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건설로 유명한 D 그룹의 직원이며, 아파트를 파는것이 직업이다.
내가 파는아파트는 15평짜리에서부터 100평짜리 호화아파트까지 아주 다양하다.
물론 15평짜리는 임대아파트이겠고, 100평짜리는 지방에 있는것이 아닌 강남의 한강변에
있는 초호화빌라되겠다.
최근에 이회창의 105평빌라에 대해서 말들이 많지만 정작 105평빌라라는것을 들어가서
본사람도 (본인도 100평짜리는 봤지만 105평짜리 빌라는 내부를 못봤다)거의 없고,
살아본사람도 별로 없을거라고 생각한다 --+
일반인들은 105평짜리 빌라가 그저 중산층이 사는 40평빌라의 두배를 조금 넘는 수준의
'면적'으로만 생각하고있는것같다. 그래서 아파트를 파는 입장(분양소장)에서 그 빌라의
실체를 좀 까발려보겠다.
일례를 들면, 방배동의 S빌라를 신축해서 97년말에 팔았던적이있는데, 그 빌라의 평수가
대충 95평쯤 되었던걸로 기억한다. 일단 이 빌라의 외부경비는 삼엄하다. 경비원이 6~10가구
당 한명꼴로 배치되어서 주차장,통로는 물론이고 외부인이 엘리베이터를 타러 가는것도 감시
하기때문에 잡상인이나 용건없는 일반인은 절대로 접근조차 할수가없다.
한마디로 특권층을 위한 삼엄한 경비와 안전보장이 되어있다는 말이다.
내부는 일단 들어서면 마루가있는 큰공간으로 가기전에 큰 미닫이문으로 되어있는 소규모의
'돌쇠방'이 있다. 95평기준으로 보면 대충 2개의 방에 한개의 화장실로 이루어져잇는데 대부분
집안일을 하는 '파출부'나 '개인비서'들의 공간이다. 강북의 왠만한 신혼용 소규모 아파트만한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오크문짝으로된 미닫이 문을 스르르 열고 들어서면 운동장만한 마루가 나온다.
마루중앙에는 기업체에서나 볼수있는 프로젝터(영사기)가 달려있고, 마루한쪽벽면에는 영사기를
투영할수있는 자동조절형 스크린이 설치되어있다.( 97년기준이니 얼마나 비싼지는 말안해도알것
이다)
내부에 사용된 모든 자재들은 전혀 '국산'이 없다.
100평수준의 빌라에서 '국산'을 사용하는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이 없다. 안사니까...
그당시 내가 맡았던 아파트도 95평수준이었지만, 한강근처에 (한강이 보이는것도 아니고) 있었
다는 이유로 꽤 비쌌던것으로 기억한다. 10억쯤?
그런데 이 빌라를 사러온사람들은 이 집의 자재수준이 너무 낮다고 불평을 하면서 결정적으로
안방에 달려있던 벽걸이식 '대우 위니아에어컨'을 보고는 국산이있다고 인상을 찌푸리는것이었다.
우리 회사가 설치했던 단한개의 '국산'이었는데 낭패를 보았다.
손님이 없을때 점심을 먹으려고 식탁에 앉았는데 부엌은 49평아파트의 넓은 마루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부엌한켠엔 모니터가 설치되어있어서 외부인이 벨을 누르면 음식을 하면서도 외부인
과 대화할수있고, 버튼하나로 출입시켜줄수있다. (일반아파트의 작은 모니터수준이 아니다)
냉장고나 기타등등은 취향에 따라서 고급제품을 사용하기때문에 우리가 제공하는 '지펠'같은것은
사실 사용이 되지 않는것같았다.
나는 남자이므로 주방의 사치스런 제품들엔 별로 관심이없었는데 식탁에서 점심을 먹으려다가
직원으로부터 주의를 받았다. 식탁이 상하지 않게 조심하라는 것이었다.
" 뭐가 어때서? 그냥 나무식탁인데..."
"아이 소장님, 그거 700만원짜리에요 작아보여도..."
"뭐?"
"그리고 소장님 머리위에 작은 주방등있죠? 전구하나짜리?"
"어 이건 그냥 반투명유리로 된거같은데?"
"그거 그 반투명유리갓 하나가 백만원이에요~ "
이탈리아의 무슨 돌이라나...아무아파트에서나 볼수잇는 작은 등갓하나가 백만원이란다.
이정도면 대충 이 100평아파트에 깔려있는 자재들의 수준을 알것이다.
지방에서 80평짜리 아파트를 팔아본적이 있는데, 서울의 대형빌라의 자재하고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 난다. 그 S빌라의 마루바닥은 운동장수준이었는데, 거기 사용된것은 아직도 내가
일반아파트에서는 구경도 하지 못하고있다. 독일의 어느회사제품이라던가....
목재에 프라스틱을 침투시켜서 만든제품이라고했는데 최근엔 그거 비스무리하게 일반주택에도
사용되고있지만 실제목재를 사용한 그집같이 비싼것일리가 없다...얼마냐고 묻지마시라...
마루와 주방을 지나면 독립된 아파트같은 주인의 거처가 있다.
문을 닫으면 지금까지 지나온 '돌쇠공간'과 대형마루+주방과 격리되는 새로운 공간인데
안에는 주인을 위한 넓은 방이 두개, 그리고 화장실과 작은 미니바수준의 주방이있다.
화장실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수준이 아니고 들어서면서 집을 많이 팔아본 나도 조금 놀랐는데
샤워부스에는 한군데서 물이나오는것이아니고 6군데서 뿜어나오는 전신맛사지 샤워가설치되어
있었다. (요즘엔 이것도 구식이다)
욕조는 동그란모양의 적외선욕조인데 97년당시에는 이것을 사용했지만 요즘은 보석욕조를
사용하는지 모르겟다. 최근엔 비싼것을 팔아본 기억이 없어놔서...
아무튼 나같은 서민층이 보면 입이 딱벌어지는게 이 화장실이다. (화장실맞나?)
야당의 이모총재의 105평빌라, 그것도 세채?
서민들이 어찌 그 위대한 '외제빨'을 알수있으랴....전혀 상상도 못하리라
감히 단언한다, 그 안에는 단한개의 '국산'도 없었을 것이라고!
백평아파트를팔며, 제집은 없는 불쌍한 서민중생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