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도 더운데.. 왜 그런지 철판순대 볶음이 먹고 싶었다. 3시에 축구하는데 어딜 나가냐고 남편은 궁시렁 댔지만... 마누라가 먹고 싶다면 나가야지.. 싫다는 신랑을 끌고, 순대집을 찾아갔다.
"어디야?"
"아니... 걔가 여기랬는데... 한 이쯤에 있다구.."
"아니, 날도 더운데 그럼 확실하지도 않은 정보를 갖고 나섰단 말야? 전화번호 어떻게 돼?"
"어디? 식당? 당근 모르쥐~~"
남편 확 열받은 얼굴이다.
"가자. 저기 가서 아무거나 사묵고 후딱 집에 드가자."(경상도 사나이랍니다.)
"에잉~~ 순대 먹구싶단 말야~~"
그러고 보니, 그 식당 찾느라 돌아다니다 지나친 노점에서 언뜻 순대볶음을 파는거 같다.
"저기.. 저, 노점가서 먹구가자. 저기 순대 파는데..."
신랑은 노점이라니 마땅찮아 한다. 입술이 실룩실룩 하는 것이.. '니 나이가 몇살인데, 아직도 노점같은데서 애들처럼 뭘 사먹노!' 하고 한마디 하고 싶어하는거 같다. 그냥 실룩거리기만 하더니 "가봐라!!" 한다.
"아줌마~ 순대볶음 2인분 주세요."
와~~ 오랜만에 먹으니 왜이리 맛있나. 게다가 막 먹고싶을때 먹으니 더 맛있다.
"아줌아~~ 순대볶음 2인분 추가여~~"
또 한 접시 정신없이 먹는데, 어찌나 정신없이 먹었는지, (아니, 사실 이건 포크를 안주고 이쑤시개를 준 아줌마 책임이다.) 먹다가 오른쪽 발가락에 순대랑 야채를 덜썩 흘린게 아닌가?
"엇? 내 순대!!" 하니 신랑은
"안 데었나? 이 순간에 그래, 순대 흘린 생각만 하나? 누가 보면 내가 생전에 순대라고 구경도 안시킨지 알긋다!!"
하더니 휴지를 풀어서 얼른 발을 닦아준다. 발가락 사이로 흘러 샌달에 들어간 양념까지 깨끗이 닦아서 다시 신겨준다. 노점 아저씨가... 쳐다보시니 좀 민망하긴 한데, 그래도 뭐...
다 먹고 계산하고 오는데... 빨간불이라서 신호등 앞에서 잠시 멈췄다. 근데 신랑이 뭐라고 꿍얼꿍얼 한다.
"뭐라고?"
"아이다."
"뭔데?" 또 물었더니.. 파란불이 들어온 순간 신랑은 내 발을 한번 쓱 쳐다보더니 성큼성큼 앞서가며 한마디 한다.
"와, 니 발이 순대먹고 싶다 카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