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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힘있...아줌마 뉴질랜드 이민온 이야기 (12) 어머니...


BY nz_Olivia 2002-05-28

때르릉~ 때르릉~

노인네라 새벽잠도 없으신지 3시간이나 먼저가는 여기 시간으로도 이른시간에 친정어머니가 전화를 하셨다.

매년 어버이날 마다 동생들과 돈을보태 선물을 해 드렸는데 이번 어버이날에는 그만 깜빡 하는바람에 전날 전화 한통으로 떼?m는디..
연세가 드시면서 조그만 일에도 곧잘 서운 해 하시니..혹시 서운하지는 않으셨는지 모르겠다.

남동생과 올케가 어버이날 꽂을 한다발 사 왔다고 하는데..그래도 가끔은 하나밖에 없는 며느리한테 머가 그리 서운하신게 많은지..전화로 얘기가 끝이 없으시다.

결혼후 친정 옆에 살면서 입안에 혀처럼? 군 큰딸이 많이 생각이 나신다고 전화만 하시면 눈물로 끝을 내시니..
자식은 출가하면 다 소용 없는것을..이렇게 내 살기 바빠..전화도 자주 못하는 딸..

전화라도 살갑게 받아 주던가..따로 살고있는 동생댁 얘기라도 할라치면 무조건 어머니만 설득하려 드는 못된딸..

엄마.. 아들은 결혼 시키면 그저 남이려니 생각 하셔야 되요.
이나라 속담에도 이런말이 있어요.
아들은 결혼하기 전 까지만 내 아들이고 딸은 영원한 내 딸이다.
올케도 그렇지..아직도어린 얘가 둘인데..얼마나 힘들겠어요.
자주 찾아뵙지 못해도 넘 서운하게 생각 마시고..지윤이애비 보고도 암 소리마세요..그러다 괜히 부부싸움 나는거예요.
엄마 올케한테 달다 쓰다 암 말씀도 마셔요.
요즘 며느리들은.. 엄마...

얘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넌 어?F게 그런 며느리들만 보냐..더 잘하는 며느리들도 얼마나 많은데..난 너희들 넷을 키워도..그런데.. 애 둘 델고 머가..
그만 화가나셔서 전화를 끊으신다.

아마 장단? 맞추어 주지 않는 딸때문에 화가나서 하시는 말씀 일게다.

가끔은 한술더 떠서
엄마~ 엄마도 며느리 였었잖우. 엄마는 시엄니가(울 할머니가) 좋았어?
시어머니가 머가 좋아서 그리 살갑겠어요?
엄마.. 나도 며느리지만..어쩌구 저쩌구..
도대체 장단은 못 맞춰드릴 망정 이렇게 미운말? 만 골라 해대니..

에고.. 이 큰딸은 벌써 우리엄니 눈밖에 나 버렸다.^^

성격이 좀 와일드 하셔서 사람 좋아하시고 인정 많으셔서 이 사람 저 사람 잘 챙기시는 우리 어머니..차로 30 분 거리에 사는 남동생 식구들이 일주일에 한번씩 다녀가도 가끔은 며느리의 살가운 안부전화 도 욕심 내시는 울 어머니..
당신 외며느리..그리 곰살맞진 않아도 그냥 무던한데도
딸 셋에 하나뿐인 아들이라 그러신지 바램 도 많으시다.

젊은 부부가 일주일에 한번쉬는날 아이들 델고 어디 놀러라도 가고 싶고 친정 나들이도 한번씩 하고 싶지..
시댁에만 와야하니 올케도 나름대로 얼마나 스트레스가 쌓이겠는가..

딸들도 친정으로 왔음 좋겠고 아들은 더더구나 와야하고..너무나 아이러니 한 우리 어머니세대의 사고...
어쩔수 없는 며느리와의 영원한? 갈등..

하긴..딸이다 보니..맘 한편으론 올케가 좀더 부모님께 살갑게 대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왜 없을까..

가끔은 엄마를 위로?해 준답시고 같이 화를 내기도 한다.

그래 엄마..엄마가 속상했던 일 모아놨다가 혼?좀 내 주셔요.
지 혼자 애 키우고 살아? 시어머니가 좋으면 좋은줄 알아야지..
엄마처럼 좋은 시어머니가 세상에 어디에 있어??
내가 전화 해서 좀 머라 할까? 지윤이애비 가 더 나빠~
내가 전화해서 둘을 혼꾸멍 내 줄거야~ 씩씩..

글고, 담날 전화해서 거짖 보고?를 드린다.
엄마 내가 전화해서 엄청 야단 쳐 놨어요.

이렇게 더 흥분해서 맞장구?를 쳐 주었으니 울 엄니 속이 좀 풀리셨을까?

나.. 절대로 올케한테 전화 안한다.싫은말은 물론이고 비록 좋은말 일지라도 안하려고 노력한다.
시누가 좋은말 해 봤자.. 입술에 침 살짝바르고 하는 말로밖에 더 들리겠는가.
나도 씨누고 올케인데..그냥 같은 며느리로써 이해하면 되는거지..

모든 어머니들이 다 그렇지만 유난히 자식에 대한 애정이 살가우신 울 어머니..
우리가 이민을 결정 했을때도 도시락 싸 다니시며? 말리셨는데..

자식에게 이기는 부모가 없다고 제 살길 찾아 가겠다는 딸 말리지 못하시고..어느날.. 걱정이 많이 되셨는지..
어느 용한 점장이에게 가서 우리 부부의 이름을 넣어봤다고 한다.

용하다는 그 점장이 동전두개를 상위에 올려놓으니 동전 두개가 도르르 굴러 가더란다.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동전 두개를 다시 놓고.. 또 동전 두개가 굴러가자..
혹시.. 이사람들 외국에 나가 있어요? 하고 묻더라나..
울엄니 시침을 딱 떼시고.. 아니요..그랬더니..
그럼 외국을 나갈 예정 인가요? 하고 묻기에..
울엄니 그렇다고 답하자, 암튼 외국나가면 성공? 하고 잘 살겠다고 하더라나?

막내 손주녀석은 대학까정 책임지고 보내줄테니 제발 이민 가지말라 붙잡으시던 울 어머니..
얼마나 답답 하셨으면 점 을 다 보셨을까...

어쨋그나..아직 성공? 까지는 아니더라도 잘 먹고 잘 살고 있으니..그 점괘가 아주 틀린것만은 아닌거 같고..
울 어머니..올해도 너희는 아주 좋다더라..하시니..
믿져야 본전이니 그냥 믿어볼꺼나? ^^*

비가 오려는지 하늘이 온통 회색빛 먹구름으로 뒤덮혀 있다.

이 우울한 겨울이 지나고 철쭉이 한창 꽂망울을 터뜨릴쯤...울 어머니.. 김장김치며 손주, 손녀들 좋아하는 한국과자며 이 못난딸 몸보신 하라고 흑염소 까정 잡아서 비행기로 바리바리 싸들고 오신단다.

제발 가볍게 가방하나 달랑 들고 오시라해도..바리바리 싸갖고오는 재미로 오신다는 울 어머니..

그러나..오는길은 즐겁지만 끝없는 태평양 돌아가는길이 넘 슬퍼 오시기 싫다는 울 어머니..

오시면...

재미난얘기도 많이 해드리고 좋아하시는 피자도 많이 만들어 드려야지..
속상한얘기 하실때...좀더 살갑게 맞장구도 쳐 드려야겠다.

오늘야그 끝----------------------------------------------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님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셔요.

피 에쓰---

저번글 답글 주신 greenfw님~ amass님 고맙습니다.^^

아이들은 홍길동 같아서 가끔은 너무나 엉뚱한 일들로 엄마,아빠를 놀라게 하죠.
가끔은 우리들도 부처님? 같은 맘으로 조용히 홍길동 하는 일을 지켜 봐야할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