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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시누이가 되는 방법 좀 알려주세여...


BY 못된시누이 2002-06-14

저한테는 천사같은 새언니가 있어요.
오빠와 동갑이구 아직 서른하나밖에 안된
이쁜 새언니죠.
새언니는 26살에 가난한 우리집에, 또 복잡한 우리집에
시집을 왔죠. 평범한 가정에서 귀염을 듬뿍 받고 자라난 막내딸이었던
결혼 전 밥도 못하고, 반찬은 더더욱 꿈도 못꾸는
이쁘고 착하기만한 아가씨였어요.
그당시에는 사정이 있어 동굴같은 단칸방에 엄마, 오빠, 저
이렇게 살았는데, 그런 남보기에도 부끄러운 우리집에 꺼리낌없이
와서는 저희식구에게 너무도 해밝은 웃음과 행복을 주고 가곤했죠.
집에서 해가지고 온 갈비며, 음식들을 가져와서 우리엄마 생일상도 차려주고, 언니차를 타고 같이 동물원도 놀러가구여.

당시 오빠는 많은 방황을 했지만, 언니를 만나구 나서는
신학대학도 가고, 술도 전혀 안먹고, 예전에 착하고 성실한
모습을 찾았어요.
결혼 얘기가 나왔을때, 전 반대를 했어요. 언니가 우리집에
들어와서 고생할 것이 너무 뻔해서요. 집도 복잡한 사정이 있고,
오빠가 직장이 있는것도 아니고요. 제가 보기에는 여린 언니가
너무 안돼보여서...
언니에게 물었죠... 이런 집에 시집 올 만큼 오빠를 사랑하는냐고...
언니 왈
"오빠를 사랑하기도 하지만, 어머니 때문에 결혼을 하고싶어요,
어머니가 너무 훌륭하시고 존경스러워요. 저런 어머니라면 평생
곁에 있고 싶어서요. 결혼하는 이유가 어머니때문인게 더 커여.
아가씨..."

할말을 잃었죠, 전...
그렇게 어렵게 결혼을 했어요. 결혼식장은 교회였고, 결혼식장에도
빛쟁이들이 왔지만 싫은 내색 한번 안했지요. 언니는...
결혼하구 나서 1년을 같이 살았어요. 아빠, 엄마 , 오빠, 새언니,
저 이렇게 첫째애를 날때까지...
애기를 낳구서도 집에서 몸조리를 하고 싶다고 해서 저희 아빠가
가물치를 사다 끓여주시고요, 저의 엄마가 몸에 좋다는 것은
형편것 해주시고요. 저의 엄마, 아빠도 무척 새언니를 이뻐하세요.
1년 같이 살고 나서, 엄마, 아빠가 오히려 불편하시다며 분가시키셨어요. 물론 걱정은 됐지만, 오빠가 작은교회 교육전도사로 일하면서,
차비밖에 안되는 수입이라도 지들끼리 살아보라구요.
당연히 먹구 살기 힘들죠. 30만원 밖에 안되는 수입으로 어떻게
아이를 키우며 살겠어요. 언니는 성악을 전공하구 피아노를 부전공해서 집에서 피아노를 가르치다가 지금은 어린이집보조교사로 일하고
있어요. 그사이 둘째가 생기구요.
근데 전 정말 못된 시누이인게... 첫째가 생겼을때도 돈도 안버는데
아기를 어떻게 낳다며, 이해가 안된다고 했죠. 둘째가 생겼을때에도
애 둘 기를 형편이 되냐? 며 못된 소리를 했죠. 그래도 언니는 겉으론
인상한번 찡그리지 않고 웃기만 했어요.

언니는 평균 2주만에 한번씩 우리집에 와여. 주중에는 시간이
없으니까(언니는 애들 둘데리고 종일토록 유치원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오빠가 대학엘 가니까요.) 주로 일요일 저녁이나 토요일저녁에 와서 가족끼리 식사하고 가죠. 그러면 언니는 오자마자 식사준비하고
밥먹구 설거지하고 한번을 앉지 못하고 가죠. 그래도 전 오빠네가
가고 나면 철없게도 걸레질 좀 하면 안돼? 머가 그렇게 바뻐서 총총히
가기 바뻐? 자구가면 어디가 덧나? 애들은 왜 저렇게 까다롭게 키워... 막 키워야지...
이딴 소리를 하고... 엄마, 아빠는 그런 저를 보고 뭐라 하시고,
저런 착한 며느리 없다면서, 얼마나 힘들겠냐면서...시자붙은 티낸다고 혼내셨죠.

그렇게 못된 저였는데.... 어느날부터 언니가 너무 가슴이 아프네요.
삐쩍바른 몸이며... 웃고는 있지만 않좋아 보이는 얼굴빛...
마시지도 않던 커피를 언니가 마시길래 언니말대로 아기낳고 입맛이
바뀌어서 마시는 줄 알았어요.
근데 엄마 그러시더군여. 일은 해야 하는데 힘들고 졸리니까 마시는
거라고... 그것도 모르냐고...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명절때 싱크대에 붙어서 일만하는 언니에게 제가 저 뭐할까요?
하면 "아가씨 다했어요. 할 것 없어요.들어가서 티비나 봐요"
하면서 떠미는것이 정말 제가 걸리적거리구 혼자하는 게 편해서
그런줄 알았어요.
가끔 밥다먹고 식구들은 티비보면서 놀구있는데, 언니는 혼자서
싱크대에만 있으면 열받지 않아요? 나같은면 남편 때려주고 싶을텐데... 이런 속 긁는 소리도 하고여.

참나... 전 왜그렇게 살았을까요?
그런 소리 할 시간있음 옆에서 식탁이라도 치울 것을...
전 새언니를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고맙게 생각하고,
사랑해요. 여기 결혼하신 분들이 쓰신 글 보니까 제가 얼마나
미웠을지 새언니에게 너무 미안해요.
아직 머리나쁜 제게는 언니가 하기전에 설거지 하는 일밖에는
제가 언니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 생각나지 않네요.
어떻게 하면 새언니가 조금이라도 행복하고, 덜 힘들게
삶이 느껴지도록 해줄수 있을까요?

지금이라도 언니에게 잘 하면, 제가 했던 나쁜 소리들, 짓거리들
언니가 마음속으로 다 잊을 수 있을까요?
조카들한테도 엄하게 굴었는데... 그것도 상처가 됐을것 같아요.
정말 여기 와서 글 읽고 많은 것을 느껴요.
시누이 가지신 언니들...
저에게 착한지는 않아도 힘들게 하지 않는 좋은 시누이가
될 수 있는 작은 방법 좀 알려주세요...
아주 사소한 것이라두요... 네?

참, 그리고여. 마음 아프게 하는 시누이가 있다면, 아직 철이
없어서 저러려니... 하고 넓고 이쁜마음으로 이해해 주세요.
그분들도 저처럼 어느날 갑자기 깨달을지도 몰라요. 아님
나이들어서도 그러면 시집가서 똑같은 시누만나서 고생이나
하든지... 하고 맘속에 넣어두시지 마시구요. 정말 철없어서
그러는 것이니까요.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