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람... 겨울은 아직 멀리있는데..
아씨.. 짱나..
음악수준을 좀 높이랬더니 송대관에서 이상한 패티김으로 바꾸고 난리야..
청첩장이 나왔다.
이상한 새두마리가 주둥이를 박치기 하고 있다.
너무나도 외설스럽다.
그는 몇번이나 펼쳤다 접었다를 계속했다.
믿기지가 않나보다.
나 역시 믿기지 않는다.
어릴적부터 점쟁이들말이 시집은 애시당초 글러먹었으니 머리깎고 절에나 들어가라했다한다.
나쁜 점쟁이뇬들... 내손에 잡히면 털을 다 뽑아버릴테다...
청첩장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기분이 이상하다.
줴길... 결혼한 후에 변하면 어떻게 하지?
혹시? 부부싸움하다가 때리는거 아니야?
아냐아냐.. 내가 힘이 더 세니까 그러지는 않겠군.
혹시 주사있는 것 아냐?
혹시 고자는 아닐까? 줴길... 연병...
혹시 변태는 아닐까? 지랄...
막상 결혼날짜가 다가오니 기분이 이상하다.
하루에도 파혼하고 싶은 마음이 열두번이나 든다.
김양이 전화받으라한다.
"여보세요? 엄마?"
"야 이년아! 장롱사러가기로 해놓고 여태 퍼질러 앉아있어? 얼른나와 미친뇬아.."
"엄마는 어떻게 딸한테.. 뚜..뚜..뚜.. 엄마?" 젠장..
외출좀 한다하니 부장놈이 들은척도 안한다.
"들어올 때 부장님 좋아하시는 인절미 사다드릴께요..."
"그래.. 서두르지 말고 잘 다녀와"
김부장의 머리가 오늘따라 유난히 더욱더 번쩍거린다.
축의금 때문에 비굴해지는 내 자신이 싫다.
장롱값이 천차만별이다.
장롱은 동생이 사주기로 했다.
고 앙큼한 뇬이 평생 사람 안될 것 같더니 막상 언니 시집간다고 하니까 뭉치돈을 덥썩 내 놓는 것이다.
오냐오냐... 내 너 시집갈때는 15만원짜리 전자렌지 꼭 사주마...킬킬킬^^
"엄마.. 이거 우아하니 굉장히 이쁘다. 적어도 장롱은 이정도는 돼야지.."
"미친뇬 쥐뿔도 없는게... 동생 등골까지 빼먹은뇬이... 절로 터진입이라고 말은..."
어휴... 도대체 원만한 대화가 통하지 않는 김여사다..
동생의 돈이 뭉치돈이라지만 턱없이 모자른건 사실이다.
겨우 돈에 맞춰 장롱을 장만했다.
침대는 좋은걸로 장만하라 하신다.
침대에 벌러덩 누웠다.
그와의 첫날밤을 생각하니...으흐흑...
작은고추가 맵댔는데.. 캭캭캭...
"미친년 안일어나.. 침대꺼져 얼른 일어나.."
줴길..
더 누워있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 일어났다.. 아쉽다. 쩌~업
엄마가 냉장고를 보러가자한다.
"엄마! 힘들어. 다음에 가자.."
"돼지같은년.. 엄마는 안 힘드냐? 얼른 따라와.."
"엄마! ♬하이마트로 가요♬"
냉장고는 제일 큰걸로 사야지..
"엄마 나 쥐털..."
"그래? 그게 맘에 드니?"
"듬직하니 나랑 딱 어울리잖아.. 그치?"
아무말도 없이 엄마는 등을 돌려 세탁기쪽으로 사라진다. 줴길....
"계산은 뭘로 하시겠습니까?"
"엄마.... 계산하래.."
"그래 얼른 계산해..."
"엄마가 해야지.. 내가 돈이 어딨어?"
"내가 시집가냐? 니가 시집가지?"
"에이씨..."
카드로 계산을 했다.
36개월로 긁었다.
남편이 나중에 이사실을 안다면... 줴길...
엄마가 배신을 할줄이야... 아빠한테 다 일러야지.
"성애야! 이리와봐."
"안봐."
"이년이 눈꾸녁 똑바로 뜨고 안봐"
"어..."
엄마가 가장 큰 티비를 고른다..
"엄마 너무 커... 16인치로 살꺼야.."
"그럴래?"
"전자렌지는?"
"저기 15만원짜리 있네.. 저걸로 할래!"
"그럴래?"
"얘는 모처럼 기분좀 낼려고 했더니.. 알았다.. 돈 굳히고 좋지 뭐..."
"으헤헤.. 엄마는... 티비는 적어도 29인치는 돼야지.. 33인치가 좋으려나? 그리고 전자렌지도 디자인이 어째좀 글타... 호호호.."
"진작 그럴것이지.."
시집한번 가려니 진짜 힘들다..
"엄마 우리 시원한거 하나 먹고 돌아다니자.."
"그래.. 미리 준비좀 할껄 그랬다. 너무 촉박해서 쓰겠니..."
속없는 딸 나 하나이길 망정이지 나같은딸 하나만 더있었으면 우리집은 거덜났을 것이다.
난 절대로 딸 안낳야지...
자꾸 결혼에 대한 설레임보다는 짜증과 후회가 앞선다.
엄마의 낡은구두가 눈에 들어온다.
줴길... 눈물이 날 것 같다.
"엄마! 기분이다.. 내가 엄마 구두하나 사줄게.."
"미친년... 차라리 현금으로줘.."
줴길.. 눈물 취소다... 흘렸던 눈물을 쏙 집어넣었다.
"엄마.. 나 힘들다.. 이제부턴 이모랑 엄마가 다 알아서해.."
"나쁜년..."
차라리 애딸린 홀애비한테 시집갈껄.. 몸만 쑤~욱 들어가게..
인절미를 사들고 부랴부랴 사무실로 들어갔다.
"다녀왔습니다. 부장님 이거요"
김부장의 눈이 번쩍 거린다.
"그래? 좋은 거 많이 샀어?"
"뭐 그렇죠.. 남들하는만큼만 했어요.."
김양이 부러운눈빛으로 쳐다본다.
이년아! 부러워하지 마라.. 죽을맛이다.
앞으로 돈들어갈일이 태산인데...
시댁쪽 예단에 결혼식 비용에... 어휴...
차라리 현금으로 주지... 그럼 기쁜맘으로 양주한잔 때리고 신나게 신혼여행 다녀올텐데...
아! 차라리 남자였으면...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솔직히 지금은 그가 꼴도 보기 싫다.
만나자한다.
바쁘다며 튕겼다.
중요한일이니 꼭 보자한다.
그가 하얀봉투를 내민다.
연애편진가?
흰종이 몇장이 스믈스믈 튀어나온다.
앗... '0'이 몇 개야.. 일십백만십만백만... 하나둘....열.... 백만 곱하기 열?
뭐냐 물었다.
"예단은 서로 안했으면 하는데 성애씨 어머니가 극구 하시겠다 하셔서 좀 넣었어요."
오~예..
"됐어요.. 이런거 신경안쓰셔도 돼요.. 저희도 그정도는 있어요"
약간은 자존심이 상했다.
"아니.. 미안해요.. 내가 말을 잘 못해서... 어머니가 귀한 딸 보내주신것도 고마운데 돈까지 쓰게하시면 안된다고 하셔서.. 그래서 그런거니까... 기분나쁘게 생각말고... 제발요... 성애씨가 안받으면 저 엄마한테 혼나요.."
그가 애절한 눈빛을 보낸다.
정말 애절한 눈빛을 보냈기 때문에 넣은 것이다.
결코 그돈이 탐나서 그런건 절대로 아니다.. 그래! 나 돈독 올랐다.
알았다며 엄마에게 잘 전해드린다했다.
그가 고맙다며 연신 히죽거린다.
나는 무슨복을 타고나서.. 저리도 좋은 사람을 만났을까?
돈 때문에 그런거 절대로 아니다.
봉투를 두 개를 만들었다.
집에 들어갔다.
"엄마! 할말있어"
"돈 없어.."
"엄마는... 자~ 이거.."
@.@ 엄마의 눈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다.
태민씨 말을 그대로 전했다.
"어머머 어쩜 사부인은 이렇게 통이 크다니? 어쩐지 중매쟁이가 시부모가 좋을꺼라 하더니.. 아이고.. 니년이 복이 있으려니까.. 홍홍홍... 잘쓰겠다고 꼭 전해라. 근데 받아도 돼려나?"
"괜찮아.. 내가 잘 말할께... 그리고 이거.."
"뭐야?"
"엄마,아빠한테 미안해.. 시집간다고 엄마아빠한테 부담이나 주고... 얼마 안돼."
"너 어디서 대출받았냐?"
아씨.. 저여자는 왜 저렇게 예리한거야?
그래도 다행이다 삔땅이 아닌 대출이라고 해줘서...킬킬킬^^
"당신은... 성애야 됐다. 너도 쓸 때 많을텐데.. 우린 받은셈 칠테니.. 넣어둬라.."
에이씨. 삔땅친 내손이 너무나도 부끄럽다.
"아빠... 죄송해서..."
"얼른 넣어라. 애비 들어가서 쉰다. 너도 얼른 쉬어라"
에이씨...모냐? 눈물나게...
"자냐?"
"아니.. 엄마 왜?"
"오늘 우리딸하고 같이 잘려고 그러지.."
엄마도 말은 맨날 모나게 해도 막상 시집보내려니 많이 섭섭했나보다.
엄마가 내손을 꼭 잡는다.
아주 꼬~옥 잡는다.. 아씨.. 아파...
손을 슬그머니 풀었다.
젠장.. 손에 쥐내렸잖아...
"엄마!"
"......."
"엄마!"
"드르렁..."
아씨.. 뭐 이러냐?
돼지같이 금새 잠들고....
아씨 잠이안온다.
오백만원으로 뭘하지? 맥도날들에 갈까? ^^;;;;;;;;;
엄마의 코고는 소리 때문에 잠을 잘수가 없다.
콧구멍에 손을 집어넣었다.
아씨... 디라... 코딱지.. 줴길...
잠이 안온다.
오백만원... 으흐흐.. 오백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