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아이들의 방학과 동시에 모든 나의 스케쥴은 꽝!되고
그로부터 애들 뒤치닥거리에,설날,제사,봄방학,신학기...
진짜 뭘했는지 정신 없이 허우적데다가 보니
벌써 1년을 절반이나 헐어 쓰고
남은 반토막을 입맛만 쩝- 다시며 보고 있다.
옛날에
어르신들이
"아고- 세월 빠르네!"하시면
정말 이해 할수없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던 시간들이
내게도 있었는데...
"한 10년전에 우리학교 다닐때...."
이렇게 서두를 내다가,,,
"야!니가 무슨 10년 전에 학교를 다녀? 애가 10살인데?"
하는 남편의 쫑크에 허걱!!! 나도 놀란다.
벌써 이 남자와 산날이 10년인가??? 싶어...
난,
하나도 안 변하고,안 늙을줄 알았는데...
이제보니 수박이나 호박이 속에서 부터 골아나오듯
내 나이듦도 속에서부터 나도 모르는 부지불식간에 진행되고
있었던거였다.
가령...
나갈려고 아무리 찾아도 못찾는 열쇠꾸러미 때문에
너무 속상해 혼자 퍼질러 앉아 엉엉 울어버릴때는 그래도
나은편이다.
그 열쇠가 문밖에 지나가던 어떤이 에게 발견되서
내 손에 다시 쥐어질때면
"다시는,,,이런일 없을꺼야" 다짐에 무색하게
몇일후,,,
다시 열쇠가 없으면
이젠 당연히 문밖에 부터 훑어 보는 내 무뎌진 감성....
T.V속옷 광고를 보며 남편이
"와~ 저 속옷사면 저 여자들도 같이 주나?"하며
화면 가득히 몸구석구석 군살 하나 없는
쭉쭉빵빵한 여자들에게 경의로움을 보내며
힐끔- 겻눈질로 훑어보는 내 축처진 *배가
아무리 힘을 줘도 안들어가 보일때...
난,
보기 좋아 보이는 수박을 쩍- 갈랐을때
골아 있었던 아주 짜증스런 기분을 느낀다.
몇일전,,,
도저히 안되겠다싶어,
지난 겨울
애들 간식 뒷처리반으로 장장 5킬로나 더 나가게 된
이몸부터 원상회복하자....
그게 가장 내게 힘을 주는 일이다...
생각하고 몇달을 돈아까워 달막달막거리던 헬스장 등록을 했다.
거기는
집안일이 내 운동의 전부....
라고 알고 지냈던 나의 생각을 확- 갈아 엎어버리는
어마어마한 아줌마 사단들이 있었다.
75킬로나 나갔다던 아줌마가 거의 48이 될까 말까...싶은 몸매로
'와~ 여름이다...난 여름이 제일 좋더라,구석구석 보여줄수 있어서.."
하지를 않나...
아이 셋을 도시락 두개씩 사서 학교보내고,
아침에 녹즙 갈아 남편 먹이고,
헬스장 오며 커피 타서 얼려오고....
감히 내가 맨발 벗고 따라 가도 따라 잡을 수 없을 만큼의
베테랑 아줌마들이 버글버글(?)했다.
운동가서도
몇일째 입 쩍- 벌리고 그 선배 아줌마들의
살아온 이야기나 노하우에 귀운동(?)만하고 감동만 안고 오는데
그건,5킬로그람의 무게 보다 더 큰 감동을 내게 준다.
혹자는 말한다...
아침부터 여자들이 모여 다니며 운동한답시고 팔자 좋게
놀고 앉았다고....
사실 나 역시도 운동 다니는 사람들,,,
지 혼자 조깅이나 하지,,,뭘 돈주고 운동하나...
아침부터 우르르- 몰려 다니는게 싫은
촌뜨기 아짐이었는데,막상 내가
운동하러 나가보니 쳐져가는 아줌마의 뒷모습에
피-융---------!!!!
로켓을 달아준 에너지가 되었다.
그나저나...
마음은 그렇다치고,,,,이 몸은
날은 더워가고 옆구리에 군살이 붙어 입던 옷들은
하나도 안 잠기는데,,,,
이 여름을 어찌 날까나...
아까 어디 뉴질랜드 아짐이 쓴 글 보니 거긴 추워진다던데...
뭉쳐 있는 속살,
가릴수있는 그쪽으로 이사 갈 수도 없고....
"난,이 여름이 싫다!!! 가릴수가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