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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푸념좀 들어주세요.


BY imy33 2002-01-22

예정일을 일주일 남겨놓고 있는 예비엄마예요. 아무 얘기나 쓰라고 했는데..이글을 읽고 있는 선배님들은 임신기간 남편과의 관계가 어떠셨는지요? 연애때부터 너무나 자상한 오빠같은 사람이어서 주위 친구들에게도 참 많은 부러움을 받았죠. 결혼해서도 변함없는 모습이었구요. 근데 임신을 하고 나서부터 -부부관계가 소원해진 탓인지- 저희남편은 프리랜서라서 정상퇴근시간이 없걸랑요. 임신전엔 불시에 초저녁에 메실주 사들고 퇴근해서 분위기도 잡곤 하던 사람이었는데 완전 일에 치어 사는 사람처럼 10시 11시가 기본이 됐답니다.
그여자네 집 보셨죠.드라마요. 영채랑 준희와의 애틋한 사랑을 보며
우리 연애하던때 생각하며 혼자 얼마나 베게를 적셨는지...
제가 8개월까지 직장을 다녔거든요. 남편은 아무리 맞벌이라도 제가 시키지 않는한 살림엔 절대 손 안대는 사람이예요.
맞벌이 해보신분 계셔요? 그게 얼마나 여자에게 힘든일인지 아실거예요.시어머니는 하는일없이 바쁜분이시라 결혼 2년동안 그 흔한 김치한번 담궈다 주신다거나 밑반찬 한번 해다주시지 않고..친정엄마는 직장생활만도 벅차하시니까 뭐 해달란 소리도 못하고..쉬는날엔 거의 김치담그는 걸로 하루를 보냈죠.남편이 도시락까지 쌌기 때문에 김치랑 밑반찬이 금새 없어졌거든요.
그래도 임신하면 좀 틀려질줄 알았더니-주위 남편들보면 임신초기땐
설겆이라도 맡아서 한다고 하데요?- 왕처럼 떡 하니 군림하는 모습이란..우리남편 굉장한 게임광이거든요. 한번 컴퓨터 앞에 앉으면 일어날 생각을 안해요. 전 사실 살림안도와 줘도 퇴근하면 말상대 해주고
애기 동화책이라도 읽어주는 남편으로서의 자세만 되어 줘도 암말안했을 거예요.거의 잘때만 제 곁으로 오더군요.
몸이 힘든건 둘째치고 너무 서럽고 얄미워서 일주일에 서너번은 기본으로 울고 싸우고..그래서 지금까지 왔답니다.
엊그제도 싸웠죠. 제가 뭘좀 집어 던졌거든요? 좀 놀랐는지 아직은 군기가 잡혀있더군요. 하지만 작심하루도 안되는 사람이 뭐 오래가겠어요? 저희 남편 너무 심하지 않나요? 너무 화가날땐 이혼까지 생각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