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대통*은 없다' - 인물비평서
한국식 대쪽의 8도 고향론
...내가 정작 놀랬던 건 1997년 대선을 겨냥해 발간된 이회창 후보의 홍보용 책자 <가슴에 따뜻한 사람 이회창 이야기>에 적시된 그의 프로필에 있었다. 고향과 관련해 프로필을 제작할 경우 보통 출신지 정도를 밝히는 게 일반적이나 그는 달랐다.
"1935년 황해도 서흥 출생, 고향은 충남 예산, 외가는 전라도 담양, 처가는 경남 산청!"
이게 그의 고향과 관련된 프로필이다. 출생에 고향에, 더 나아가 외가와 처가에 이르기까지 그의 연고주의는 이처럼 일반의 상식을 넘어서는 것이다.
대구는 정치적 고향, 부산은 마음의 고향
이회창 총재에게 한 가지 제안하고 싶은 게 있다.
연고주의가 그리도 좋거든 아예 적극적으로 치고 들어가시길 바란다. 어차피 홍보하고 싶어 그러시는 것 같은데 화끈하게 밀고 나가시는 게 좋을 듯하다. 혹시 차기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시거든 다음과 같은 프로필을 참고로 유익하게 활용하시길 바란다.
"황해도 서흥은 태어난 고향, 충남 예산은 선조 대대로의 고향, 전남 담양은 어머니 고향, 경남 산청은 아내의 고향, 대구는 정치적 고향, 부산은 마음의 고향, 서울은 한때의 고향, 전주는 나의 본관(전주 이씨)이 서려 있는 고향. 고로 'KBS 6시 내고향'에 등장하는 고향은 다 내 고향(?)."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한 한마디 지적하고 넘어가겠다. '서울은 한때의 고향'이라고 표현했던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건 다음 장에서 적나라하게 설명할 것이다.
'대구는 정치적 고향'이요, 부산은 '마음의 고향'이라는 말 역시 내가 급조해낸 말이아니다. 이 총재가 이미 다 했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