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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사에서 태극기를 황금으로 바꿔준답니다!!!!!


BY eunjussam 2002-02-24

[펌글]작성자 : 진중권 작성자ID : pierot 작성일 : 2002-02-23

[사설] 금메달보다 소중한 태극기?

그렇게 태극기 소중히 여기는 놈들이 일제 시대 때에는 조선일보 제호 위에 떡하니 일장기를 걸어놓고 아부를 했나요? 그렇게 태극기가 소중해서 방사장님은 군대를 안 가셨나요? 조선일보 사설 <금메달보다 소중한 태극기>를 읽고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아 이 글을 쓴다. 조선일보, 해도 해도 너무한다.

설사 스포츠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자기 나라 선수가 결승골에 1위로 들어오는 순간 기쁘지 않을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나도 숨을 조이며 그 장면을 지켜보다 골인을 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와-" 하고 환성을 질렀다. 그런데 잠시 후에 심판이 찌꺽찌꺽하더니 '실격' 판정을 내리고 자국 선수의 우승을 선언하는 것을 보니,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 태극기는 소중하다. 태극기가 그렇게 소중하니, 1등을 한 그 순간에 김동성이 태극기를 들고 흔든 것이 아닌가. 그러다가 스케이트날에 걸려 잠시 떨어뜨린 것이 아닌가. 승리로 환호를 할 때는 태극기를 높이 흔드는 것이고, 황당한 일을 당했을 때 태극기는 당연히 아래로 쳐지는 게 거의 물리학적 법칙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순간에 기껏 태극기의 안위나 걱정하다니... 조선일보 태극교 광신도인가?

실수로 땅에 떨어진 태극기는 다시 곱게 주워들면 된다. 그런다고 태극기에 기스가 나는 것도 아니고, 얼룩이 지는 것도 아니다. 그럼 억울한 실격판정으로 허공으로 날아간 금메달은? 그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4년의 고생 끝에 얻어냈다가 순식간에 날아간 그 메달은 결코 다시 돌아오는 게 아니다. 그런데도 금메달보다 소중한 태극기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자, 그럼 우리가 돈을 모아 태극기를 한 무더기 사자. 그리고 그것을 들고 광화문 조선일보사에 가서 그보다 덜 소중한, 그보다 값이 덜 나가는 금메달로 바꿔달라고 하자. 그럼 얼마나 좋은가? 조선일보는 덜 소중한 금메달로 더 소중한 태극기를 얻어서 좋고, 우리는 태극기 살 돈으로 황금 덩어리를 얻어서 좋고... 그렇게 얻은 금메달을 우리 김동성 선수에게 갖다 주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