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소설을 읽다가 이런 구절을 발견했다.
"어릴 때 내게 사치라는 것은 모피코트나 긴 드레스, 혹은 바닷가의 별장 같은 것을 의미했다. 조금 자라서는 지성적인 삶을 사는 게 사치라고 믿었다.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한 남자. 혹은 한 여자에게 사랑의 열정을 느끼며 사는 것이 사치가 아닐까."
나는 이 작가의 글에 공감한다. 남자를 사랑할 수 있는 열정도 여유에서 나오고, 그것은 결국 사치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람에게는 연애나 로맨스는 분명 사치스러운 꿈에 불과하다.
이미 볼 장 다 본 남편과 의무뿐인 자녀교육...사랑이 없으면 이 모든 일들은 힘들어진다. 남편을 남자로 느끼며 살아가는 여자는 행복한 여자다. 남편 앞에서 여전히 두근거리고, 설레이며, 그를 잃지 않으려고 애쓰며, 그를 영원한 애인으로 삼을 수 있는 여자는 행복하다.
남편 아닌 다른 남자에게라도 열정을 느낀다면, 그 여자도 행복한 여자다. 가장 슬픈 것은 그 어떤 좋은 남자를 봐도 그 어떤 열정이나, 감정도 느낄 수 없는 상태일 것이다. 그것은 곧 죽음과도 같은 것이다. 남녀간의 섹스는 삶을 확인하고자 하는 열정에서 나오는 거니까...
여자에게 남자란 무엇일까?
기대고 의지할 상대? 쾌락을 나눌 파트너? 아이 아버지? 경제적 책임자? 귀챦고 성가신 존재? 죽이고 싶도록 미운 사람? 유쾌한 말상대? 아니면 스쳐가는 바람? 돈과 지위를 가진 권위자? 아님, 한 집에서 이유없이 붙어 지내는 형제같은 존재? 말이 통하는 동료? 보살펴줘야할 어린애? 성질 나쁜 폭군? 아버지같은 사람? 보기만 해도 좋은 사람?
이 갖가지의 남자들이 존재하면서 여자를 울리고 기쁘게 하는데, 분명한 건 사랑은 도덕이 아니라는 것...그리고 그 정체는 무분별한 열정이라는 것. 통제가 되는 감정은 사랑이 아니다.
여자에게 좋은 남자만 많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