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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의 뜻을 참새가 어찌 알랴....


BY ljoy2k 2002-03-29

톨스토이에 관한 유명한 일화입니다.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차로 대여섯 시간 걸리는 야스나야 폴랴나에는 톨스토이의 생가가 있으며 그기서 멀지 않은 곳에 '톨스토의 가방비'라는 묘비가 서 있습니다.

'톨스토이의 가방비'의 원형은 한 소녀의 무덤 곁에 생나무 가지가 꼿혀있고 백합의 문양이 새겨진 가죽 가방이 걸려 있었으나 오래전 그 가방은 톨스토이 기념관으로 옮겨지고 그 자리에는 그 형상을 조각한 묘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톨스토이는 고향에 머무를 때마다 간단한 여행용품과 읽을거리를 그 가방에 넣고 시골길을 따라 하루 이틀 일정의 여행을 다니곤 했습니다.

하루는 말에서 내려 장시간의 승마에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잠시 쉬고 있는데 엄마 손잡고 길을 가던 예닙곱살 남짓으로 보이는 한 소녀가 말 안장에 걸린 그 백합무늬가 새겨진 가방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엄마에게 가방을 가지게 해달라고 조르던 그 소녀에게 톨스토이는 "지금은 나도 이 가방이 필요하지만 이틀 후면 필요없으니 그 때 여기서 만나 너에게 주겠다"고 말하며 소녀를 달랬습니다.

톨스토이는 여행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백합무늬 가방을 소녀에게 주기위해 약속된 시간에 맞추어 그 자리에 들렀습니다.
하지만 소녀의 엄마만이 치마로 눈물을 훔치며 그 자리에 서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 소녀는 지난 밤 괴질로 급사했으며 이제 그 가방은 필요없다고 소녀의 엄마는 전했습니다.

톨스토이는 "따님은 세상에 없더라도 따님과의 약속은 내 마음 속에 살아 있습니다"는 말을 뒤로하고 소녀의 무덤을 찾아가 주변에 있던 생나무의 가지를 꺽어 묘비도 없던 소녀의 무덤에 꼿고 그 백합무늬의 가방을 걸어 놓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요즘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린 경력의 정치인이 자질론을 들먹이며 정쟁자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정치꾼들을 보면 '일단 그럴듯한 약속해 놓고 보자'를 철칙으로 삼고 정치인생을 살아가는 듯 합니다.

더 큰 문제는 그런 정치인들이 잘 자랄수 있는 토양, "큰 정치하다 보면 약속 못지킬 수도 있지 아무렴... 봉황의 뜻을 참새가 어찌 알랴"라며 죽으나 사나 믿고 따르는 봉숭아 학당 국민들입니다.

약속을 지키고, 실천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한국에 가장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가 된 것도 같습니다. 외눈박이에 절름발이면 어떻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