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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와 만남은 
소철
그대는 기억하는가
그 어느 해봄 장날이었던가
춘분을 지낸 어느 날
앵두나무와 대추나무 유실수인
묘목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귀퉁이에
외롭게 앉아서 오돌오돌 떨고있던 그대는
마침 그 곳을 지나가던
내 눈에 띄어 우리 집으로 이주하여
나와 동고동락한 세월이 어 언
강산의 나이가 두살이나 되었다는 것을..
소철
그대는 기억하는가
풀기 죽은 몰골인 그대를
난 몸값으로 삼천 원을 주고
두 그루를 사다가 정성으로
질 화분에다 나눠서 곱게 심어놓고
매일 아침 물을 주며
신문지로 태양 막이를 해주곤
난 그대와 무언의 대화로
내 마음의 행복도 함께 키웠었던 것을..
소철
그대는 기억하는가
내가 뿌려주는 조루 물로
목욕을 하며 받아먹기도 하며
나와 눈맞춤 하면서
한 잎 두 잎 싹을 터 가며
진초록 미소로 건강하게
자신의 면모를 과감하게
하늘 향해 두 팔을 펼쳐 보여주었던 것을..
소철
그대는 기억하는가
만추를 보내고 찬서 리가
내릴 때쯤 거실로 옮겨놓고서
난 분무기로 물도 뿌려주며
거즈에 우유도 묻혀서
그대를 닦아주며 클래식 선율을 함께
감상할 때면 그대가
좁은 공간의 분위기를 쾌적하게
만들어 주곤 했을 때
그 때 내가 행복해 했었던 것을..
그 후
그러던 어느 해던가
집안에 우환이 겹치면서
안팎으로 뒤숭숭할 때에
물을 주며 찬찬히 살펴볼라치면
그대는 생기발랄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노랗게 황달이 들면서
많이 아파하기도 하며
내가 대 수술을 하던 해에는
숙면으로 빠져들어 예쁜 싹의
미소도 보여주지 않았었던 것을..
소철
그대는 기억하는가
한 해를 긴 숙면에 취해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온 집안에 회색 먹구름이
서서히 걷히면서 차츰차츰
오색무지개가 연못에 꽂히듯이
우환이 걷히던 어는 해부터인가
그대는 환한 미소를 보여주며
동면에서 깨어나 열일곱잎의 미소를 보이며
건강하고 활기차게 하늘 향해
두 팔을 힘차게 펼쳐 보여주었었던 것을..
그대는
그러기를 여러 번
내 몸이 차차 회복이 되면서
그대도 밝고 명랑하게
어는 해이던가 그 때
그대는 칠월 중순경에 아홉잎의 싹을
틔어 환한 미소를 보여줬고
또 다음 달인 팔월초에도
열한잎의 미소를 보여주면서
내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었던 것을..
그 후
그런 일이 있은 후
생명체인 소철 그대를
난 가족의 한 일원으로써
포용하게 되었음에
어 언 그대의 나이 태가 만 열아홉살이
된 현세까지 우리가족 건강을
지켜주웠던 과묵함의 빛인
그대를 감히
난 신토불이 생명수라고
사랑하며 자랑하고 싶어했었던 것을..
그대 소철은 기억하고 있는가.
그 때 그 시절 희비의 억측들을,
-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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