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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11번 님께


BY 울냄푠도 2002-06-22

우리 나라 남편들 중에 가정적인 남편이 얼마나 될까요...
우리 남편도 집에 들어오면 손가락 하나 까딱 안하려는 사람이예요..
주말에 시간 나면 겨우 가자는 데가 시댁이구요..^^
세상의 눈으로 보면 참 멋없는 남편이지요..
근데 무슨 재미로 사냐구요?

글쎄요...
저는 남편에게서 재미를 찾고 있진 않아요.
전 종교단체를 통해서 봉사활동도 하고, 모임도 갖고 있지요..
"재미"있는 삶을 따진다면
남편보다는 그런 모임에서 더 재미를 느끼지요.
그런 활동과 모임을 통해 밝아지는 제모습을 남편은 다르게 보아주더군요.
활동을 하다보면 여러가지 서류상으로 정리해야 하는 부분도 생기는데, 이를 테면 보고서나 기획서 같은 거 말이예요..
그런거 할 때 남편에게 물어보면 은근히 잘난 척 하면서 가르쳐주더군요.
그럴 때 한 마디 하죠.
"어머, 자기는 이런 일을 어쩜 이렇게 잘해? 울냄푠 대단하다.."
남자들은 이런 입에 발린 하찮은 칭찬에도 으쓱해한다는 거 아시죠?

제가 그동안의 결혼 생활을 통해서 얻게된 나름대로의 생각은,
부부라고 해도 하나의 세계를 공유할 수는 없다는 거예요.
내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들을 남편이 똑같이 느끼지 못하구요,
저 또한 남편의 생각과 감정들을 똑같이 공유할 수 없구요...

결국, 다른 두세계가 만나서 적당히 교집합을 이룰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게 가장 좋은 거 같아요.

님의 세계를 꾸미세요..
그 세계를 즐기세요.
그러면 남편도 님의 세계에 호기심을 갖고 기웃거리게 될거예요.
님의 세계속에서 하는 일에 슬쩍 남편의 도움을 청해보세요.
예를 들면 서류작성이라든가, 자문을 구한다던가..
아주 간단한 일을 도와 달라고 하고 거기에 대해 칭찬하세요.
아주 많이 칭찬해주세요.
우리 아이들 기살려주듯이요..^^

재미는 없지만 소중한 사람 아닌가요?
남편말이예요..

남편에게 나는 재미있는 아내인지도 한 번 돌아보시기 바래요.
요즘 남자들 밖에 나가 받는 스트레스도 엄청나거든요.