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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시를 무척 좋아했었어요.


BY 하이디 2001-11-30

이렇게 해가 질 무렵에는 내가 마치 시인이라도 된듯, 차분하게 앉아 무언가를 적고 싶어집니다. 예전에 꿈 많고, 시간도 많을 무렵엔 시노트를 근사하게 꾸며 틈틈이 꺼내어 보곤 했었지요. 살다가 지친 어느 날에도 문득 옛날 생각하며 시집이 읽고파서 퇴근길 서점에서 한참을 고르다 아주 서정적인 시집을 하나 골랐었는데, 다음날 직장에서 제가 그 시집을 읽는 걸 보신 원장님께서... (제가 그땐 애견미용을 하고 있었지요.) "난 어떤 한심한 사람들이 시를 읽나 했더니 미용사가 읽는군요!" 하시지뭐예요... ㅠ_ㅠ 하지만, 저는 부끄럽지 않았었어요. 난 아름다운 글속에 포~~옥 빠져 있었거든요. 아직도 풍경 좋은 곳에 가든지, 마음이 여유롭고 평화로울때라든지 그럴땐 시상이 마구마구 떠오를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애들 키우느라 예쁜 단어들을 모두 잊은지 오래라... 지금은 이렇게 소리만 지르는 아줌마가 되었답니다. 밥솥을 눌러놓고, 애들이 학원에서 오길 기다리면서 (솔직히 더 있다 왔으면..하면서) 몇자 적어봤답니다. 반가웠어요. 스타리님! 그리고 진작 들어와 볼걸..하는 아쉬움도 있구요. 이렇게 좋은 우리의 공간을 만드신 스타리님이 부러버요!!! 마구마구!!! 그럼, 시상이 떠오를때 또 만납시다! 그리고 외로울때나 기쁠때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