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을 떠도는 말 중에 이런 말들이 있다.
"강물에 빠진 여러 직업의 사람들 가운데 제일 먼저 건져야하는 사람은?
국회의원.
왜?
강물 오염 될까봐..."
온 국민의 정치에 대한 열망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흔히 정치인이라면
더러운 놈들, 정치판이라면 이전투구 등을 연상하며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를 왼다.
그렇다고 초연하냐면 왠 권력욕은 그렇게 많은지
자기 전문 직종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잘 나가는 사람도 정권의 호객행위에는 마음이 흔들린다.
그게 바로 남자들이 느끼는 권력의 매력이란 걸까?
선거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이 즈음에 참으로 묘한 국민 감정을 본다.
정치에 나선 사람들은 "민나 도로보데스네(모두다 도둑놈이다)"하면서도 눈을 떼지 못한다.
정치란 '그렇고 그런 놈'들이 눈에 불켜고 몸싸움 일삼는 깡패집단 쯤으로 치부하며
고고한 척하는 사람들의 말처럼 현실이 진짜 그렇다면 왜 우리 나라 유권자들은 그런 사람을 찍었을까?
하늘에 대고 침뱉기다.
난 적어도 우리 나라 정치인들이 그래도 우리 국민을 대표할 수 있는
조금이라도 잘난 사람임을 아직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 중에서 뽑혀 나왔으니 못났다면 아마 우리의 실체는 그보다 더 못하겠지.
우리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서 뽑은 대표가 아니던가.
그래서 이 선거철에 정치가 더럽다면 그를 뽑는 나부터 돌아보자고 제안하고 싶다.
그 중 먼저 꼽는 한가지. 우리 나라의 '턱' 문화다.
"저 좀 뽑아주세요"하면 자동으로 딸려가는 진담 반 농담 반 "맨 입으로?"
이제는 하도 고무신 선거라 흉을 보니 내놓고 자행되는 일은 아니지만
도처에서 우리의 의식을 엿볼 수 있다.
"우리 아들 이번에 명문대 합격했어요"
"좋은 집으로 이사했어요."
"골프 홀인원했어요."
"우리집 아이 어디에서 상 받았어요"하는 말 끝에 꼭 따라붙는 한 마디!
"에유~~ 한 턱내요~~."
남 잘나가는 게 얄미워 주머니라도 털겠다는 심사가 아니라면 뭔 턱을 그리 바라는가.
그 집 아들 공부 열심히 할 때 연필 한 자루 사줘본 일이 없는 아줌마가,
억척스레 돈 모으며 살림할 때 도움 한번 안 줬던 인사가,
남 놀 때 한발한발 부지런 떨어 좋은 일을 일궈낸 사람에게 칭찬과 격려의 박수면 됐지
말 끝마다 한 턱 내라고 성화니 심지어는 아들 명문대 입학시키고
여기저기 욕 안 먹게 턱 내는데 부모가 합쳐 천만원은 들었다고 쌍코피 흘리며 웃는 사람도 보았다.
별난 세상이다.
턱이라 하면 즐거운 일을 당한 사람이 자기 기분에 겨워 같이 한 사람과 그 기쁨을 나누기 위함이지
옆구리찔러 얻어 먹어야하는 무엇은 아니지 않는가.
그런 턱을 얻어먹어야 할 기분으로 우리는 선거에 나선 후보들을 볶아대지는 않았는가?
거짓말이 아니라 막상 당하게 되면 별별 유권자가 다 나온다.
표 몇 십장 음식점에 모아놓았다고 와서 인사하고 돈 내고 가라는 사람.
넘쳐나는 선거자금 맛이나 보자는 어떤 노인정이나 부녀회.
코 앞에 진상이 최고라고 싫어하는 척 비웃으면서도 챙길 껀 다 챙긴다.
판이 이런 참에 돈봉투를 총알 삼아 한 표를 사냥하는 똥끝이 타는 후보자들에게
어떤 우아함을 기대할 수 있을까.
무조건 눈도장에 손도장에 일일이 선관위에 걸리지 않을 묘수를 동원해 총알 쏘기 바쁘다.
선거에만 나서면, 그리고 나왔으니 이기려면
춘향이가 하루 아침 정조 걷어버리고 길거리 나선 꼴이 안될 수가 없다.
그 짓을 누가 시키느냐하면 우리가 시킨다.
상처 뿐인 영광을 안고 당선이 되면 이미 짓뭉개진 자존심을 가지고
그 후보가 정치판에 나가서 할 일이 무엇인가?
이미 정조잃은 춘향이가 아닌가. 제 밥그릇이나 챙길 밖에.
그러니 깨끗한 정치인은 깨끗한 유권자에 의해 생겨날 수 있다.
누가 선거에 한 번 나간다면 주판알 튕기면서 제 잇속만 챙기지 말고
뜻있는 일 한다는데 한 턱 얻어먹을 궁리만 말고
제대로 진짜 제대로 유권자다운 한 표를 멋지게 행사하자.
나라 위해 힘들게 일한다는데 밥을 사도 내가 사야 옳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