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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석에서 맞는 10번째 겨울...


BY 하이디 2001-12-02

마석... 어느날 갑자기 남편이 회사관사가 비었다고 그리로 이살 가자길래... 마석이란 이름을 처음 들어봤지요. 어릴적부터 청평은 자주 놀러 다녔었는데 마석이란 곳이 그 중간에 있는줄은 몰랐었거든요. 게다가, 우리도 이삿짐 운전하는 아저씨도 마석은 처음이라 길을 잘못 들어서서 이삿짐을 싣고, 천마산 밑의 외진 동네까지 들어갔었지요. 아저씨가 안되었다는듯이... "아줌마 여기서 어떻게 살래요?" 하지만, 그나마 조금 아랫동네에서 집을 찾아 짐을 내리고... 한동안 마치 방가로에서 자는듯한 착각속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했었지요. 서울에서 삼십년을 넘게 살아서 창만 열면 온통 벽돌색 집밖에 볼수가 없었었는데 여기오니 집앞은 논이고, 집뒤는 산이고 넓은 마당엔 상추도 심을수 있었고 (이사온 해는 그 상추에 삼겹살을 하도 먹어서 나도 삼겹살이 되고 말았지요.) 눈만 들면, 멀지 않은 산의 푸르름에 가슴이 시원해졌었지요. 광화문이 고향인 남편은 늘 맑은 공기를 원하고 또 원했었는데 그 원을 풀었고 저도 이제 나이를 먹어가는 탓인지, 그 맑은 공기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것 같아요. 막연히 호두가 다른 나라 열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좀 희한하게 생겼으니..) 여기 와서보니 푸르고 동그런 열매속에 단단한 호두가 있더군요. ㅎㅎㅎ 애들은 맘껏 뛰어놀았고.. 집근처엔 차도 별로 없었고... 이곳에서 십년을 살다보니... 어느날 나가보니 우리가 아직도 무를 뽑지 않고 두었던 집앞의 밭이 모두 갈아엎어져 있었고, 컨테이너 박스들이 자릴 차지하고 있었지요. 현장 사무실이라던가... 바로 집앞에 아파트 단지가 지어지고 있답니다. 이제 맑은 공기의 시절도 우리와는 좀 멀어졌지만, 여기서 좀 들어가 있는 별빛마을엔 아직 맑고 푸른 공기가 상큼하겠지요. 우리 쌍둥이 아이들이 돌을 지내고 여길 와서 어느덧 육학년이 되어 갑니다. 큰아인 벌써 중3이 되는군요. 마석의 겨울은 춥답니다. 집앞에 논이 있을적엔 그 논길을 걸어 시내엘 나갈때 얼마나 바람이 쌩쌩 부는지, 귀가 제대로 붙어있는지조차도 의심스러웠지요. 이 겨울에도 아파트를 짓는 공사장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답니다. 하지만, 아직도 멀지 않은 곳에 그다지 높지 않은 산들이 많고 사람들도 정답고, 조금만 나서면 분위기 좋은 까페도 많은... 우리 아이들의 제2의 고향인 이곳이 정겹게 느껴집니다. 스타리님! 딸아이 생일잔치는 잘 하셨지요? 스타리님의 솜씨로 보아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아마 딸아이가 크게 만족하고 감격을 했을것 같네요! ^&^ 별빛마을만큼은 못하지만, 저도 마석우리의 이야기를 좀 적어봤답니다. ^_^;; 오늘 주일 잘 보내셨지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