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7일 (밤 8시 30분경)
언니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회떠왔으니 엄마집으로 오라고...
밥있음 한공기 갖고... 김치찌개도 있으니 갖고 가마 하고
9시경 애들 (4살 1명, 11개월 쌍둥이)하고 이것저것 챙기고
친정집으로 출발...
(9시 친정집)
보행기 내리고... 밥, 김치찌개 내리고... 애들옷보따리...
신랑이 방에 들어왔습니다... 내 가방! 빨리 갖고와 거기
젖병 들었어!... 애들 지금 먹일 시간이야!...
신랑 차에 갔다가 그냥 들어왔습니다... 나보고... 가방 실었어?
"너가 젤 먼저 매고 내려갔잖아... 김치찌개랑..."
"응... 그런거 같은데... 없네?"
울 식구들 빨랑 집에 갖다 오랍니다... 신랑이랑 나랑 얼릉
집에 갔습니다... 분명 매고 내려갔는데... 집에 있을리 없지요...
신랑 담배 한개비 피워 물더니..."햐... 고새 집어가냐?"
합니다...
가방은 앞좌석에 싣고 김치찌개 봉투는 앞좌석 발밑에 내려놓고
차문은 닫고 창문은 열어 놓은채로 얼른 올라와(빌라 2층) 큰애를
데리고 앞좌석에 태웠답니다... 그새 가방은 어디갔는지 생각도
않고... 글고 제가 옷보따리랑 애하나 앉고 내려가고 신랑 또
올라와 애하나 앉고 차안에 나한테 주고 (카시트가 있었는데
친정집에 잠깐 놔둬서 제가 양 무릎에 앉고 있고, 신랑은 다시 올라
가 보행기 한대 내려서 싣고... 그리고 울 친정집으로 온거죠...
혹시나 하고 그근처 쓰레기 더미 몇군데 찾아보고 골목 골목 좀 누비
고 다니면서 얼릉 카드사(4군데)에 전화해서 신고하고, 젖병 총 4개 갖고 먹이는데
그중 두개가 없어졌으니 마트가서 사오라 하고 분유를 타갖고 친정집
으로 다시 갔습니다... 그사이 울 친정 식구들 그 근처에 돈만
빼갖고 버려진 가방있을까 싶어 찾으러 나갔답니다... 오빠랑 언니랑
낼 울 엄마 생일이라 그런거 챙기는거 쑥스러워 매번 도망가는 울엄마
를 위해 울 언니가 생각해 낸게 전날 다같이 와서 자고 담날 아침
생일 챙겨 먹으면 꼼짝 못하리라 해서 오붓하게 회 한접시 먹을려다
망쳤답니다.. 다니다 못찾고 다 같이 모인 시간이 11시경....
3월 28일 아침 9시경 친정집
신랑이랑 나 츄리닝 바람으로 온지라 큰애 어린이집 보내면서 울집에
왔다. 신랑먼저 집에 가고 난 큰애 어린이집 들여보내고 동네 한바퀴
돌고 (혹, 버려진 가방 있을까 싶어서) 들어갔다. 세수하고 옷 갈아
입는 동안에 생각이 났다... 통장이랑 도장이 들어있는게 생각이
나서 얼른 은행부터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부랴 부랴 준비하고
신랑 좀 늦게 나가도 된다고 한잠 잔다고 하기에 쌓아둔 박스랑
쓰레기 봉투를 들고 나섰다....
으잉... 웬걸.... 쓰레기 쌓아두는곳 위 철조망에 내 가방이
떡허니 걸려있는거다... 가서 열어보니 지갑, 젖병, 봉투에 든
15만원 그대로 있는거다... 내심 양심적인 도둑놈이면 젖병보고
그냥 가져가지 않았을꺼다... 돈만 갖고 갖다줄지 몰라 하면서
전날 그렇게 주변을 뒤졌것만... 돈도 그냥 있는거다...
쓰레기 버리는곳 앞에 박스만 수거해서 쌓아 놓는 창고 같은게
하나 있는데 그 할아버지가 주워 놓으신것 같지만 암만 찾아도
없길래 일단 친정집으로 왔다...
오후 4시 30분
큰애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오면서 집에 들려 뭘 가지고 갈려고
가면서 그 할아버지를 만났다. 혹, 이가방 본적 없냐고... 이거
할아버지가 주워 여기 걸어놓으셨냐고... 했더니...
어제저녁 쓰레기 더미에 있는건 봤지만 걸어놓진 않으셨단다...
하나 잃어버리지 않고 그대로 있더라 하면서 엊저녁 애길 했더니..
사실 자기가 엊저녁에 보고 창고에 놔뒀다가 오늘 아침에 갖다
놨단다... 그래서 넘 고맙다고 그대로 놔뒀으면 누가 집어갔을지
누가 아냐.... 하면서 담배값하시라고 만원을 찔러줬더니...
다시 얘기가 술술 나온다... 정말 잃어버린거 없냐... 속을 봤더니
의료보험이랑 주민등록증이 나오긴 했지만 주소나 전화번호가
나와있지 않더라... 자기가 까막눈이라 동네사람이 동사무소에
갖다주라 했다... 그러시더라구요... 내가 돈은 별로 없었고,
애기 젖병이랑 뭐 카드랑 그런게 걱정됐었다고만 얘길 했었거든요.
돈 15만원든고 알고 만원이 적다고 말씀하시는건지...
하여튼 고맙다고 얘길하고 들어와 생각해 보니 정말 궁금한거예요..
첨에 가방을 발견하고 속을 봤을땐 누가 뒤졌다는 느낌이 없었거든요?
울 언니 말대로 우리가 그냥 흘렸을지도 모르지만 가방이 30 * 50
으로 좀 큰편이고 헝겊도 아니고 딱딱한 가죽소재였거든요...
그리고 일딴 큰애가 타고 문닫은걸 제가 보고 뒷자리에 앉았는데
밑에 가방을 흘렸으면 분명 제가 봤을꺼고... 좀 끌고 가다 그자리에
버려졌으면 가방에도 분명 까진흔적이 있을텐더 그것도 전혀없고...
저희가 차 세워둔곳하고 쓰레기 버리는곳하고 50미터정도거든요.
그래서 신랑퇴근후에 할아버지 만났다. 이래저래 말씀하시는데...
너 다시한번 생각해 봐라 도대체 가방을 어떻게 했는지....
자기도 생각이 잘 안난다면서... 자기가 쓰레기 봉투를 갖고 가방을
매고 먼저 내려갔답니다... 웬 쓰레기 봉투...? 문밖을 보니 쓰레기
봉투가 있더랍니다....
제가 저녁에 버릴 생각에 묶어두고 문밖에 놔둔걸 생각 못했지요...
그래서 결론은 신랑은 가방매고 김치찌개 봉투들고 쓰레기 봉투를
들고 내려갔다가 쓰레기 봉투를 버리면서 그옆에 제 가방도 같이
내려놓았던 것이였습니다... 그려...
글고 애들 내리고 집 싣고 우리는 붕 떠난 사이에 그 할아버지
박스 수거하다 가방을 발견하시고 창고에 넣어 논 사이 우리는
다시 집앞에 와서 뒤져봐도 없었던 것이였죠...
어쨌든 가방을 다시 찾아 다행이였지만... 정말 신랑의 어이없는
실수... 이거 몇년을 물고 늘어질까요... 자기도 어이없어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