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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번쩍 나는 이야기


BY 아줌씨 2002-03-06

한국전력은 과연 분할매각 되어야 하는가? 이 나라의 전력산업은 그렇게 쪼개져서 외국인 자본에 팔려 나가야 하는 것인가? 이 나라의 전력산업..., 한국전력은 일곱 토막으로 쪼개졌다. 발전소들을 이리저리 나누어서 발전자회사 5개를 만들어서 내다 판단다. 원자력은 할 수 없이 놔두고, 송배전 판매 지점들만 남기고 발전소들은 다 내다 팔겠다는 것이다. 이 땅의 전력산업을 그렇게 쪼개어 내다 팔아도 되는 것인가? 한국전력 분할매각과 관련한 수많은 의문점들 중 몇 가지만 열거해 본다. ★ 의문점 1. 부실기업은 살아남고 건실한 한국전력이 팔려나가야 하는가? IMF 경제위기가 터졌을 때 국내의 대부분 재벌과 기업들은 500%, 1,000%, 심지어는 2,000%를 넘는 부채율을 자랑(?)하고 있었다. 일개 재벌의 부채가 한국전력의 총자산규모를 넘는 60조원, 70조원... 마구 남의 돈을 빌려다 벌여놓은 사업으로 이자 갚기에 급급하고, 돈 빌려 돈 갚는 식의 밑 빠진 물독 같은 기업들, 재벌들이 급기야는 IMF 경제위기를 불러온 것이다. 정부는 부채율이 높은 부실기업들을 정리하고 매각하도록 유도하였다. 그러나 국내재벌들과 기업들과 은행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으로 제시된 부채율과 BIS 기준을 맞추는데 안간힘을 썼다. 500%로 낮추고..., 다시 400%로 낮추고..., 자산재평가하고..., 증자하고..., 물타기하고..... 결과적으로 해외로 팔려나간 기업은 별로 없다. 기껏해야 대우자동차, 하이닉스 같은 몇 개의 기업만 해외매각 협상을 벌이는 정도이다. 그것도 막대한 부채탕감 조건으로.... 그리고 애꿎게도 한국전력이 팔려나가게 되었다. 한국전력이 왜? 한국전력은 방만하고, 비능률적이고, 독점기업이고..., 외채가 많다는 것이었다. 그럴까? 천만의 말씀이다. 한국전력은 부채율이 겨우 100%를 약간 넘는 초우량 국영기업이다. 물타기 증자 한 번 한 적 없고 자산재평가 제대로 한 번 한 적 없는데도 말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한국전력만 한 전력기업이 별로 없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 세계에서 가장 높은 노동생산성, 세계에서 가장 값싼 전력요금, 세게에서 가장 건실한 국영전력회사, 온 세계의 전력회사들이 경이의 눈으로 바라보아온 한국전력. 그런데 엉뚱하게도 한국전력이 왜 팔려 나가야 하는가? 팔아먹을 게 없어서? 부실기업들 팔아봐야 부채탕감이나 해 달라고 하니까? 한전을 속죄양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 의문점 2. 한국전력의 외채? 누명 씌우기? 한국전력의 외채는 얼마나 되고, 왜 지게 되었는가? 우리나라의 전력수요의 성장은 국가경제발전과 맥을 같이 한다. 다시 말하면 국가경제발전의 한 축을 전력산업이 떠맡아왔다는 말이다. 1961년 군사혁명, 한국전력주식회사 발족시 36만 7천 ㎾의 보잘것없던 발전설비는 오늘날 5,000만 ㎾에 육박하는 엄청난 전력설비로 성장하였다. 특히 90년대 들어서는 에어컨 수요 증가로 전력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국민 모두가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즐긴 때문이다. 해마다 10%를 넘는 엄청난 전력수요의 증가는 당연히 엄청난 양의 발전소 건설을 요구했다. 1995년부터 1998년까지 건설된 발전설비를 보면 입이 벌어질 정도이다. 1994년=2,875만 ㎾ 였던 발전설비가 1995년=3,218만 ㎾ ( 343만 ㎾ 증가) 1996년=3,571만 ㎾ ( 353만 ㎾ 증가) 1997년=4,104만 ㎾ ( 533만 ㎾ 증가) 1998년=4,340만 ㎾ ( 236만 ㎾ 증가)로 4년간 무려 1,500만 ㎾나 늘어난 것이다. 해마다 100만 ㎾짜리 원자력발전소 두 개와 50만 ㎾짜리 대용량 화력발전소가 서너개씩 늘어난 셈이다. 당연히 막대한 설비투자비가 투입되었다. 그런데 원자력발전소 2기만 하더라도 4조원이니 이 돈을 누가 감당하랴? 1,500만 ㎾나 되는 발전소를 원자력으로 건설하려면 30조원 들고 화력으로 건설하려면 18조원 정도는 든다. 그러나 정부는 한전이 알아서 조달하라고 했다. 국내금융은 재벌들이 다 끌어다 쓰고 한전이 발전소 짓는데 쓸 돈도 없었다. 정부는 전력요금도 안 올려 줬다, 물가가 오른다면서....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 그래서 한전은 뉴욕증시, 런던증시로 돈 빌리러 나갔다. 다행히 해외 투자자들은 앞다투어 돈을 빌려주었다. 싼 이자에 장기융자, 센츄리본드, 사무라이 본드.... 한전의 재무구조가 워낙 건실해서 해외신용도가 뛰어났기 때문이다. 그렇게 빌려온 돈이 18조원 정도.... 이 돈으로 발전소 지은 거다. 그래서 한전의 부채가 4년 동안에 9조원에서 27조원으로 늘어났던 것이다. 이게 다 국민들은 전기 펑펑 쓰고, 정부는 나 몰라라 한 부채이다. 전기요금을 약간이라도 더 올려주었다면 이나마도 늘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1982년에 ㎾h당 72원이던 전력요금이 1992년에는 ㎾h당 62원 수준으로 더욱 떨어졌다면 믿어지는가? 2002년인 이제야 겨우 1982년도 수준으로 회복된 전기요금으로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저렴함 전기요금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에서..... 이것이야말로 기적이 아닌가? 그러나 그래도 한전의 자산이 62조원에 달하므로 부채율은 100%를 약간 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전이 얼마나 알뜰이 경영했으면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 도대체 어떻게 이런 기적같은 일이 일어난 것일까? 그런데도 IMF가 터지자 정부는 한전에 외채 많다는 누명의 씌웠다. 외채누명 뿐만 아니다. 방만, 비능률, 독점, 경쟁.... 왜 이런 누명을 씌웠을까? 그 동안 수고했으니 죽어서 쉬거라? 팽(烹)??? 은혜를 모르면 천벌 받는다는데....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 의문점 3. 한미투자협정? 굴욕적 개방? 한국전력을 해외에 매각하려는 정부의 조치에는 이해가지 않는 구석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부실한 빚투성이 재벌기업은 살리면서 멀쩡한 한전을 내다 팔려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전력산업은 국가의 기간산업이다. 5.16 군사정부, 박정희 대통령은 전력산업을 방위산업과 동일선상에 놓고 전략적으로 관리하였다. 발전소와 같은 전력시설들을 '가'급 보안시설로 분류, 적의 파괴공작으로부터 보호하였다. 원자력발전소의 경우에는 국가비밀로 분류할 정도였다. 그런데 "국민의 정부"와 "준비된 대통령"은 이 중대한 전력산업을 토막 내어 해외에 내다 팔려고 한다. 한 외국학자는 아무리 IMF경제위기라 하더라도 전력산업을 외국자본에 매각한다는 건 국가패망을 의미한다고 했다. 차라리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는 편이 전력산업매각 보다 낫다는 것이 그 분의 간곡한 충고였다. 그런데 정부는 한국전력을 굳이 매각하겠다는 거다. 왜? 굴욕적인 미국과의 비밀협정 때문에? 한미투자협정 때문에? 준비된 대통령의 비장의 경제난 타개책인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 의문점 4. 재원(財源)과 근거법률? 임자없는 한전? 초법정권? 1961년 5.16 직후 군사정권은 당시 민간3사를 강제로 합병하고 주식 51%를 강제로 매입, 정부가 주주권을 행사하는 경영에 의한 국영기업으로 한국전력주식회사를 발족시킨다. 그 때의 민간주식 인수의 재원은 무엇이었던가? 당연히 국민의 세금이다. 국민의 세금을 쓰려니 당연히 법률의 제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국회는 한국전력주식회사법(韓國電力株式會社法)을 제정하였다. 그리고 국유재산법에 의하여 정부가 이 주식을 팔지 못 하도록 법률적 장치를 만들었다. 정부는 뉴욕증시에다 정부보유주식을 엄청나게 팔아치웠다. 전두환 정부가 100%를 보유했던 한전주식을 보통사람 노태우 정부가 국민주로 약간 팔고, 국민의 정부, 현정부가 해외에다 30% 가까이 팔아먹은 것이다. 그리고 또 나머지 정부의 보유주식 중에서 상당부분을 산업은행과 정리금융공사에 넘겼다. 지금 한국전력의 주식은 정부가 정부 : 32.4 %, 산업은행 : 21.6 %, 정리금융공사 : 5.1 %, 그리고 외국인 : 27.14 %(2002년 1월 8일 현재)로 분산되어 있다. 도대체 국민의 정부는 무슨 근거로 보유주식을 팔아먹고 있는 것인가? 도대체 어떻게 산업은행이 한국전력의 주식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산업은행이 무슨 근거로 한국전력의 주주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 또 정리금융공사는 도대체 무엇이며 어째서 어느 날 느닷없이 불쑥 나타나 정부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인수해 가지고 있단 말인가? 국유재산법 제 5조(국유재산의 보호) 및 20조(처분 등의 제한)은 분명히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국유재산을 처분치 못 하게 되어 있는데 말이다. 산업은행의 한국전력주식보유, 그리고 느닷없이 유령처럼 나타나 한국전력주식을 보유하고 앉은 정리금융공사... 이건 법률무시의 수준에 그치는 게 아니라 차라리 국민 농락의 수준이다. 정부는 무슨 법률근거로 그들에게 주식, 국유재산, 아니 국민의 세금을 넘겼단 말인가? 그건 국유재산의 매각이나 양도가 아니고 위탁이라고 우길텐가? 그렇더라도 무슨 법률에 의한 위탁인가? 그리고 또 매각대금은 어떻게 되는가? 정부가 마음대로 써도 되는 건가? 당초 5.16 군사정부가 한국전력주식회사를 발족시킬 때 국민의 세금으로 민간주식을 매입했다면, 국민의 정부가 보유주식을 팔았을 때 당연히 그 돈은 국민에게 세금경감 등의 방법으로 되돌려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만일 정부가 다른 용도로 사용하겠다 하더라도 당연히 새로운 법률을 만들어서 근거를 마련해야 하는 게 아닐까? 따라서 한국전력의 정부보유주식을 처분하거나 한국전력공사를 매각, 합병, 분할, 또는 정리하려면 1961년 당시로 되돌아가서 모든 것을 원상회복시키고 국민에게 되돌려주는 개념으로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법률이 만들어지고 한국전력이 정리되어야 할 것이다. 문을 닫든, 민영화하든, 팔아먹든, 말아먹든, 비벼먹든 말이다. 그렇지 아니하면 이는 국민을 속인 결과가 되고, 세금횡령의 결과가 되고, 국가재산의 남용, 전용의 결과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이 한국전력의 정부보유주식 매각과 발전소 분할매각은 법률 근거 없이 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그런데 국민의 정부는 한전분할매각을 그냥 밀어붙이고 있다. 한국전력은 임자 없는 나룻배인가? 아무나 맘대로 해도 좋은 객주집 색시인가? 국민의 세금으로 국영화했던 한국전력, 그러나 주인 없는 한국전력.... 멋대로 팔아먹는 정부... 이 나라가 무법천지란 말인가? 정권만 잡으면 다 내 것이란 말인가? 법도 필요없단 말인가? 국민이 봉이란 말인가? 또 도대체 국회는 뭣하고 있단 말인가? 도대체 그 많은 법률가, 변호사, 율사출신 국회의원들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언론은 또 뭣하고 있단 말인가? 한국전력이 팔려나가는 것쯤은 아무 기사거리도 관심거리도 아니란 말인가? 지하의 이완용이 껄껄 웃을 일이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 의문점 5. 한심한 국민과 어이없는 투자자들의 의식수준 한국전력의 주식을 대한국민은 얼마나 보유하고 있을까? 기관을 포함하더라도 겨우 15% 수준에 불과하다. 아마도 일반국민이 보유한 주식은 5% 정도나 될 것으로 추측된다. 그런데 이 국민들이 한국전력의 분할매각을 찬성하고 있다. 주식관련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민영화하면 주가가 오른다던데 왜 민영화 빨리 안 하느냐고 아우성이다. 푼돈을 바라고 나라야 어찌되든 상관없다는 것일까? 27%나 보유한 외국인들이 오히려 어리벙벙할 노릇이다. 전력요금이 얼마나 오르든, 이 땅의 전력산업이 외국인 투자자의 수중에 떨어지고 나라의 경제가 그들의 손아귀에 들어가든 좋다는 말인가?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시작된 한국전력의 주식이윤이 그들의 손으로 들어가고, 군사정부가 전력산업의 민간참여를 가로막고 국영화 하였던 전력산업의 국부가 이제 그렇게 해외로 유출되어도 내가 가진 주식이 몇 푼 올라가면 '헤헤', 좋다는 말인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이 나라는 법도 없고 정신도 빠진 나라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