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goodseoul.or.kr- 김민석 홈피에서 퍼옴
1964년도에 개장한 동대문 스케이트장은 서울 장안의 화제였다. 최초의 실내스케이트장으로 학생들이 줄을 이었다고 하는데, 그때 입장료가 20원이었다던가?
내 생애 두 번째 집은 동대문 스케이트장 옆에 있었다.
우리는 셋방살이를 했는데, 주인 할머니는 쪽마루 사이에 낀 먼지를 바늘로 콕콕 쑤셔서 닦아낼 정도로 깔끔하고 깐깐한 분이셨다. 하지만, 어머니가 매일 아침 맨발로 마당청소를 하시고, 사내아이들이 말썽을 부리기는 커녕 마당에 떨어진 나뭇잎 하나, 종이쪽지 하나까지 깨끗이 줍고, 할머니가 편찮으시면 오밤중에도 약을 사다 드리는 것을 보고는 완전히 우리 식구에 반해버리셨다. 오죽하면 내 돌잔치때 당신이 손수 돌상까지 차려주셨을까.
6.25때 하나뿐인 아들이 행방불명 되고, 외동딸마저 시집을 간 뒤 혼자가 된 할머니는 정이 그리우셨
던모양이다. 얼마 후, 집이 팔려 보문동으로 이사를 하실 때 우리도 함께 했다. 민석이네 식구도 같이 살아야 한다며 방문을 닫고 열흘이나 시위를 하신 결과였다.
피로 맺은 가족도 때로는 남보다 멀어지는 것을 본다. 반면, 스치듯 맺은 관계가 가족이상 깊어지는 경우는 또 얼마나 많던가. 친가족처럼 지냈던 셋집 주인 할머니의 추억으로 채색된 곳, 동대문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