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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에 관한 테레비 보도


BY 한 여자 2002-05-08


현대 사회에서 이혼률이 증가하다 보니, 테레비 뉴스나 여러 프로그램에서 이혼에 관한 보도를 하고 있다.
바로 어제도 어느 방송국에선가 얼핏 이혼 가정의 고통을 보도했다.
그러나 그 보도 내용이라는 것이 그냥 사람들이 알고 있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경제적 고통, 아이들이 받는 상처...
세 식구에 월 150만원 생계비로는 무척 힘들다는 한 이혼녀의 대사..
얼마 전에는 재혼 가정의 아픔을 소재 삼아 잘도 우려 먹더니(성씨 문제로 인한 고통) 이혼이라는 소재는 아주 좋은 방송거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늘 보도를 접할 때마다, 방송에서 느껴지는 것은 그들의 무책임한 보도다. 이혼 가정은 대부분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이혼한 후 여러 측면에서 소외당하고 불이익을 당하고 살아가는 소외 계층이다. 그들의 아픔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단순한 사실 보도의 확인을 넘어서서 하나의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심어주게 된다.
편견을 물리쳐야 할 언론 매체가 오히려 편견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늘상 이혼 가정의 어려움만 보여 줬지,늘어가는 이혼 가정의 해결책에 대해 고민이라도 해 보고 방송을 하는지 의심스럽다.
문제를 자꾸 끄집어 내는 것이 방송의 속성이라면, 그런 방송은 문제의 해결책 마련과는 관계없이, 자기네 밥그릇 챙기려고 힘없는 약자 계층을 편파 보도하는 상업주의가 느껴진다.
이혼 문제가 결코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제도 및 사회 문제인데도 원인 분석이나 문제 해결 면에서는 아예 생각조차도 안하는 것이 바로 사회기관이다.
우리 사회에서 저소득 모자가정에 대한 지원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들의 생계를 보호하고,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주는 정책은 아예 꿈도 꾸지 못하는 실정이다. 기껏해야 대출금 저리 융자 정도나 중고등학교 학비 감면 정도의 미약한 혜택이 주어질 뿐이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은 경제적 약자다. 늘 같이 일하고도 남자의 60% 봉급 수준에 머물러야 했다. 이제는 독신, 이혼, 맞벌이 부부가 증가해서 순전히 남편 월급만으로 살아가는 가정도 줄어들었으니만큼 월급에서의 남녀차별은 대상에 따라 적절하게 조정되어야 한다.
이혼한 여자는 더더욱 경제적 약자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들의 일자리나 취업 알선에--적당한 대우나 혜택 지급---정부는 얼마나 적극적이었는가?
이혼이 단지 부끄러운 개인사로 치부되고 그들의 고통이 단지 남의 일로만 여겨지는 현실이라면, 그리고 방송이 계속 쉬지 않고 그들의 아픔을 그저 드러내는 정도에 멈춘다면, 한국 사회의 후진성을 증명해주는 것이다.
권위적인 가부장제도의 그늘아래 여자의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했던 것이 한국 사회의 전통적 가정이라면, 그런 가정의 탈을 벗어나기 위해 차선책으로 취한 것이 이혼이다. 따라서 이혼후 당사자와 자녀는 경제적 고통은 있지만, 그 전보다 속편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도있다.
이혼이 모든 사람에게 다 나쁜 것만은 아닌데도, 경제적 고통을 감수하고라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대안일 수 있는데도 방송은 늘 이점을 놓치고 문제점만 드러낸다.
아직도 방송은 이혼이 가정의 해체라는 부정적인 측면만 강조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방송은 남성위주의 보도를 떠나 좀더 성숙하고 공정하며 책임감있는 보도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