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한 오전 무렵 비 는 오고 온 몸이 천근인듯 하여
목욕탕을 갔어요
오전에 늘 그 시간이면 사우나를 즐겨하는 아줌마들이
오늘도 예외없이 모두 커다란 프라스틱 통에
얼음을 띄운 냉커피를 가운데 두고 열심히
땀들을 빼고 있더군요
비닐 하나 두르고 가장자리에 끼여 앉아 모래시계를
쳐다보다가 유리창 밖 때미는 아주머니들 몸매 감상하다가
자연스레 귀 는 사우나파 아줌마들 얘기로 쏠리고
온갖 얘기들에 막 재미가 쏠쏠 날 무렵
허리가 거의 기역자로 꺾이신 할머니 한 분이
사우나 문 을 밀고 들어오는게 아니겠어요
사우나 안 에 있던 모던 아줌마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신
할머니는 아무리 젊게 봐준다고 해도 거의 팔순이 되신듯
한데 깡마른 몸 에 강단은 있어 뵈더라구요
그래도 우리는 혹시나 하는 노파심에
"할머니 괜찮으시겠어요 나이드신 분 들은 이곳이 안좋은데요"
이랬더니
할머니께서는 두손을 홰홰 저으시며 치아마져 온전치
못해 합죽해지신 입속을 살며시 벌리고는
"괜찮다네 목욕와서 여기서 땀을 안 빼면 목욕한것 같지 않단
말이야"
이러더라구요
그러더니
"오늘도 얼음물이 있네 내 한컵 얻어 먹어도 되겠소"
마침 프라스틱 통 가까이에 있던 아줌마 한 분이
가득 냉커피를 떠서 드리자 시원하게 한 컵을 원샷을 하시더니
한참을 앉아서 수건으로 땀을 훔치시더군요
그리고 한참후 젊은 사람들도 왠만한 사람은 차갑다고
잘 들어가지 않는 냉탕에 들어가시더니
위로,아래로,좌로,우로,팔을 흔들며 대충 운동을 하시고는
나오시더라구요
조마조마 구경하던 우리도 잠시잠깐 할머니의 건강하신
모습에 안도를 하고 모두 자기 볼일들을 열심히 보고 있었지요
목욕을 대충 끝내고 탈의실로 나오니 마침 할머니께서
나오셨더라구요
마른 수건으로 몸에 물기를 닦으시더니 저울에 올라서더군요
그러더니 곁에서 머리를 닦고 있던 어떤 아줌마에게
"저 새댁 ?p키로인지 좀 봐주소"
머리를 닦고 있던 아줌마가 저울 눈금을 보고는
"47키로인데요"
이랬어요
그랬더니 그 할머니 갑자기 박수를 탁 치시더니
"아이고 어짜모 좋으꼬 44키로였는데 47키로라니
참말로 47키로 맞소 에구 아까 얼음물을 안마시는건데 쯧"
이러시며 발을 동동구르시는데 탈의실에 있던
아주머니들이 전부 웃고 난리가 났지요
세상에 그 연세에 47이면 어떻고 44면 어떻냐구요
그런데도 할머니께서는 옷입을 생각도 않으시더니
다시 목욕탕으로 들어가더라구요
더 빼야 한다구요
와
대단하지 않습니까
탈의실에서 우유를 파는 아줌마 말씀이 더 가관이더군요
그 할머니께서 들어오신지 벌써 다섯시간도 더 지났다더군요
보통 그렇게 계시다가 가신다나요
살이 찌면 만병의 근원이라시며 오늘도 저울에
벌써 네번째 서본다고 하시더라구요
이러니 어찌 젊은사람들이 몸매에 관심을 안가지겠어요
존경스런 눈으로 할머니를 쳐다보았답니다
참말로 나도 저 연배가 되어서도 ?p키로인가 관심이나
가질런지
옷을 입으면서 유리창을 통해 보니 할머니는 벌써
사우나실에 앉아 계시더라구요
와~~참 놀랍지 않나요
다이어트 열풍은 노소를 가리지 않나 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