는 점등에 대해서는 논하려 하지 않는다. 이 약은 기형아 출산확률이 높다는 문제까지 내포하고 있으며 구토, 심근경색증, 불완전 유산, 계류유산 등의 부작용이 있는데 불완전 유산을 방치하면 임신능력의 저하와 불임을 야기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또한 가장 문제시되는 사후 즉 수정된 이후이므로 낙태에 가깝다는 생명 경시 차원의 폐해 지적도 있다. (필자의 생각은 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다면 더 인간적이고 편리하며 건강상의 폐해도 거의 전무한, 콘돔, 정관수술에의 교육과 강조와 남성 경구 피임약의 개발 문제에 대해서는 왜 그리도 조용한 것인가.


근대에 사전 피임약 발명은 여성들의 지위를, 남성들에게 성적으로 종속된 결정력 없는 애 낳는 기계에서 진일보하게 해 주었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현재 노보레정 시판 환영에는 여성들을 자기편의 하에 두려는 또 하나의 어두운 음모도 보인다.


오래 전 외국에서 권력의 형태로 월경을 자의로 결정, 선택할 수 있는 약이 개발되려던 프로젝트가 여성다운 모습, 여성의 의무가 아니라며 반대측에 의해 중지 당했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다. 또한 여성 호르몬제인 여성용 경구 피임약의 존재는 남성 경구 피임약도 개발될 수 있음을 뜻한다. (현재 개발 중이라 하지만)


한 신문에 다르면‘피임 때문에 파트너와 다툰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23%가‘자주' 31%가 '간혹 마찰이 있다'고 답해 커플 절반이상이 피임으로 인한 트러블이 있다고 밝혔다. 또 '그것이 알고 싶다' '낙태' 편의 설문조사에서는 남성들의 80%가 '자신은 피임에 대한 책임을 느끼지 못하며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라고 답했다.


또한 간통죄 합헌에 있어 인권 차원에서 난센스로 치부, 비하하며 자유로운 성에 대한 행복권, 선택권 주장에 소리를 높이는 반대측은 많은 비율이 남성들인 반면, 최소한의 기본적인 자기 몸의 결정권을 박탈당하는 부부간 강간죄 도입 등에도 넌센스라는 명제로 저항한다.


2000년도 성폭력 범죄가'1995년에 비해 60.4%가 증가한 9,775건에 이른다는 우리 현실에서, 한 토론 게시판에는 '사후피임약도 시판되는 마당에 성폭행이 그리 큰 죄가 될 수는 없을 것' 이라는 어느 남학생의 의견도 보인다. 사후피임약의 복용 여부의 책임은 온전히 여성에게만 남게 되므로 남성주도하의 강제된 성관계와 피임과 낙태가 오로지 여성의 책임으로만 전가되는 것이다,


여성부 차관 현정택 님께서 한 강의 중 한탄하신 64개국 중 61위의 여성지위 라는 수치스런 결과가 어떻게 도출된 것인가 하는 것은 서양 남성들은 자발적 피임 실천률과 비교할 때 여기에서도 드러나는 것이다.


어쩌면 사후피임약을 반기는 일부 남성들 중에는 우리 사회에서 노레보의 사용량이 가히 혹은 점점 더 많아지기를 바라는 쪽도 있을 것이다. 여성들은 현대의 성 개방,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는 쾌락문화의 매체들과 김기덕, 마광수 류의 '전 여성의 창녀적 역할 당위와 미화'에 대한 옹호론과 남성들이 미화하는 사이비 페미니즘 분위기에 맞춰, 유치한 여성이 되지 않으려고, 또 참 사랑이라는 허울 아래 성적으론 개방적이 되어야 한다.


그와 동시에 외모적 가치가 최고로 강조되어 눈만 뜨면 시끄럽도록 얼굴과 몸을 뜯어고치고, 건강엔 어떻든지 젊은 여성들의 경우엔 50kg 대가 안되도록 다이어트에 매달려야 당당하고 멋진 여성이라고, '여성에게는 외모는 곧 능력이며 예쁜 여자가 무슨 일이든 잘한다' 라고 떠든다.


동시에 피임은 더욱 여성들에게만 전가하여 건강 상 그리 좋지만은 않을 경구 약을 복용하므로 써 미혼모는 있고 미혼부는(지금 이 순간에도 미혼부란 낱말에 빨강 밑줄이 그어졌다.) 없는 사회에서 아이로 남자를 귀찮게 하거나 매달리지 않는 쿨한 세련된? 여성이 되라며 세뇌한다.


주로 여학생들만을 상대로 낙태 비디오를 보여주며 죄의식을 심어주고 강도 높게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는 동시에 남친과 남편들은 낙태를 강요한다 생리 휴가가 어리광 차원의 불평등한 특권이라는 둥의 커리어 우먼을 요구하지만 아직까지 맞벌이 부부의 90%가 여성만이, 육아와 가사를 전담하고 있다는 통계의 현실과 일맥상통하는 모습이다.


남성들의 편의와 욕망의 기득권에 따라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이 모든 모순된 책임을 강요받고 있는 것이다.


사후 피임약은 현재 여성들에게 유용하고 고마운 것일 수 있지만 언제까지 한 측에서 만의 일방적인 복용 경우나 강요, 타의에 의한 불가피한 필요가 계속 되는 사회는, 인도적으로 보이던 '노레보로 여성이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고 중요시한 바로 그 '자유'의 소중한 가치가 퇴화되는 불평등하고 퇴폐적인 저급한 비 민주주의적 사회일 것이기 때문이다.


비아그라에 열 올릴 것이 아니라 생리통제 라는 이름으로 변변한 약도 개발하고, 여성들이 생리를 부끄러움 없이 편하게 여길 수도 있는, 또 반대로 편하게 자의로 거부할 수도 있는 약, 또 남성 경구 피임약도 발명되어 남용이 아닌 필요할 때 적절히 균형감 있게 쓰여지는 사회 -가 진정 아름다운 사회이며 또한 절실히 필요로 하는 우리 사회의 과제이다.


이는 성에 관한 이중성을 언제까지나 여성의 몫이며 저급 사항으로 치부하며 여성을 소외, 비하하여 남성 패권을 유지하는데 쓰이는 경제와 부패척결, 혹은 청소년 성매매범의 공개가 인권침해니 하며 지적 허울을 쓰고 논의하는 것 보다 더 시급한 과제이다.


평등한 관계의 성과 책임의식, 상호 존중과 피임 교육의 아름다운 성의 개선이 정치, 경제 개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생명과 인류 절반 여성 모두의 정체성과 깊은 상처와 치욕의 행보가 그치느냐 하는 역사의 퇴보와 진보의 핵심과, 또 태아 생명 모두의 직접적이고 본질적인 기본 인권과 행복권이 달려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직 여성의 모성과 여성 몸에 대한 소중함과 권리를 존중받지 못하고, 성에 있어 사회, 윤리적, 신체적, 경제적, 심리적 책임이 일방적으로 한쪽에게만 부과되는 우리 사회에서 신체 부작용도 있으며 완벽한 성공률을 보장하는 것도 아닌 (사후 피임약 제조사 홈페이지에는 사후피임약의 피임실패율이 10~30% 정도라고 나와 있다고 한다.) 노레보는 여성들에게 자유를 선사해줄 선물이라기 보다는 또 하나의 족쇄로 악용될 소지가 많다.


그러므로 나는 바란다. 각종 스포츠 신문이 90%의 여성들이 노레보를 기다린다라는 기사들로 지면을 채우며 여성 입장으로 대면한다는 행색을 하기 보다 여성을 예쁜 성적인형, 섹스머쉰으로 대상화한 변태적 음란 전화 방과 포르노 사이트 광고를 자제하기를.....


또 '채팅으로 만나, 임신된 상대 여성을 목졸라 살해한 고등학생 사건'을 보도함에 있어서 '어린 청소년들이~' 와 '모범 학생이였던 남학생의 보장된 미래가 꺾였다'가 전자로 말해진 뒤 '꽃다운 17 여학생의 목숨이 사라졌다' (kbs9시 뉴스)가 후자로 제시되는 뒤바뀐 순서로 제시되는 것이 아닌 창녀라고 비난하거나 무시와 도망으로 임신한 여성을 내치는 '남성들의 이기주의 철없는 행태 현실'이라는 우리 사회 그 핵심에 다가가 "감히" 용기 있게 고발해주기를.


상대방 존중의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방종이 아닌 절제 있는 성문화를 기본으로 불가피한 사용을 유발하는 성폭행과 데이트 강간이 없는, 또 미혼부와 아버지들의 역할과 책임, 피임과 합의의 교육이 실천되는, 사후 피임약이 남용될 필요가 없는 문화로의 노선을 선택, 나아가는 것이 우리 사회가 성숙하게 철드는 방향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