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일기장을 꺼내보았습니다.
제 첫사랑의 이야기가 적혀있더군요.
너무나 희미해져버린 기억을 더듬어 보았습니다.
지금 읽어보니 그 땐 왜 그리 유치했는지...
웃음이 나기도 하고,
시간이 이렇게 많이 흘렀다는 게 슬퍼지기도 하네요..
손도 한 번 제대로 잡지 못하고 가슴만 태우고,
사랑이라는 감정이 좋으면서도 부담스러웠던...
그래서 사랑한단 말도 해보지 못하고,
편지에 말만 빙빙 돌려 어렵게 쓰곤 했던..
아주아주 서툴었던 사랑이었죠.
너무 서툴어서 순수할 수 있었고,
순수했기 때문에 아름답게 기억할 수 있는 사랑입니다.
기억할 수 있는 사랑이 있다는 것도
축복이란 생각이 드네요..
이미 지나가 버렸고 다시는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며,
결코 현실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축복이 되는 사랑이죠.
귀가가 늦는 남편을 기다리다가
문득 맞닥뜨린 첫사랑을 여기에 옮겨놉니다.
지나간 첫사랑이
지금 제게 가장 소중한 사람인 남편과의 사랑을
가리면 안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