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중에 문득 과 커플인 울 남편이 한 이야기에
마음 한켠이 쏴아해짐을 느꼈다.
"s랑 d랑 j만 결혼 안하고 우리는 다했어."
어쩌다나온 같은 과 사람들 이야기에 이어진 남편의 말에
난 깜짝 놀랐다.
남편의 입에서 d선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것은 결혼하고
2번째였던 것 같다. 그때마다 내 가슴이 뜨끔해진다.
내가 정말 좋아했던 선배였던 그는 울 신랑이랑 같은 학번
이었다. 친한사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4년을 같이 공부한
사이고 남편 학번선배들은 1년에 몇번씩들은 만남이 있었다.
남편이 내가 그 선배를 좋아했던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는
모르겠다. 절대 비밀이니까...
그에게 미련이 남는것도 아니고 다시 그를 만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남편과 그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어색한 것은 왜일까?
혹 남편이 벌써 10여년 전의 일이건만 알게될까봐 조심스럽다.
내가 정말로 그를 좋아했었기 때문인가보다.
그러나 난 지금의 남편을 사랑해서 결혼했다.
나중에 남편과 사귀면서 그가 1년만에 다시 손을 내밀었을때
망설이기는 했지만 내가 선택했던 사람은 남편이었으니까.
그런데 지금도 그 이야기가 나오면 나는 혼자 안절부절 못하고
남편에게 그에 대해서 물어보기가 거북하고 어색하다.
왜일까?
그리고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는 남편의 말에 왜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지 모르겠다.
그의 이름만 나오면 왜 내 가슴이 쿵쿵 뛰는지도 모르겠고...
만약 다시 그를 만나게된다면 정말 싫을 것 같다.
서로 실망할 것 같다. 그래서 평생 그는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내 추억속에 내 가슴속에 고이 그를 접어두고 싶다.
남편에게는 영원한 비밀로...
그러나 말은 안하지만 남편은 10여년 전 나의 로맨스를 알지도
모른다. 별로 정열적이지는 않았지만 밤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은은하게 빛을 바라면서 좋아했던 나의 이쁜사랑을....
그래도 난 내 남편만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지만
아직도 그에게서 자유롭지 못한 나를 발견할때마다 내자신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일까?
드라이브 중 남편의 지나가는 듯한 한마디에 나는 그만 말을
잃고 잠시 멍해졌었다. 남편 모르게 잠시 그를 생각해봤다.
그러나 그는 10년 전 그 모습일뿐 지금의 그는 없었다.
그의 갸날픈 미소보다 내 남편의 듬직한 미소가 더 좋으니까....
그런데 왜 이렇게 이상하게 아쉬운걸까?
나도 모르겠다. 설레이는 내 마음을....
봄의 따사로운 햇쌀이 내 마음을 간지럽히는가보다.
난 당연히 그가 결혼 했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나랑은 상관 없는 사람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