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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이런 일이..


BY 박 라일락 2001-11-26


  꼭 작년 이맘때인 것 같구려..

  무르익어가는 가을의 끝자락을 뿌리칠 쯤 이던가..

  초연의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하면서..

  이 뇨자가 태어나서 가장 비싼 커피를 마셨던 기억이...

  얼마짜리의 커피였는데 하고 묻지 마시고 

  이 뇨자의 얼팡했었던  그 날의 얘기를 좀 들어 보시구려..


  거래처 한분이 강원도 볼일이 있어서 가는 길목인데..

  영덕에서 잠시 머물고 있으니 커피나 한잔하자면서 전화가 왔더구려..

  만날 시간약속을 하고 막 길을 나서는데..

  마침 가게 손님이 들어오시고..

  그래서 시간이 약간 지연되었다 아님입니까?

  허겁지겁 영덕에 도착하여 약속한 다방엘 가니 

  차를 주차시킬 곳이 마땅하지 않더이다..

  잔머리 굴린 이 뇨자..

  다방 옆에 있는 농협은행 건물 주차장에 차를 몰래 살짝...

  당연히 뒤도 안 돌아 보고 줄행랑~~~~~~~~~~

  그야 물론 은행 볼일이 아니면 주차는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다방에서 따끈한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거래처님과 이런 저런 세상사 돌아가는 얘기를 했지요.

  아~~~

  커피한잔을 얻어 마시는 시간은 어느새 한 시간 넘게 훌쩍 지나갔고.. 

  우린 훗날 새벽 어판 장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해어졌답니다.

  그라고 차를 주차 시킨 농협 주차장으로 왔더랍니다.

  차에 시동을 거는데 농협직원이 헐래 벌래 뛰어나와서
 
  이 뇨자를 못 가게 길을 가로 막고 좀 보자고 하네요.

 “왜요?”

  이 은행에 예금하지 않고 차를 주차시켜서 그러냐고 따지고 들었지요.

  그랬더니 그 은행직원 그게 아니라고..

  이 뇨자 차 뒤 쪽을 좀 보라고 하네요.

 “옴마야!

  누가 내차 뒤편을 이렇게 흉하게 만들었담? “

 “당신 차 뒤 똥구멍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지점장 차..무쏘 옆구리를 좀 봐요. 쯧 쯧 쯧..”

 “응... 이차 왜 그래?”

  아 글쎄다..

  지점장 차 무쏘 옆구리 문짝이 푹 들어 가 꼴불견을 하고 있었으니..

  어찌하여 이렇게 되었나 싶어서 이 뇨자 두 눈이 휘 둥그렇게 커지고..

  자초지초 그 분의 설명에 의하면..

  주인 없는 차가 스스로 후진을 하더니 

  하늘 터지는 소리로 꽝! !!!! 

  가만히 얌전하게 잘있는 지점장 차에게 가서 한 방 쥐어박아 버리더라나..

  그런데 차가 사고 난 것이 문제가 아니고..

  더 큰 황당한 일이 벌어 졌으니..

  이 뇨자 차가 농협 들어오는 정문을 가로로 딱 가로 막았으니..

  주차장 안에 있는 차들이 은행 볼일 다보고 나기지도 못하고

  또 은행 볼일 보러 온 차는 들어오지도 못하고..

  모두가 오동나무에 거려서 꼼짝을 못하여 발을 동동 굴리고 있었으니..

  누가 했는지는 몰라도 경찰서에 신고를 해서랑 경찰 백차가 출두를 하고..

  백차가 사이렌을 불면서 차주를 찾는다고 야단 방구 통이 벌어졌으니.. 

  으흐흐흐...

  한 시간가까이 경찰과 농협직원들 사이서 이 뇨자 차 땜에 땀을 뻘뻘...  

  결국 많은 인원이 동원되어서 차를 제 자리에 원상복귀 했다고 하네요..


  아마..

  약속 시간에 쫓긴 이 뇨자가 급히 내리면서 

  기아를 중립상태에서 제동장치도 올리지 않고 

  차키만 빼가지고 그 냥 내렸나 봐요. 

  14년 넘게 운전을 했으면서도 그런 실수를 하는 꼴이 웃습기만 하고.. 


  다방에서 커피마시면서 한 시간 넘게 죽치고 있었던 

  그 순간에 어찌 그런 일이...

  그래서 그 다음 어찌 되었냐고요?

  마침 그 농협 지정장이 이 뇨자와 넘 잘 아는 분이시라..

  허허허허,,,웃고 해결 잘 되었답니다..


  차 고치는 거...

  지정장 차 수리비 거금 125,000원..

  나의 차 수리비도 그 버금했으니...

  그 날..

  공짜로 얻어 마신 커피 한잔 값이 자그마치..

  구리 알 같은 거금 250,000원을 홀라당..

  당연히 이 뇨자의 실수이니, 나의 주머니에서 나왔답니다..

  지금은 다 지나간 추억담의 이야기로 남았지만..

  그 당시 공중분해 시킨 그 황금 땜에 

  넘 아까워서 며칠 밤 뜬 눈으로

  이 뇨자 눈물로 세월을 보냈더랍니다...


  그 황금으로 화장품을 구입했으면 

  스킨과 로션이 도체 몇 병인데...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