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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믿는다는 건....


BY mugo 2002-06-02

아무리 요즘세상이 각박하다고 해도 아직은 그 누군가를 믿고 살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생각했던 제가 참 바보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누군가를 믿는다는 건..... 정말 무모한 일이었나봐요....

얼마 전에 엄청난 일을 겪었어요.
정말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두번째로 아기를 지웠습니다.
이런 일이 두번 다시는 없을 줄 알았는데.....
결국은 또 생겼네요.

물론 이런 결과를 낳게 된 데에는 저와 남자친구 모두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전 처음 아기와 함께 남자친구와의 모든 일을 정리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남자친구의 말에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믿어보기로 했죠.
하지만....
제 믿음은 허사였어요.
남자친구는 어머니를 안심시켜드린다는 이유로 제가 아기를 갖지 않았다고 말씀드렸답니다.
그리고 제가 어머니와 전화통화를 한다고 하자 어머니가 수술을 하라고 하셨다는 거짓말을 했죠.
그??는 정말 죽고 싶었습니다.
내가 없어지면 모든 일이 다 해결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친한 친구는 이런 말을 하더군요.
"네가 죽는다고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어. 너 없이도 세상을 잘 돌아가."

결국은 지난 토요일에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몸도 마음도 모두 다 힘들었습니다.
남자친구는 제 앞에서 눈물을 보이더군요.
전 그 눈물을 믿었습니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그날 저녁 친구들과 춘천으로 놀러갔다 왔답니다.
남자친구가 차를 운전하고 춘?으로 가던 때 전....
가위에 눌려서 자다 깨고 몸이 아파서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었어요.

전 남자친구 얼굴을 보면서 전처럼 지낼 자신이 없었어요.
그래서 헤어지자고 했는데 남자친구는 안된다며 절 끝까지 지켜준다고 하더군요.
어제 저녁 그런 얘기를 했는데.....
오늘 초등학교 친구를 만났습니다.
저희는 초등학교 동창이거든요.
친구가 장교로 있는데 부대에서 안 좋은 일이 있어서 나왔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그 친구가 말 안듣는 후배에 대해서 얘기를 꺼내더군요.
그 친구가 알아서 해결할 일에 대해 남자친구는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더군요.
답답하기도 하고 해서 더 이상 그 얘기를 꺼내지 않기로 했는데 계속 얘기하더군요.
그래서 네 일이나 잘 하고 남의 일에 신경쓰지 말라고 했죠.
그래도 남자친구는 계속 얘기하고.....
친구는 이상하게 생각하고....
결국은 저더러 가라고 하더군요.
그런 일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이제까지의 일들이 한꺼번에 폭발하더군요.
전 화를 참지 못했어요.
그리고 남자친구에게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준다고 했죠.
다시는 너희 둘을 안 볼 거라면서요.
그리고 남자친구에게서 받은 목걸이와 팔찌를 사정없이 잡아당겨 끊어버리고 탁자에 던져두고 나왔어요.

제가 화를 참지 못하고 경솔하게 행동?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그리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네요.
이제야 남자친구의 속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전 다만 욕구충족의 대상일 뿐이었단걸.....

정말 서글프네요.
저도 남자친구에게 그리 잘해주지는 못했지만....
제 능력이 되는 한에서 모두 다 해주려고 노력했는데......
마음이 아픕니다.
이제 남자친구와는 더이상 전처럼 지낼 수 없겠죠?

남자친구 어머님께 지금까지의 모든 일을 다 말씀드리려고도 했는
데....
전화를 걸었는데 차마 입이 떨어지지가 않아서 결국은 전화를 끊고 말았어요.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다는 사실이 정말 실감나네요/.

앞으로 이 세상을 살 자신이 없네요.
누구를 믿고 살 수 있을지.....
그것보다 더 자신없는건....
예전처럼 남들 앞에서 떳떳하고 당당하게 설 수 있을지도 의문이네요.

저 어떻게 해야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