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올해 나이 29살로 두 달 전쯤 8년동안 사귄 남친구와 헤어졌습니다. 21살에 만나서 29까지 20세 청춘 다 바쳐 한 남자만나고 왜 헤어졌냐고요?
저도 제 주위 사람들도 이런 일 생길 줄 꿈에도 생각 못 했습니다.
원인은 시어머니와 그 식구들 그리고 또한 남자친구에게도 책임이 있었습니다.
상견례하기로 날잡은 이틀전인가 갑자기 제 핸드폰 전화번호를 남친구에게 닥달해서 알아내더니 저랑 단 둘이 만나자고 하자더군요.
그런데 나가 보니 이모(시엄마 친 여동생)을 데리고 왔더라구요.
솔직히 기분 나빳습니다. 그전에 만날때도 데리고 나왔거든요.
쪽수로 미는 것도 아니고 번번히.
단둘이 만나자고 해서 남자친구 없이 만나자더니 웬 이모를 또?
나오자고 한 사람이나 그렇다고 따라 나온 이모나 ..
참고로 저의 시어머니되는 분은 이혼하고 혼자서 아들 둘(남친구 장남)키우느라 고생하여 자수성가해서 돈이 많습니다. 주위 친척들(외가)이 그래서 늘 그 주위를 맴돌지요. 외할머니(시어머니의 어머니)도 아직 살아계시고 시어머니 남편에게 받은 상처, 외로움을 친척(딸둘에 아들 하나인데 큰딸입니다.)에게 달래고 그 친척도 돈 많은 시어머니 사업한다고 도와달라.. 이런식으로 상부상조하면서 언제든지 시어머니가 불르면 집합가능하고 모든 의견을 시어머니와 동조하는 기쁨조의 역할을 합니다.
그 날, 시어머니 절 보자 하시는 말,
(저와 남친구는 너무 어려서 만나 오랜기간 만났지만 서로 집안에 공식적인 인사는 없었습니다. 남친구 군대2년가고 저도 2년유학갔다오고
또 동갑이라서 남친구 직장갖은지 인제 1년되거든요. 하지만 군대 면회때 그 집 친척과 시어머니를 몇 번 뵌적있었죠)
"너네가 둘이 오래 만났것은 알지만 결혼과 같이 중대한 문제를 이렇게 결정할 수가 없다. 내가 너를 아직 모르기 때문에..어쩌구"
"사람은 성품이 중요하다. 내가 너의 성품을 잘 모른다."
"너네집은 어떻게 우리 아들 한 번 보고 중대한 결혼을 허락하시니?"
-제가 답하길
"저희집은 제가 성인이니깐 제가 믿는 남자라면 저를 믿고 허락하셨습니다."
시어머니 왈
"애, 참 웃기네, 니네가 어떻게 성인이니? 아휴, 큰일나겠네.
성인이라서 지금 너는 내가 이렇게 간섭한다고 생각하는가 본데..
너네는 성인이 아니다."
옆에 이모 거들면서
"그래, 그 부분은 나도 반기를 들고 싶다."
"너 결혼 생각있으면 왜 지난번 설날에 안 찾아왔니?"
저희 부모님 그 시어머니 왜 그러는지 답답해 일단 상견례장에서
어떤 분인지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시어머니 우리 부모님 두 분 계시는 앞에서
"게가 잘 따지더라구요"
"앞으로 제가 고치겠으니 따님말을 믿지 마세요"
"얼마전에 따님을 따로 만났는데 부티크에 예약해서 옷 사주려다가 성인.. 어쩌구 하는 바람에 정신이 없어서.."
너무 기막힌 말을 너무 쉽게 하셔서.. 그 어머니가 왜 그렇시나 원인 분석해 봤습니다. 그 시어머니 제가 공부 많이해서 (저는 박사과정대학원생입니다, 그리고 남자친구가 죽자사자 ?아다녀서 사귀었죠. 늘 제가 하자는데로 잘 따라 줬죠) 아들은 학사인데 아들무시할까봐 또한 자기도 잡힐거라는 걱정에서 나온 행동 같습니다.
그 시어머니 기본 가정은 제가 아들을 사랑하지 않고 내가 공부하는데 아들을 이용하는 것이랍니다.제가 아들을 사랑한다면 공부도 포기하고 집에 앉아서 남편시중, 자기 시중 다 하고 모든걸 희생하라는 식입니다. 그게 바로 사랑이랍니다.
남자친구의 반응이요?
자기 엄마 남편에게 받은 상처땜에 불쌍하다고 합니다.
내가 그냥 참으랍니다. 자기 엄마 나쁜 사람 아니랍니다.
엄마 반대로 집 나와 결혼해서 둘만 살아도 맘 편하지 않을 것이라고
사실 남친구 직장생활 1년이나 모은 돈 하나 없습니다.
워낙 유복히 자라서 엄마돈이 곧 나의 돈 이런 사고로 엄마가 다
해 줄 것인데.. 그러면서 돈 팡팡 다 쓰고 다녔죠.
집을 나오고 싶어도 돈이 없어 못 나오고 없이 살아 보지 않아서 월급만 가지고 사는 것 자신 없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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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마지막 20대에 제가 겪은 상처입니다.
저희 부모님 그 엄마보고 결정했습니다. 헤어지라고
그 시엄마도 성깔 보통이 아니고 자수성가에 돈있어서 절대 변할 인간도 아니고, 더구나 독립적. 자율적, 민주적으로 산 너가 복잡한 친척관계 속에 그런데서 살 수 있겠냐고. 남자행동도 마마보이에다가 결단력 없고... 고생이 빤하니깐 헤어져라. 사귄 8년에 울지 말고 앞으로 살 50년 생각해라. 그래서 연애는 맘대로 해도 결혼은 집안보고 하는 거다.
그 때는 너무 폭팔해서 남자친구,그 식구들 모두 죽이고 싶을 정도로 답답하고 속터지고, 너무 민감해서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근데 사람은 시간이 흐르면서 기억이 쇠퇴해지더군요.
봄 날에 날씨도 좋고 좋은 시절 그립다가..
나이 먹고 가방끈 길고
갑자기 서러운 내인생...
'속상해' 방에 가 보니 시어머니행동과 말에 상처받고 희생하는 아줌마들 많더군요. 한편으로는 제가 받은 상처도 위안이 되면서..
결혼한뒤 이런일이 생겼으면 저도 그냥 속상해 방에 가서 토로하고 참고 그냥 살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람마다 정도 차이는 있지만 우리나라 구조상 장남은 거의 다 효자고 시어머니란 분도 아들이 우선, 며느리는 식모란 생각이 많고..
어느 여자나 시집살이하게 되는 것이라는 생각에..
제 입장이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어떤 행동이 현명한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