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라 그런지 왠 모임이 그리도 많은지...
며칠전 친구들과 약속이 있어서 외출할 일이 있었답니다.
아침에 부지런떨면서, 집안청소를 마친후, 거울앞에 앉아서 얼굴에 페인트칠도 하고,
짝자기 눈썹이 안되려고 눈알도 꿈적이지 않고서 열심히 그렸답니다.
나중에 점심먹을때 루즈가 지워지거나 말거나, 아주 정성스럽게 바르고 덧바르고...
그날의 일기예보를 보니 딥다 춥다고 해서 오리털 부숭부숭 들어있는 두툼한 검정스커트에
롱부츠까정 챙겨신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했습니다.
터미널 가는 좌석버스가 저만치 신호에 걸려있는것이 보였습니다.
......... 저버스가 여기쯤 설까??....아녀~~ 저위에 설지도 몰라..
아무래도 난 상관이 없었습니다.
어느방향으로든, 아줌마 자세로 뛸준비는 하고 있었으니까요..
버스를 올라타고보니, 달랑 네사람!
띄엄띄엄 웬수진 사람들처럼 창밖만 내다보는 모습이 너무나도 재미없어서
전 기사님 바로 뒷자리에 앉았답니다.
두어정거장쯤 갔을때였을까요??
신호가 노란불로 바뀌려는 순간!
급히 사거리를 통과해 버리는 우리의 기사님이 우찌나 멋져 보이던지....아자~! 통과~!!
그순간의 내기분을 눈치라도 쳇는지, 기사님이 으스데면서 말을 걸더군요~
"내차앞에 1111 번 버스 있잖아요??...."
"............"
아무도 대꾸 없습니다..
"그차가 말예요~ 수신호를 보내줘서 얼른따라 넘었어요.."
"..............."
에구 글쎄~~ 이쁜건 알아갖구 자꾸만 말을시키는거 아니겠어요? ㅋㅋㅋㅋ
그런데, 사람들이 어쩜 그렇게 매정하게도 대꾸한마디를 안해주는거죠?
그렇다면 그 기사님이 너무나 서먹서먹한거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우리의 기사님~! 줄기차게 말을 잇더군요..
"아~! 내가 설라구 했는데, 저차가 창밖으로 손을 내밀면서 자기옆으로 따라붙으라구 해주는 바람에...신호받아 넘긴건데......."
이번에도 누구도 대꾸를 안해준다면, 그아자씨 얼마나 무안하겠어요?? 안그래요?
에이~~! 할수없이 이 배려심깊은 여인이 거들고 나섰답니다..
"어머~!...그래서 그렇게 밟으신거군요~~ ㅎㅎㅎ
참 잘하셨어요~~ 그렇지 않아두 전 터미널에 11시까지 도착해야 하는데..호호호호~~"
그런데 그 기사님의 응답내용이~!.....
"응~! 알았어...뒤차 최기사도 지금 시간이 벌어져서.. 급하게 따라붙나봐요....어..형 끊어~~!"
시상에~~~~~
이제까지 한말이 자기네 기사들끼리 이어폰끼고 통화중이었지 뭡니까??
정말이지 낯짝을 들고 앉아 있을 수 가 없을정도로 무안하고, 쑥스럽고
그때의 내 난처한 얼굴을 짐작하실 수 있으세요?
오지랖 넓은 이 아지매의 얼굴을, 실실 웃으면서 백미러를 통해 힐끔힐끔 쳐다보는,
그 신호위반의 기사님이 우찌나 미워보이던지...
그날따라 터미날가는길이 왜그리 먼겁니까???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