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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주류의 반란,,,교원정년 연장을 보며...


BY ljoy2k 2001-11-28

......... " 한나라당의 惡手 (프레시안 에서...)

10.25 재.보선후 잘 나가던 한나라당이 얼마 전 ‘악수(惡手)’를 두었다.
교원 정년을 62세에서 63세로 한 살 연장했다가 여론의 거센 저항에 부딪친 것이다.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손을 잡고 국회 교육위에서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기분좋게 ‘여소야대’의 위력을 과시했다. 그동안 교원정년 연장을 주장해온 교원단체총연합회 등 ‘교육계 주류(MainStream)’의 민원을 들어준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예기치 못한 쪽으로 흘러갔다.

여론이 살벌하게 돌아갔다.
MBC가 한국갤럽과 손잡고 전국 1천1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2.6%가 “정년연장은 잘못된 일”이라며 “교원정년 연장은 당리당략에 의한 결정으로 본다”고 답했다.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잘못된 정책 바로잡기”라는 주장에 동조한 이는 12.8%에 불과했다.
한국일보가 한국통신엠닷컴과 공동조사한 결과는 더욱 삼엄해, 응답자의 70.8%가 교원정년 연장에 반대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한나라당 수뇌부는 크게 당황해하기 시작했다.
이회창 총재가 러시아를 방문하는 와중에 터진 만큼 수뇌부는 오는 29일 이총재 귀국후 처리하자는 측과, 귀국전에 처리하자는 쪽으로 나뉘어 하루에도 몇 차례나 ‘강행’과 ‘유보’ 사이를 오갈 정도로 갈팡질팡하고 있다.

왜 이런 사태가 발발했나.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몇몇 이익집단에게 발목이 잡힌 셈”이라고 지도부의 안일함을 성토했다. “교직원 사회의 세대교체를 원하는 학부모 전체여론을 읽지 못하고 교원단체 수뇌부들의 말만 듣고 밀어붙이다가 뒤탈이 난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런 분석만으로는 명쾌한 답이 못된다. 이번 사태에는 그 이상의 중차대한 함의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의 주류는 우리편"이라는 착각

한나라당은 그동안 “한국사회의 주류는 우리편”이라고 자신해왔다.
한국사회에서 주류, 즉 메인스트림(MainStream)이라 함은 권력과 부, 명예를 움켜쥔 파워집단, 오피니언 리더들을 가리킨다. 한나라당은 이들이 DJ식 개혁에 염증을 느끼고 있으며, 따라서 ‘안티DJ’를 주장하는 자신들을 전폭 지지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들은 지난 10.25 재.보궐 선거에서의 한나라당 압승이 이를 입증해주는 산 증거라 말해왔고, 내년말 대통령선거에서의 정권탈환을 자신해왔다.

교육계의 오피니언 리더라 불리는 교장 등의 강한 불만을 사온 교원정년 연장도 이같은 주류의 입장 대변 차원에서 한나라당이 선거승리후 가장 먼저 칼을 빼어든 야심작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예기치 못한 쪽으로 흘러갔다. 일반 학부모들뿐 아니라 한나라당의 지지기반이라 여겨왔던 강남의 내로라하는 중.상류층 학부모들도 일제히 한나라당 조처에 강력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한나라당이 크게 당혹한 것은 바로 이 대목이었다. 자신들의 지지기반이라 여겼던 중.상류층의 생각을 잘못 읽고 있었다는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다. 어찌 이런 일이?

이번 사태는 한나라당이 몇몇 이익집단의 로비에 넘어갔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우리사회 주류집단 내부에 일고 있는 ‘거대한 변화’를 못 읽고 있기에 발생한 일대 사건이었다.
흔히들 우리 사회에서 ‘주류’ 하면 보수적 이익집단, 반공적 이데올로기, 정경유착 등을 떠올린다. 그러나 실제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렇게 간단치 않다.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무장한 '신 주류'의 출현

‘구 주류(Old MainStream)’는 실제로 기존 통념과 상당부분 흡사하다. 그러나 이들 구 주류와 여러 모로 대비된다는 측면에서 ‘신 주류(New MainStream)’라 부를 수 있는 새로운 오피니언 리더들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현재 산업계, 관료계, 학계, 언론계 등 거의 모든 사회부문의 허리들은 40대와 30대 후반이 맡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70~80년대 대학시절 유신시대와 신군부 통치시절을 경험하며, 구시대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몇 가지 가치관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능력보다는 지연. 학연. 혈연이 중시되는 사회와 정경유착 같은 축재방식에 대한 환멸감, 북한에 대한 탈냉전적 공동체 의식, 교육등 각 부문을 지배하고 있는 관료주의 행태에 대한 거부감, 지역주의와 권위주의에 찌들은 정치에 대한 환멸, 환경 등 새로운 가치체계에 대한 높은 이해 등등.
이런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무장한 세력들이
지금 우리사회의 허리 부문을 담당하고 있으며,
그 결과 기존의 주류 통념을 뒤엎는

신주류의 반란이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