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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후반에 이런 느낌이 올 줄 알았나?


BY 보랏빛 희망 2002-02-19

내 나이 이제 막 30대 후반에 접어 들었다.
가정 형편상이었을까..
아니..그렇게까지 쪼들리지 않았지만..
내가 욕심 부렸으면 대학도 가고 다 했을 법 한데..
난 공부를 잘했다.
근데 천성이 약해서인지 홀어머니에 동생들이 줄줄이..
또 하나 있는 오빠와 엄마가 고생하시는 것이 안되어
난 여상을 갔던 것 같다.

제법 운도 따라 취직도 잘했고 돈도 제법 저축하며 룰루 랄라..
생활을 했던 것 같다.
이제 결혼하고 아이 둘 낳고 남편 바라보며 아이들 키우며..
친구 한번 제대로 만나 보지 못하고 삶에 뭍여 생활한지 10여년 세월이다.

내 나이 40대에 뭔가 하고 싶어 적성에 맞는 일을 찾기고 했다.
남편이 쉬고 싶다고 말할때..
그래.. 이제 내가 자기 먹여 살려 보지.. 이런 말을 감히 할 수 있는 아내가 되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하다 우연한 기회에 라디오 방송을 듣게 되었다.
아니 우리 아이들 공부를 지도 하다 보니 (학원비라도 절약 할려구 시작했다)티브도 켤 수가 없었다.
그래서 라디오를 듣게 되었던 같다.

녀석들이 공부하면 나도 책을 펴고.. 녀석들이 만화 보는 시간 난 청소하고 이렇게 컴에 앉아 자료도 찾고 내 일을 만들며 스스로 즐기는 시간을 갖기 시작했다.
때론 헤드폰 쓰고 의자에 기대 앉아 눈을 감고 있어도 보구..
녀석들 식탁에 앉아 문제 풀때 나도 시집을 읽고 ... 그런 생활이 연속이었다.

나 스스로에게도 대견했다.
답답함.. 그런 생각 없이 버텨주는 내가.. 정말.. 대견했다.
난..나만을 위한 삶의 포기...그런 포기하는 연습을 미리 했기 때문이었으리라..

암튼 내 살아가는 일상을 라디오에 보내기 시작했다.
주재가 주어지면 거기에 맞는 에피소드도 적구..
무슨 기획 특집이 있으면 거기에 맞는 저 가슴 밑 바닥에 감춰진 것들을 꺼내어 보내기도 했다.
이러타할 상품을 받으니 기분도 좋고..우리 가게에 보탬이 되니...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
내가 아무 재주도 없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끼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차츰 깨우치게 되었다.

도서관에 가서 글짓기 책들을 수없이 빌러와 아이들과 함께 읽기도 했다.
눈에 뭔가 보이는 것 같은 느낌.
그러나 직업적으로 내가 글을 쓰는 일은 안할 것이다.
그 정도의 능력도 되지 않고..
단지 이담에 내 나이 40대에 글짓기 선생님이나 할까 하고 생각 할 뿐이다.

차츰 방송국에 글을 보내면서 생각한 것이 있었다.
자존심을 불끈 불끈 에리한 칼날로 나 스스로 다치게 하는 생각들이
생기는 것이었다.

절대로 깊이 있는 글이 아니라는 내 실력..
그래서 방통대 국문학과에 원서를 냈었다.
남편에게도 절대 피해 주지 않기..
아이들에게도 절대 피해 주지 않기..
그래서 시간적 경제적을 고려해 방통대에 원서를 냈던 것이다.

2월 9일 합격 통지를 받았다.
오늘.. 등록금 포함해 272,000원을 납부했다.
드뎌 나와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상품으로 받았던 세탁기를 팔아 등록금을 냈다.
내 힘으로 그에게 조금이라도 신경쓰이게 하기 싫어서다.
그는 그런다..
쟈기.. 등록금.. 내가 번 것으로 내라..
하지만.. 난. 그가 땀 흘러 번 돈을..
홀랑 홀랑 나를 위해 쓸 수가 없었다.
내가 상품 탄것으로 할래.. 이말뿐..
그가 웃어 주었다.

참.. 마음이 여러가지의 색깔로 나를 엄습해온다.
방송 협찬사에서 오늘은 두 통의 전화가 왔다.
물론 상품 배송해 준다는 그런 전화..
가스 오븐렌지와 티브란다.
시댁과 친정에 골고루 나눠 드릴려고 한다.

그래.. 잘은 모르지만.. 나에게 조금은 능력이 있나 보다.. 이런 생각으로 나와의 싸움을 해야 겠다.

졸업하기 힘들다는 방통대.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가 ..
능력있는 엄마가 되기 위해..
아니.. 나에게 있을 약간의 글쟁이의 솜씨를 외면하지 않을 거다.
뭔가 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고..
찾아야 겠다.
내 삶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스스로 개발해서 다듬어 놓고.
정말.. 필요한 시기에 꺼내 놓고 싶다.

하지만.. 한편으론 흔들린다.
약한 내 마음..
포기해 버릴까봐..
아이들에게도 친구같은 엄마가 되고 싶은데..
하고 싶은 일이 많으니.. 자꾸 떨려 온다.
그는 알까?
나의 설레임을..

다행히 이쁘게 커주는 내 아이들..
나를 믿어 주는 그사람..
그들을 위해 내가 뭔가 하고 싶다.
능력이 있어야겠지?
그래.. 한번 도전해 보는 거야..

열심히 살아 보는 거야..
스스로 외쳐본다.

오늘 기분이 싱슝생슝해서.. 그냥. 아무 말이나 써보는
30대 아줌마의 넋두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