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쨔식........소설 쓰고있네


BY 나의복숭 2002-02-07

며칠있으면 군에 입대한 아들이 제대를 한다.
2년여前
빽좋고 끗빨 센 사람 아들은
잘도 빠져나간다는 군대를
억울해하며 울면서 보낸날이 어제 같은데
벌써 제대라니...
세월이 참 빠르기도 하다.

쳐다만봐도 흐뭇하고 좋기만했든 아들.
그 아들이 입대하고 보내온 먼지투성이의 옷을 받아들고
아무도 없는 방 한구석에 들어가서 얼마나 울었든가?
지옥같은 훈련후 5분 대기조로 최전방에 배치된걸알고
금방이라도 전쟁이 날것같은 불안감에 얼마나 가슴 졸였으며
지들은 국방부 소모품이라고 너스레를 떠는 소릴
얼마나 마음 아프게 들었든가?

그런 저런 가슴아픈 사연은 인제 아들이 힘들때마다
단골로 도마에 오르는 추억의 레프토리가 되겠지.
치워도 치워도 쌓이는 강원도의 눈이 몸써리가 난다며
동해쪽으론 오줌도 누기 싫다든 넘이지만
그러나 좀만 있으면 그 시절이 그리워질게 틀림없다.
추억이란 원래 힘들게 보내면 더 그리워지는법이니까..

'어머니 제대 기념으로 뭘 해드릴까요?'
얼마전 말년병장으로 마지막 휴가왔을때 아들넘이 물었다.
지가 뭔 돈이 있다고...엎드려 절 받기지.
'암것도 필요없다. 보나 안보나 내 호주머니서
나갈돈. 관둬라'
'에이 그러지마시고요 제대 기념으로 어머니께
뭐 하나 해드릴게요'
아주 자신있게 말하는게 조금은 미심쩍었지만
밑쪄봐야 본전이지...ㅎㅎㅎ
그래서 싱겁한 아들에게 싱겁한 어미가 가세를 했다.
'얼마정도 예산하는데?'
'일단은 말해보시라니까요. 제가 사드릴께요'
대한민국 육군 쫄따구로 내일 모레 제대하는넘이
뭔 돈이 있으랴.
휴가올때마다 어미 쌈지돈 꼬불셔놓은거
뺏아가기 바빴든 넘인데...
'에이 봐줬다. 피자한판! 니가 뭔 돈있다고..'
'먹는거 말고요. 옷 한벌 사드릴까요?'
아이구 이넘이 옷 한벌값이 뉘집 얼라 사탕값인줄
아는갑다.
'관둬라 임마'

귀대전날
아들넘이 통장 하나와 도장을 슬그머니 내앞으로 내밀었다.
'어머니. 돈 찾아서 하고싶은거 하세요'
갑자기 간이 콩알만 해졌다.
아무리 돈 좋아하는 어미지만 아들넘이 통장을 내미니...
'너 은행 털었냐?'
농을 하며 건네 받긴 했는데...
사실은 무지 불안했다.
26개월동안 지말마따나 국방부 소모품이 뭔 몫돈이
있을껀가?
심장이 벌떡 벌떡 뛰는걸 눈치 안채게 가라앉히고
통장을 확인하니 분명 아들넘 이름은 맞는데...
일.십. 백. 천......
아이구
삼십 7만 몇천원이나 된다.

'어머니. 제가 군에서 받은 월급 한푼도 안쓰고
모은겁니다. 함 보세요'
진짜로 몇천원짜리 입금에서 시작하여 어느달은
만원이고 또 조금 올라서 만 3천원.....
한달도 거르지 않는채 고스란히 액수가 찍혀있었다.
가슴이 찌르르 했다.
'왜 그동안 안찾아썼니? 어미한테 잔소리 안듣고
이돈 찾아쓰지'
돈줄때마다 이 어미는 얼마나 생색내며
아껴쓰라 마르고 닮토록 잔소리를 했든가?

아들 설명을 듣고....
그만 또 눈물이 핑그레 나왔다.
훈병시절 죽을거 같드란다.
해도 해도 끝없고 끝없는 괴로운 훈련.
그 죽을거같든 지옥훈련을 하면서
떠오르든 얼글은 어미였단다.
군에서 괴로울땐 본능적으로 어머니가 제일 먼저
떠오르지 여자친구나 연인은 아니란다.
목숨과 바꿀 정도로 괴로운 훈련끝에 받는
몇푼의 돈을 도저히 쓸수가 없었고
이돈 만큼은 모아서 제대할때 지를 낳아주고 길러준
어머니께 꼭 드리고 싶었단다.
남 과 북이 대치한 상태를 피부로 느낄수있는
최전방 근무라 살아 돌아간다는 기약은 없지만
그래도 꼭 살아돌아가서 어머니께 전해드릴 희망으로
지옥같은 훈련을 이를 악물고 참았단다.
가슴 뭉클한 감동뒤에 오는 눈물을 감출려고
어미가 한말.
쨔식....소설 쓰고 있네.

아들의 피같은 돈을 내가 어찌 쓸수 있으랴.
이 통장에 조금씩 돈을 더 모아서
먼 훗날 아들이 힘들때있슴 그때 슬그머니 내놓아야지...
내가 가슴 뭉클한 감동으로 이돈을 받았듯이
내 아들도 가슴뭉클한 감동으로 받도록 해줘야지.
인생은 돌고 도니까...
아들아. 고맙다. 그리고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