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사한 카페에서 젊은 연인들이 마시는 커피보다 당신이 자판기에서 뽑아 준 커피가 더 향기롭습니다 술자리에서 피우는 담배보다 식사 후에 당신이 건내는 냉수 한 잔이 더 맛있습니다 모피코트를 입은 사모님보다 무릎이 튀어나온 츄리닝을 입은 당신이 더 아름답습니다 갈비찜을 잘 만드는 일류 요리사보다 라면을 푸짐하게 끓이는 당신이 더 위대합니다 허리가 으스러지도록 껴앉는 젊은 연인보다 오늘 하루도 수고하라며 도시락을 내미는 당신의 손이 더 뜨겁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값싸게 내뱉는 일회적 사랑보다 늘 머리를 긁적이며 미소를 짓는 당신이 더 영원합니다 괜찮다, 이 정도는 괜찮다, 하면서 결국엔 응급실로 실려 간 당신의 고집이 더 감사합니다 낡을 대로 낡은 청바지를 입다가 그만 찢어졌는데도 요즘은 찢어진 청바지가 유행이라며 피식, 웃고 마는 당신의 가난이 더 위대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은 바로 나와 함께 늙어 가는 소중한 당신입니다. (글카피) 오늘은 행복 내일은 몰라요 연희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